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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수의 일상에서 찾는 삶의 구원과 행복●노년

박길수 | 기사입력 2022/01/19 [09:03]
노년은 내리막길 아닌 편한 삶

박길수의 일상에서 찾는 삶의 구원과 행복●노년

노년은 내리막길 아닌 편한 삶

박길수 | 입력 : 2022/01/19 [09:03]

노년은 내리막길 아닌 편한 삶

 

나이 먹을수록 죽을 날만 기다리면서 지내는 노년은 아마 스트레스만 쌓일 것이다. 노년에는 독서와 운동 시간을 많이 확보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하는 노인 작가 지망생을 알고 있는데, 그는 노년이야말로 하루도 빠짐없이 독서와 운동을 해야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말하고 있었다. 또 노년에는 전념할 수 있는 취미나 오락이 있으면 좋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지금 하고 있는 바로 그 일"을 전념하면서 즐기면, 실제로 전념을 실천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노년에 무식하면서 자존심만 세우면 위험하다. 잘못하다가 노년에 중국의 모택동 같이 악마처럼 살다가 죽게 된다. 무지한 꼰대 독재자는 사천오백 만명의 죄없는 인민을 "대약진 운동"이라는 무지로 굶주려 죽게했고, 삼천만 명의 순박한 인민을 "문화혁명"이라는 이념 투쟁으로 죽게 했다. 세상에 멍청하면 자신이 무슨 짓 하는지도 모를 뿐더러, 약도 없다. 불쌍한 국민들만 자기들이 무슨 사기를 당하는지도 모른 채 죽어간다.

 

요즘은 그동안 못읽었던 책을 손에 넣게 되면 흥분되면서 피로까지 싹 가신다. 두세 번 읽거나, 필요한 부분만 읽어보거나 할 수도 있으니 참 노년이 "내 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노년에 글을 쓰면 정말 재미있다. 쓰고싶은 이야깃거리가 생기면, 시간가는 줄도 모르는데. 우리 친구들은 아직 이 기막힌 맛을 잘 모르는 모양이다. 아니, 아예 관심도 없는 듯싶다. 내 친구들이 만약 글쓰는 재미를 알게되면, "중이 고기맛 알아버리는" 사건들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냥 조용히 있는 게 낫겠다.

 

노년에 글을 쓰면 살맛이 난다. 괜히 인사말로 친구들에게 "만날 시간이 있으면, 언제 한 번 만나자"라고 말해도, 미안하지만 실은 그 누구라도 만날 틈 없이 정말 바쁘다. 글을 쓸 때는, 바둑이나 장기두는 일보다 더 흥분되며 신나고,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아찔하다. 좌우간 글을 쓰면서 보내는 노년은 내리막길을 걷는 일이라, 편하기는 참 편한 삶인 듯싶다. 철학자 칸트가 말한 노년의 세 가지 행복 조건으로, 첫째는 할 일이 있고, 둘째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셋째는 희망이 있어야 한다는데, 바로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희망의 시간을 노년에 확보할 수 있다면, 노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필자 박길수는 이 시대를 성실하게 살아온 평범한 인물이다. 43년 결혼생활 중 6년여 전 느닷없는 아내의 뇌출혈로 불행이 시작되는 듯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의식없는 아내를 편안한 집에서 보살피기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을 땄다. 치료비와 생활비, 그리고 자신의 건강관리를 위해 장애인 도우미 자격증도 따서 출퇴근한다. 항상 아내 곁을 지키는 아버지를 위해 딸과 사위, 그리고 누구보다 예쁜 손녀가 합류했다. 그는 불행한 생활일 듯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고 구원도 받는다. 그리고 개인 블로그 박길수의 일기’(https://m.blog.naver.com/gsp0513)에서 그러한 일상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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