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6일(현지시간) 바티칸시국 바오로 6세 홀에서 수요 일반알현을 마친 뒤 한 신자의 아기를 축복하고 있다. 바티칸=AP 연합뉴스

”나의 수치이자 우리 모두의 수치”...재발방지 약속

프랑스 가톨릭교회에서 성직자들이 지난 70년간 아동 성학대를 자행했다는 조사 보고서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교황은 6일(현지시간) 바티칸시국 바오로 6세 홀에서 진행한 수요 일반알현에서 “트라우마를 겪은 피해자들에게 내 슬픔과 고통을 표하고 싶다. 그렇게 오랫동안 이 문제를 방치한 교회의 무능력함은 나의 수치이자 우리 모두의 수치”라고 말했다.

교황은 “유사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주교를 비롯한 고위 성직자들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며 재발 방지를 당부했다. 또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프랑스 교계에는 “지금까지 발생한 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교회가 모두를 위한 안전한 집이 되도록 해 달라”고 특별히 강조했다.

앞서 프랑스 가톨릭교회의 성학대 문제를 조사해 온 독립조사위원회는 전날 진상 보고서를 공개했다. 1950년부터 70년간 프랑스 교계에서 성학대를 당한 미성년자가 21만6,000명에 달하며 가해자 3분의 2는 성직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평신도가 저지른 가해를 포함하면 피해 아동은 33만 명으로 늘어난다.

보고서는 그동안 교회가 성학대 문제에 무관심과 침묵으로 일관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가해자가 기소돼 법적 처벌을 받기는커녕 내부 징계조차 받지 않은 사례가 수두룩했다. 조사위를 이끈 장 마르크 소베 위원장은 “가톨릭교회는 2000년대 초반까지 이 문제에 무관심했다”며 “침묵으로 은폐된 대규모 현상”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