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환경이 제공되지 않는 한 여성은 대학에 오거나 일할 수 없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카불대학교에서 여학생의 등교가 금지됐다.

모하마드 아슈라프 가이라트 카불대 신임 총장은 27일(현지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카불대에서 여성이 가르치거나 공부하는 것이 금지됐다고 밝혔다. 그는 “진정한 이슬람 환경이 모두에게 제공되지 않는 한 여성은 대학에 오거나 일할 수 없다”며 “이슬람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외신 등에서는 탈레반이 결국 여성의 교육을 금지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뉴욕타임즈는 “탈레반이 여성에 대한 제한을 강화했다. 카불대학교에서는 여성이 강의를 듣거나 하는 것이 무기한 금지된다”고 보도했다.

▲ 1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전 여성부 청사 앞에서 탈레반 대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여성 권리 증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탈레반 과도정부는 최근 여성부를 폐쇄하고 이른바 '기도·훈도 및 권선징악부'(Prayer and Guidance and the Promotion of Virtue and Prevention of Vice)를 신설했다. AFP=연합뉴스

이에 가이라트는 재차 자신의 SNS를 통해 “여성이 대학에 다니거나 직장에 가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슬람 환경이 만들어질 때까지 여성이 집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곧 안전한 이슬람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가이라트의 해명에도 비판은 지속되고 있다. 트위터 등에서는 “이슬람 환경이 만들어지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느냐” “결국 같은 말 아니냐” 등의 지적이 일었다.

탈레반은 앞서 대학에서 남녀가 구분 지어 수업을 듣게 하도록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카불시의 여성 공무원들에게는 출근 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20년 만에 정권을 다시 잡은 탈레반은 '정상국가'를 자처하면서 과거와 다른 정치를 펼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여성 인권을 탄압하는 조처를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