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종교계, 권력 줄 세우기와 줄서기에 여느 직업보다 한술 더 떠…“종교인도 한 직능인”

신민형 | 기사입력 2022/02/19 [12:24]
통합, 화합을 추구해야 할 종교와 정치가 앞서서 갈등과 혐오, 분열을 부추켜

종교계, 권력 줄 세우기와 줄서기에 여느 직업보다 한술 더 떠…“종교인도 한 직능인”

통합, 화합을 추구해야 할 종교와 정치가 앞서서 갈등과 혐오, 분열을 부추켜

신민형 | 입력 : 2022/02/19 [12:24]

통합, 화합을 추구해야 할 종교와 정치가 앞서서 갈등과 혐오, 분열을 부추켜

민주당, 교회 앞서 신천지 비판 피켓선거운동 논란

 

미래 권력의 종교계 줄세우기와 종교계의 권력 시녀 자처하는 줄서기가 대선판에서 횡행하고 있다. 연예인 체육인들을 비롯해 갖가지 직능단체들이 나서는 것은 그렇다치고 정교분리를 내세우는 종교인들이 더 극성을 부리는 것이어서 이제 종교인도 한 직업인의 일원임을 실감케 한다.

 

대선후보와 배우자들이 연이어 종교계를 찾아나서고 종교인들을 선거판에 등장시키는가 하면 각 종교계와 무속인들도 이들에 줄을 서고 있다.

 

게다가 통합, 화합을 추구해야 할 종교와 정치가 앞서서 갈등과 혐오, 분열을 부추켜 볼썽사납다. 정치가 타종교가 이단, 혐오시하는 종교의 개입을 폭로해 상대를 비판 대상으로 만드는가 하면 종교계는 이단을 더욱 혐오시할 기회로 활용한다.

 

내로남불의 전형이 정치판에서 드러나는데 자신이 점보고 무속인 찾는 것은 일상생활이고 정적이 관여한 것은 국정농단의 주술정치를 거론하며 신랄하게 비판한다.

▲ 더불어 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대당 후보의 무속논란을 다시 증폭시켰다. 그는 지난 2018년 충주시 중앙탑에서 열린 ‘2018 수륙대재’ 사진과 영상을 제시하며 윤 후보와 아내 김건희씨의 이름이 적힌 연등이 달려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 행사에 대통령와 민주당 의원의 연등도 걸려 있어 내로남불의 코미디를 보여주었다. 

 

일례로 김의겸 의원은 본격적인 대선운동 시작된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대당 후보의 무속논란을 다시 증폭시켰다. 그는 지난 2018년 충주시 중앙탑에서 열린 ‘2018 수륙대재사진과 영상을 제시했다. 소의 가죽을 벗겨 전시해 논란이 벌어졌던 사건이다. 김 의원은 윤석열 캠프 운영에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건진법사전모씨가 이 행사를 주관했다면서 윤 후보와 아내 김건희씨의 이름이 적힌 연등이 달려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곧바로 해당 행사에 대통령이란 글자가 적힌 연등이 달려 있는 사진을 공개하며 역공에 나서는 코미디를 벌였다. 국민의힘은 또한 해당 행사는 20186월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 불교 분과위원장을 맡았고, 지난해 97개 종교단체가 여의도 극동빌딩에서 이 후보를 지지할 때 지지자들을 대표해 지지선언문을 낭독한 서모씨가 2018년 당시 사무총장으로 있던 대한불교종정협의회가 주관한 행사였다고 폭로했다.

 

윤석열 무속신천지연루설을 거부감 큰 기독교에 활용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은 오는 20일 교회 앞에서 신천지와 관련된 피켓을 들고 선거운동을 계획 중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윤석열 국민이힘 대선후보의 무속신천지연루설을 이들에혐오, 이단시하는 기독교계에서 증폭시키려는 의도다.

