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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 피조물의 고통에 귀 기울이는 사순절이 되길”
2월17일~4월4일 사순절 기간, 천주교와 개신교 ‘회개’ 기도 통해 ‘변화’ 추구
기사입력: 2021/02/23 [20:33]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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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44일 사순절 기간, 천주교와 개신교 회개기도 통해 변화추구     

 

사순절(四旬節, Lent)이란 부활절 전까지 여섯 번의 주일을 제외한 40일 동안의 기간을 말한다. 40일 동안 금식과 특별기도, 경건의 훈련기간으로 삼는다. 성경에서 '40'이라는 숫자와 관련된 사건이 많이 등장하는데, 노아홍수때 밤낮 40일간 비가 내렸고(7:4),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이 40년동안 거친 광야에서 생활했으며(14:33), 예수께서 광야에서 40일간 금식 후 마귀의 시험을 받기도 하셨다(4:1). 여기서 보듯, '40'이란 고난과 시련과 인내를 상징하는 숫자임을 알 수 있다.

 

사순절 기간에 성도는 주님의 십자가를 생각하며, 회개와 기도, 절제와 금식, 깊은 명상과 경건의 생활을 통해 수난의 길을 걸어가신 주님을 기억하며 그 은혜에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

 

로마가톨릭이나 영국 국교회(성공회)에서는 '사순절''대제절'이라고도 한다. 3세기 초까지는 절기의 기간을 정하지 않고 이틀이나 사흘 정도 지켰고, 325년 니케아공의회 때부터 40일간의 기간이 정해졌다. 그러나 사순절의 기간은 동방교회와 서방교회가 서로 달리했다. 동방교회는 600년경부터 7주간으로 했고(토요일과 주일을 제외하고 부활주일만 포함하여 36일을 지킴), 서방교회는 6주간(주일을 제외하고 36일을 지킴)으로 했다. 예루살렘교회만 4세기 때처럼 40일을 지켰는데 그중 5일만 금식했다. 그러던 것이 교황그레고리 때부터 40일을 지키게 되어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부터 사순절이 시작되었다.

 

초기 기독교에서는 이 사순절 기간에 '사순절 식사'(LentFare)라고 하는 고기를 제외한 채소 중심의 단순한 음식을 먹었다. 하루에 한끼 저녁만 먹되 채소와 생선과 달걀만 허용됐다.

 

9세기에 들어와 이 제도가 약간 완화되었고, 13세기부터는 간단한 식사를 허용했다. 밀라노에서는 36일간 금식을 하였고, 9세기에서 14세기에 이르는 동안 교구 성직자는 칠순절부터 금식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선 금식은 완화되었고, 교회에 따라 구제와 경건의 훈련으로 대치하여 지키고 있다. 

 

사순절이라는 말은 사실 성경에 없다. 사순절을 뜻하는 영어 단어 'Lent''봄날'이라는 뜻의 영어 고어인 '렌크텐(lencten)'에서 나왔다. 초기 그리스도교인들은 그 기간을 테사라코스테(Tessarakoste)라는 그리스어, 혹은 쿠아드라게시마(Quadragesima)라는 라틴어로 불렀는데, 둘 다 '40번째'라는 뜻이다. 

 

2021년 사순절을 맞아 한국의 천주교와 개신교는 이웃과 피조물의 고통에 귀 기울이는 사순절을 보내자는 메시지가 나왔다. 해고노동자와 함께하는 금식기도회와 매일 한번 한마음으로 기도하자는 운동도 시작됐다.

 

천주교는 사순시기를 지내는 진정한 목적은 다름 아닌 회개’”라며 회개를 통해 사회 전체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될 수 있어야 한다고 설파했고 개신교는 우리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모든 생명의 탄식과 신음을 듣지 못한다면,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또 다른 어둠의 연속일 뿐이라며 주님의 십자가는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나라는 초대이며, 한마디로 제정신을 차리라는 종말론적 간청이라고 강조했다. 

 

염수정 추기경 "사순절, 회개 통해 사회의 변화 이끌어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216사순시기를 지내는 진정한 목적은 다름 아닌 회개’”라며 가톨릭 신자들에게 회개를 통해 사회 전체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염 추기경은 17일부터 시작되는 사순절(四旬節)을 앞두고 이같은 메시지를 발표했다. 사순절은 부활절 전() 40일 동안 모든 가톨릭 신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참회와 회개, 단식 등을 행하는 기간이다. 올해 사순절은 217일부터 44일까지다.

