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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태 칼럼●무속인도 청와대에서 함께 국사 논하는 현실 인정해야

장정태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2/02/12 [12:55]
“무속인 조직은 미약하지만 폄훼 안돼...모든 종교와 습합한 민족종교”

장정태 칼럼●무속인도 청와대에서 함께 국사 논하는 현실 인정해야

“무속인 조직은 미약하지만 폄훼 안돼...모든 종교와 습합한 민족종교”

장정태 논설위원 | 입력 : 2022/02/12 [12:55]

무속인 조직은 미약하지만 폄훼 안돼...모든 종교와 습합한 민족종교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들 싸움에 무속인들이 발끈했다. 자신들과 무관한 법사라는 사람이 무속인으로 분류되면서 피해를 보았다는 것이다.

 

동일 업종 종사자의 이탈된 행위가 발생하면 같은 업에 종사하는 모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판이다. 발끈한 무속인과 그들을 돕고 사는 사람들이 설 이후 200만이 여의도에서 집회 의사를 보였다.

이들의 집회소식은 일파만파로 퍼졌다. 그러나 설이 지났지만 집회와 관련 특이 동향은 없다. 다만 ‘200만에서 30, 그것도 여의도가 아닌 지역에서 라는 수정된 언론 기사가 나왔다. 지역에서 소수 인원이 모여 의사 표현하는 숫자를 30만으로 잡은 것이다.

 

한편 무속인들의 집회보도 이후 정부자료가 나왔다. 무속인이라 특정하지 않았지만 유사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1745명 정도로 보고 있다. 오랫동안 무속인들과 관련된 일을 하는 대부분 사람들 역시 동의하는 숫자다.

 

무속 단체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조직 역시 큰 행사 시 2-3백 명이 최고 숫자였다. 무속인들이 발끈한 결과, 그들이 크게 챙겨야할 조직이 아닌 동네 조기축구회, 계 모임 수준임이 증명되었다.

 

그렇다고 그들을 폄훼해서는 안된다. 무속과 무교에 대한 오랜 편견을 벗어나 고유성과 특수성을 인정하고 다른 보편 종교들과 마찬가지로 대할 때가 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다. 실상 우리나라 역사상 외래종교가 유입되면서 무교, 무속 민속신앙과 습합하지 않은 종교가 있는가? 

 

종교적 인간(homo religiosus)도 있지만, 점치는 인간(homo augurans)도 있다고 했다. 잘 따져 보면 스님 목사 신부보다 랍비 이맘이 더 영적이고 이들 보다는 무당, 무속인이 휠씬 영적이라고도 말하는 사람도 있다. 무당 폄훼는 우리 민족 열등감과 일종의 사대주의 표출과 같다는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바에 다르면 한국 개신교인 4명 중 1명이 점 본 적 있다고 답했다. 천주교인 39%였고, 불교인 62%보다는 그 숫자는 적었으나 개신교인 10명 가운데 3명 정도(31%)는 점에 대해 미신으로 보기 어렵다거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국에서 활동 중인 대표적인 종교단체들이 연합단체를 만들었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와 한국종교인평화회의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소속 단체는 개신교, 천주교, 불교, 유교, 천도교, 원불교. 민족종교가 회원 단체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는 가입단체 가운데 개신교 측 대표만 다르고 나머지 6대 종단 대표는 같다.

 

우리가 말하는 7대 종단에는 민족종교협의회가 포함되어 있다. 여의도에 200만 회원을 모으겠다고 호언한 무속단도 민족종교협의회에 가입되어있다.

 

청와대에서 종교지도자를 초청한다면 무당(무속인,만신)이 참석할 수 있다. 아울러 협의회 일원으로 국가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 혹 국장 등 종교의례가 필요한 경우 무속의 굿도 할 수 있다. 민족종교협의회 회원 종단이기 때문이다. 

 

이론상 그렇다는 이야기다. 이제는 개신교 목사, 신학자, 천주교 신부들이 무속인이 주최하는 행사에 초청장을 받고 고민해야 할 시간도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 교세, 교리 등에서 불만스럽겠지만 청와대에서 함께 국사를 논할 수 있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장정태 삼국유사문화원장(철학박사. 한국불교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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