 

민주당 서울시당은 각 지역위원회에 “‘윤석열·신천지 유착 의혹 해명 촉구피켓 제작 안내 건이라는 제목의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 선거대책위원장인 기동민 의원 명의로 발송한 해당 공문에서 손피켓 시안을 1장씩 제작해 이번 주 일요일(20) 선거운동원들이 교회 앞 피켓인사 시 기존의 유세 손피켓과 함께 들고 활용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손피켓 시안에는 무속과 신천지에 나라를 맡기겠습니까?’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 지난 16일 신천지의 정치적 활동을 규탄하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기자회견(사진 위)와 14일 7대종단 청년지도자들이 윤석열 후보의 주술정치를 비난하며 이재명 지지선언을 하는 모습.    


민주당은 대선 투표가 다가온 가운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한 무속의혹 논란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도 연일 윤 후보의 무속 의혹을 질타하며 공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이 후보는 이날 전남 목포 현장유세에서 압수수색하라는 국가의 명령을 거부하고 사적 이익을 위해 국민의 생명을 위협에 빠뜨린 사람이라고 윤 후보를 질타했다.

 

또한 종교인들을 동원해 윤 후보가 무속인, 신천지와 연루됐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키우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7대종단 청년지도자들이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을 하며 휸 후보의 주술가 연루를 비판했다.

 

그리고 16일에는 신천지의 정치적 활동을 규탄하는 한국교회 목회자 429명도 국회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는 신천지 관련 의혹을 밝혀라라고 주장했다. 

▲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를 찾아 합장하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 오른쪽 사진은 지난14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 극동방송을 방문해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과 면담한 모습.   


한편 무속 논란과 신천지 연루설의 줌심에 있던 윤석열 후보와 배우자 김건희씨 측에서는 그러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기성교단과의 접촉을 유난히 강조한다. 윤 후보 뿐만 아니라 배우자도 기성교단과의 교분을 쌓아가고 있다. 선대위 측에서는 김씨가 평소 천주교 개신교 불교 등 기성교단과의 교류를 부각시킨다.

 

김씨는 17일에도 봉은사에서 원명 스님 등을 비공개로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대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 후 첫 외부 행보다. 김씨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봉은사를 찾아 주지 스님인 원명 스님 등 여러 스님과 1시간가량 차담회를 가졌다.

 

앞서 김씨는 지난 14일에는 극동방송을 방문해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와 1시간가량 면담했다. 네 번째 김장환 목사를 찾았다는 선대위 측의 설명이다.

 

이러한 행보가 무속 논란과 신천지 연루설로 인한 기성교단의 거부감을 상쇄시키는 역할로 큰 효과를 본다고 할 수 있다. 실상 이러한 제스쳐는 무속, 이단 등에 대한 기성 교단이나 세간의 거부감을 더해준다고 할 수 있다.

 

불과 반세기 전만 하더라도 정화수떠 놓고 정성스레 기도 올리던 조상 할머니의 후손으로 우리의 전통 정서와 스스로를 우리의 폄하시키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신문의 오늘의 운세를 보듯이 당당하게 종교적 인간(homo religiosus)’이자 점치는 인간(homo augurans)’의 본성을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 최근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 개신교인 4명 중 1명이 점 본 적 있다고 답했다고 하지 않던가. 현실에서 완전히 주술정치에 빠져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 나라를 하나님께 헌정하겠다는 국가지도자가 있었지만 실제로 그렇게 되지 않았듯이 주술정치가 이 세상에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모두 알지 않는가. (물론 이헌 행태를 당당하게 보였다간 상대 진영이나 종교에서 고난을 피할수 없겠지만 그런 상상을 해 본다).

 

이렇듯 정치는 종교를 이용해 지지 세력을 끌어모으는가 하면 정적(政敵)의 종교나 종교행사의 흠집을 찾아내 종교간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가 이 사회에 만연되고 있다. 종교는 정치를 닮아가 종교간 갈라치기로 자기 세력을 유지, 확산시키기에 골몰하는 모습도 더 자주 드러난다. 종교의 정치화는 이미 굳어졌고 성직자 등 종교인도 정치인이나 연예인, 체육인 및 일반 직업인과 똑같아진 세상이 된 것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