 

염 추기경은 지난해 사순 시기에 우리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과 함께 하는 미사의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코로나19로 인해 빈익빈 부익부의 형태는 더 뚜렷해질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의 도움과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염수정 추기경 /사진=서울대교구  

 

염 추기경은 우리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시작이 있으면 끝이 분명히 있다는 생각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사순 시기를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겠다고 당부했다.

 

염수정 추기경의 2021년 사순절 메시지 전문

 

하느님의 뜻에 맞는 슬픔은 회개를 자아내어 구원에 이르게 하므로 후회할 일이 없습니다’(2코린 7,10)

 

사랑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구원의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와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사순절은 파스카 축제를 준비하는 은총의 시간을 말합니다. 사순시기를 지내는 진정한 목적은 다름 아닌 회개입니다. 회개란 단순히 죄를 뉘우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하느님께 나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사순 시기에 신자들에게 기도와 자선, 금식을 강조합니다. 사순절이 되면 신자들은 이미 받은 세례를 다시 생각하고 참회 행위를 통해서 주님의 부활을 준비합니다.

 

지난해 사순 시기에 우리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과 함께 하는 미사의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코로나19라는 갑작스러운 상황이 우리 모두의 삶을 혼돈으로 내몰았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그 끝을 알 수 없는 불안하고 힘든 나날을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시작이 있으면 끝이 분명히 있다는 생각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시 사순절을 시작하면서 회개의 시간인 이 사순 시기를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신앙의 여정은 고통을 동반하지만 그 고통 역시 무의미하지 않고 때로는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역사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인생 여정에서 하느님의 자비를 경험하게 됩니다. 자비는 죄인에게 다가가시는 하느님의 활동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죄인에게 참회하고 회개하여 믿도록 많은 기회를 주십니다.”(자비의얼굴21) 하느님께서는 죄를 통해서도 당신과 우리의 관계를 회복시켜 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잘못에 빠져 당신에게서 떨어져 나와 헤매고 있는 길 잃은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계속 찾으시고 다가오십니다.

 

이런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는 인간의 마음을 변화시키고 우리가 다시 하느님께로 갈 수 있도록 기회를 줍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는 인간을 회개시켜 우리도 주님을 따라 이웃을 사랑하고 헌신하도록 힘을 불어 넣어줍니다. 회개란 바로 죄인인 우리가 주님을 향해 다시금 용기를 내어 다가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회개의 표징은 일상의 구체적 활동으로 신앙을 증거하는 데서 드러나게 됩니다. 우리 형제들 특히 가난하고 소외받은 이들을 먼저 사랑하도록 주님은 우리를 부르십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빈익빈 부익부의 형태는 더 뚜렷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의 도움과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질 것입니다.

 

이 은총의 사순 시기에 하느님께서는 더욱더 당신의 말씀을 경청하고 자비의 활동을 실천하여 우리가 회개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십니다. 우리 자신들이 먼저 앞장서서 이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자신의 회개로 사회 전체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은총을 주시는 하느님 자비의 위대함을 접하시고는 당신의 비천함을 가장 먼저 깨달으시고(루카 1,48 참조) 당신 자신을 주님의 겸손한 종이라고 하신(루카 1,38 참조) 우리 신앙의 어머니, 동정 마리아의 전구를 통하여 이를 간청합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  

 

개신교, NCCK 회장과 총무 공동명의 메시지묵상집 일일기도 함께 드리는 운동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사순절의 시작인 217일 회장인 이경호 대한성공회 의장주교와 총무인 이홍정 목사 공동명의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NCCK그리스도인들이 주님의 십자가 앞에서 성령의 조명 아래 자기 내면 깊은 곳에 감춰진 어둠과 고통과 부조리를 발견하고 이를 회개하면서 침묵과 죽음, 돌이킴과 부활을 떠올리는 시간이 사순절이라고 밝혔다.

 

NCCK우리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모든 생명의 탄식과 신음을 듣지 못한다면,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또다른 어둠의 연속일 뿐이라며 주님의 십자가는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나라는 초대이며, 한마디로 제정신을 차리라는 종말론적 간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순절 기간, 주님의 길을 따라가며 이웃과 피조물의 고통과 신음에 귀 기울이시길 바란다면서 나의 탐욕이 만들어낸 소음에 묻혀버린 채 사랑을 갈망하는 이웃의 탄식 소리, 인간의 이기적 편리함을 위해 희생된 채 정의를 갈구하는 물 바람 하늘 땅의 신음을 듣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NCCK는 사순절을 맞아 회장과 총무 공동명의의 메시지를 2월17일 발표했다. 사진은 회장 이경호 대한성공회 의장주교(왼쪽)와 총무 이홍정 목사.  

