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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岩 칼럼
韓中문화교류의 해에 더 거세진 중국 ‘한한령(限韓令)’
2022년 한·중 수교 30주년 맞아 다양한 교류사업 약속 불구…中 ‘무질서한 팬덤’ 사회악 규정
기사입력: 2021/09/12 [23:02]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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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사회악으로 규정한 무질서한 팬덤의 원흉을 한국 연예인으로 보고 K팝에 대한 영향력 줄이기에 나섰다. 한중(韓中) 양국은 2021년과 2022년을 ·중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했지만 중국은 한한령(限韓令: 한류제한령)’ 해제는 고사하고 한국 문화를 차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訪韓)이 국내 반중(反中)’ 정서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97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연예인 팬클럽문화는 한국 아이돌을 좋아하는 중국 팬클럽 문화가 발전한 것으로, 연예계 정화 캠페인에서 중국 아이돌 팬클럽의 기원인 한국 연예인들이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전했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분배를 강화하는 공동 부유를 내세우고 있다. 시 주석의 ()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을 통한 사상 통제를 강조하며 대중문화계에서도 홍색 정풍운동에 나섰다. 미성년자가 연예인을 응원하기 위해 돈을 쓰는 것과 팬들의 유료 투표, 연예인 인기차트 발표 등을 금지하는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방안이 지난 8월 말 발표됐다.

 

중국은 한국 연예인들을 중국의 무질서한 팬덤을 일으킨 원인으로 지적하며 한국 연예산업에 타격을 줘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신문은 누가 오빠(oppa)’를 위해 더 많이 모았느냐를 두고 경쟁한다BTS 중국인 팬과의 인터뷰를 소개한 뒤 한국 기획사들은 더 많은 앨범, 아이돌 테마 기념품, 아이돌 후원 상품을 팔기 위해 중국 팬 그룹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꺼내 든 것이 팬클럽 계정 정지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의 중국 팬들이 거금을 모아 지민의 사진으로 뒤덮은 항공기를 띄우자 지난 5일부터 계정을 60일간 정지했다. 이어 BTSRM·제이홉·진과 블랙핑크의 리사·로제, 아이유, 엑소(EXO), 태연 등 한국 연예인 팬 계정 21개가 추가로 30일간 정지됐다.

 

항의했다 활동 접을라속앓이만 하는 한국 기획사들

더 거세진 의 한한령한국 연예인 원인 지목 K팝 규제

 

중국 최대 음악플랫폼 텐센트 QQ뮤직은 디지털 앨범이나 싱글을 계정당 1장씩만 살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이에 대해 한국 연예기획사들은 직접적 대응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중국 현지 팬들이 만들어 운영 중인 팬클럽 계정 정지를 중국 정부에 정식으로 항의하면 중국 내 활동이 전부 막힐 것이라며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한국과 중국은 2022년 양국 수교 30주년을 맞아 올해와 내년을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하고 다양한 문화교류 사업을 벌일 것을 약속했다. 왕 부장은 지난 8월 열린 ·중 관계 미래발전위원회출범식 첫 전체회의 축사에서 ·한 우호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과 민심에 부응하므로 양국의 근본 이익에 부합한다올해와 내년은 ·한 문화교류의 해로 양국 정부와 국민에게 만족할 만한 해답을 제공할 것을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왕 부장이 말한 만족할 만한 해답이 자국 내 한국 문화 죽이기에 있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2016년 사드(THH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일방적 보복조치 한한령이 전혀 완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억지논리로 한국 연예인 팬클럽 활동마저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BTS RM·제이홉, 아이유, 태연디지털음원·싱글 구매 제한영화·방송서 퇴출된 지 오래  

 

한국 영화 개봉이나 연예인의 방송, 영화 출연은 사라진 지 오래다. 2017년 중국 영화관에서 개봉할 계획이었던 엑소의 세훈이 출연한 캣맨은 사드 사태로 상영이 미뤄졌다가 지난 3월 상영될 예정이었으나 개봉일을 앞두고 영화 예매앱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중국 자본이 투입된 엄연한 중국 영화이지만 한국 배우 주연이라는 이유로 개봉을 못한 것이다. 결국 영화관 개봉을 포기하고 지난 5월 중국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아이치이 등에 공개됐지만 개봉 후 몇 시간 만에 중단됐다. ‘아이치이의 한국드라마 코너를 보면 5년 전에 나온 태양의 후예’(2016)가 최신작이다

