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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헝가리 총리가 '러 5월 9일 종전계획' 전언"

김희성 기자 | 기사입력 2022/05/03 [19:41]
이탈리아 일간지 인터뷰 "푸틴에 '모스크바 회동' 제안…의향 여전"

교황 "헝가리 총리가 '러 5월 9일 종전계획' 전언"

이탈리아 일간지 인터뷰 "푸틴에 '모스크바 회동' 제안…의향 여전"

김희성 기자 | 입력 : 2022/05/03 [19:41]
▲ 지난 4월 21일 바티칸을 방문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프란시스 교황을 알현하고 있다. /바티칸 미디어/AFP 연합뉴스    

 

이탈리아 일간지 인터뷰 "푸틴에 '모스크바 회동' 제안의향 여전"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지난달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면담에서 러시아가 59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2(현지 시각)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교황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그(오르반 총리)를 만났을 때 그는 러시아인들이 59일에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는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이것이 사실이기를 바란다고 했다.

 

교황은 또 지금 돈바스만이 문제가 아니다, 크름(크림) 반도, 오데사 등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흑해 항구를 빼앗고 있다비관적이지만 전쟁을 멈추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했다.

 

오르반 총리는 친푸틴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지난 43일 치러진 헝가리 총선에서 오르반 총리의 집권 여당이 승리해 4연임에 성공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즉각 전화를 걸어 축하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이후 오르반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을 부다페스트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오르반 총리의 말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평화적으로 끝내겠다는 뜻인지는 알 수 없다. 앞서 CNN은 나치 독일이 소련군에 항복한 날인 59일을 더 특별하게 만들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상징적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평화적인 종전은 커녕 러시아군이 지상군을 추가적으로 더 투입하는 등 9일까지 총공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교황은 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모스크바 회동을 추진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교황은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일 후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을 통해 푸틴 대통령에게 '모스크바에 갈 의향이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으나 아직 답을 받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푸틴이 당장 이 만남에 응할 수도 없고 현재로선 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지만 나는 이 만남을 계속 고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교황은 이어 "아직은 키이우(키예프)에 갈 생각이 없다"면서 "먼저 모스크바에 가야 한다. 우선 푸틴과 만날 필요가 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지난 224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래 교황이 막후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남을 추진했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교황은 전쟁 이후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황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하는 한 러시아 정교회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와 만나지 않겠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교황은 인터뷰에서 "614일 예루살렘에서 그(키릴 총대주교)와 회동할 계획이었다. 전쟁과 상관없는 우리의 두번째 만남이 될 터였는데 지금은 그도 회동 추진을 중단하자는 데 동의한다. 이 만남이 모호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짚었다.

▲ 2016년 쿠바 아바나에서 처음 회동한 프란치스코 교황(왼쪽)과 키릴 총대주교   

 

교황은 오는 61213일 예정된 레바논 방문 시점에 맞춰 예루살렘에서 키릴 대주교와 만남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국제사회 비난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키릴 총대주교와 만나는 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교황청 외교 보좌진들의 만류로 뜻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리는 키릴 대주교는 이번 전쟁이 서방의 위협으로부터 러시아를 보위하기 위한 불가피한 무력 수단이라고 언급하는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둔·지지하는 입장을 여러 차례 피력해 논란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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