 

NCCK2015년부터 한국기독교 부활절맞이란 이름으로, 사순절 시작부터 부활절까지 한국교회의 선교 과제를 찾아 발굴하는 순례를 하고 있다. 올해는 예수께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셨다는 제목의 묵상집을 토대로 정오나 오후 10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묵상집의 일일 기도를 함께 드리는 운동도 시작했다 

 

NCCK 관계자는 다양한 삶의 형태를 고려해 시간을 선택하도록 했다면서 짧은 기도이지만, 같은 시간에 같은 기도를 드리면서 그리스도인으로서 동질성을 느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NCCK3월 마지막 주인 고난주간에는 세월호 유가족 등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들과 함께하는 기도회를 열 계획이다. 부활절 새벽예배는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 형식으로 준비 중이다.

 

NCCK 정의평화위원회는 222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 아시아나KO 농성장을 찾아 닷새 일정의 사순절 금식기도회를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청소 업무를 맡았던 아시아나KO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정부의 고용유지금 지원 신청 등의 절차를 생략한 채 무기한 무급휴직 결정을 내려 소속 노동자들이 농성 중이다. 소속 노동자들은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음에도 복직하지 못하고 290일 넘게 거리에서 지내고 있다. 정의평화위는 코로나19를 핑계로 부당하게 해고된 노동자들이 복직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잘못된 관행이 반복되질 않길 바라며 금식기도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개신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중보기도문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 주님 앞에 나오기에 너무나 부족하지만 부족한 모습 그대로 나왔습니다 

 

이 시간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주님께 기도를 드리며, 주님을 찬양하며, 주님의 말씀을 들을 때에 주님 홀로 영광 받으시는 시간이 되기를 원합니다.마음과 뜻을 다하여 사순절을 보내는 우리들에게는 은혜 충만한 시간이 되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사순절 공생애를 시작하시며 40일 금식하신 예수님을 기억하는 사순절을 허락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순절 기간 동안 조금 불편하고 부족하게 살기를 원합니다. 조금 불편함과 부족함을 느낄 때에 많이 불편하고, 부족한 지체들이 기억하게 하여 주옵소서.

 

조금 아플 때에 고통에 힘겨워하는 이웃을 돌볼 수 있는 마음을 주옵소서.

 

조금 배고플 때에 굶주림으로 쓰러져가는 기아들과 이웃들에게 손길을 뻗을 수 있게 하옵소서.

 

이번 사순절 경건함으로 더욱 자숙하고 겸손함으로 뜻깊은 절기로 지킬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주님. 하나님의 크신 사랑으로 우리를 구원해 주시고 자녀 삼으시며, 여기까지 인도하여 베푸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세상 풍조를 따라 살며 여전히 내 생각과 감정, 주장을 앞세우고 육체의 정욕을 따라 살고 있는 것을 회개합니다. 옛사람을 벗어버려 십자가에 내어드리기를 원하며 헛된 것을 주인 삼고 우상을 세웠던 내 안의 보좌를 그리스도께 내어드립니다. 주의 보혈로 덮으시고 사하여 주옵소서.

 

주님. 이 시간 성령님 임하여 주옵소서. 오셔서 저를 일깨워 주시고 치유하시며 회복시켜 주옵소서. 모든 매인 것과 눌린 것에서 자유롭게 하여 주옵소서.

 

주님. 이 시간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았음을 믿으며 죄와 허물로 죽었던 나를 예수 그리스도께서 구원하시고 살리셨음을 믿음으로 고백합니다.

 

주님.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고 이제는 내가 사는 것 이 아니요 내 안에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을 믿으며,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음을 믿음으로 고백합니다.

 

주님. 사순절 기간 동안 주님과 동행하는 가운데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는 주님의 명령을 실천하겠다는 결단의 시간이 되게 하옵소서.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해 죽으셨다는 사도 바울의 증언을 되돌아보면서, 오늘의 우리들이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의 죽음에 동참하는 길은 우리 이웃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저희 모두가 다짐하게 하옵소서.

 

이웃을 위한 삶의 길은 고난의 길이며 자기 희생의 길이며 악을 선으로 갚는 일이요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우리 몸에 채우는 일이란 점을 깨닫게 하셔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회와 고난받는 이웃의 선한 친구가 되고자 하는 일에 교계가 헌신하게 하옵소서.이같은 교회와 이웃에 대한 헌신을 통해 주님의 나라를 확장시켜 나갈 수 있게 하시고 저희 모두가 이 일에 귀히 쓰임 받게 하옵소서.

 

특별히 이 기간 동안 우리 교회 온 성도가 서로를 위한 중보 기도를 멈추지 않게 하옵소서.예수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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