 

게임업체들은 판호(중국 내 게임서비스 허가)가 나오지 않아 엄청난 매출 손해를 봤다. 국내 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텐센트 등 중국 내 대형 게임 퍼블리셔(유통사)에 판권을 넘겨 겨우 서비스를 하는 실정이다. 최근에서야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과 컴투스의 서머너즈워3년여 만에 겨우 판호를 받았지만 여전히 한국 게임에만 유독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K팝 팬계정 정지주한 중국 대사관 인터넷 정화운동, 한국 겨냥 아냐

국내 비판 의식한 듯 입장문 공개15韓中외교장관 회담서 논의 주목 

 

주한 중국대사관이 최근 중국 정부의 인터넷 정화운동이라는 이름의 연예계 단속 움직임이 한류(韓流) 등 한국을 겨냥한 조처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중국대사관 측은 98일 공개한 입장에서 최근 중국 정부는 연예계 및 팬덤의 혼란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칭랑(淸朗:중국의 인터넷 정화운동)’ 특별 행동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한국 연예인을 포함한 일부 연예인의 팬클럽 계정이 폐쇄됐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언론은 중국의 조처가 한국을 겨냥한 측면이 있다고 여긴다며 중국 정부의 관련 행동은 공공질서와 양속(良俗)에 어긋나거나 법률과 법칙을 위반하는 언행만을 겨냥하는 것이지 다른 나라와의 정상적인 교류에 지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SNS 웨이보는 아이유, ‘블랙핑크의 로제와 리사 등 다수의 한국 연예인 팬클럽 계정에 대해 30일간 정지 조처했다.이와 관련해 중국대사관은 중국 연예계 스타들의 도덕상실 사건들이 빈발하는 한편 중국의 인터넷 공간에서의 팬덤문제가 갈수록 불거지고 있다며 중국 관련 부처가 연예인 데이터 조작과 팬덤 소비 유도를 단속하는 금()령과 징계 조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2021 칭랑 특별 행동을 전개함으로써 연예계와 팬덤의 비정상적인 문화 현상을 바로잡고자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대사관이 꼽은 팬덤 문제로는 팬클럽들 사이의 욕설과 비방, 악의적 마케팅과 미성년자를 포함한 팬들을 상대로 자금을 모아 응원을 유도·강요하는 사례 등이다.

 

중국대사관은 올해는 중한 문화 교류의 해가 시작되는 해이고 내년은 중한 수교 30돌이다. 중한 우호 협력을 한층 더 발전시키는 것은 시대의 추세와 민심에 맞고 중한 양국의 근본 이익에 부합한다. 우리는 한국 쪽과 문화교류를 계속 강화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문화 교류 및 협력을 권장하며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 교류가 신시대에 중한 관계를 활기차게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양국 관계 및 민심 상통을 촉진하는 데에 힘을 보태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한국 문화 규제가 심화하는 분위기에서 914일 왕 부장의 방한이 양국관계 진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중국 내에서 한한령 완화 등 우호 제스처를 취하기는커녕 되레 한국 문화 차단에 나서고 있는 마당에 중국이 필요할 때만 한국을 찾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자국 잇속만 챙기려는 행위로만 비칠 공산이 크다.

 

202011월 이후 9개월 만에 한국을 찾는 왕 부장은 정의용 외교장관과의 만남에서 한·중 관계 강화 방안과 국제 정세를 논의함은 물론 문화 부문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정화운동이) 한국뿐 아니라 중국 자체 문화산업과 연관된다면 양자 차원에서 우리가 어느 정도까지 관심을 갖고 보고 논의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상황에서도 한·중 간 건전한 문화 교류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되고 회복, 발전하는 추세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은 한·중 양국 정부가 공감하고 중국대사관 발표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왕 부장은 방한을 통해 한·미동맹 네트워크 재작동 견제와 2022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우리 외교당국이 중국의 협조 요청을 일부 수용하면서 한한령 문제를 거론하는 과정을 거칠 수도 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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