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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호 미디어속 불교-“부처님이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내려온 까닭은?” 등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0/06/14 [16:34]

20호 미디어속 불교-“부처님이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내려온 까닭은?” 등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0/06/14 [16:34]
 

“부처님이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내려온 까닭은?”

100여개 선원, 2200여 수좌스님들 참선정진의 하안거 돌입


하안거에 드는 스님들.


전국의 수좌스님(참선수행에 전념하는 스님)들이 선방문을 걸어 잠그고 석 달 동안 집중수행하는 여름철 안거(하안거)가 5월28일 시작됐다.

안거는 겨울철 3개월(음력 10월 보름~이듬해 정월 보름·동안거)과 여름철 3개월(음력 4월 보름~7월 보름)간 수좌스님들이 외부와의 출입을 끊고 각 선원에서 참선수행에 드는 것을 말한다. 한국 불교계의 안거 수행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전통적인 단체 수행문화이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올해 하안거에는 전국 100여개 선원에 2200여명의 수좌스님들이 방부(안거에 참가하겠다는 신청 절차)를 들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하안거에 참여하는 스님들은 하안거 시작(결제)을 하루 앞두고 각자의 소임을 정하는 용상방(龍象榜)을 작성했으며, 결제일 오전에 큰스님을 모시고 결제법어를 들은 뒤 참선정진에 돌입했다.

조계종 종정인 법전 대종사와 태고종 종정 혜초 대종사는 하안거 결제일을 맞아 전국의 수행납자(修行衲子)들을 격려하는 법어를 내렸다.

법전 스님은 부처님과 문수보살의 일화를 예로 들며 “세존께서 법좌에 오르자마자 내려오신 뜻이 무엇인지 결제 대중은 하안거 내내 잘 참구해보시기 바란다”며 “문수처럼 뭔가 한 마디 자기 목소리를 내놓을 수 있도록 90일 동안 용맹심을 가지고 열심히 정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부처님과 문수보살의 일화는 부처님이 법상에 올라가 앉자마자 문수보살이 설법을 마치는 종을 치면서 “법왕의 법(法)이 여시(如是) 하나이다(부처님의 법이 이러하나이다)”라고 말했고 이에 부처님이 즉시 자리에서 내려오셨다는 일화다. 이는 ‘지혜제일’로 불렸던 문수보살만이 세존과 나눌 수 있었던 말없는 법담(法談)으로 해석된다.

법전 큰스님은 또 “금강경의 첫머리는 부좌이좌(敷座而坐), 즉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로 시작한다. 자리를 펴고 앉았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지만 눈이 제자리에 붙어 있는 납자들에게 그것은 당연한 사실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법좌인 까닭이다”라고 덧붙였다.

 

혜초 종정은 “‘매서운 추위가 뼛속에 사무치지 않으면 어떻게 매화향기가 코를 찌르랴’라고 한 황벽 스님의 말처럼 고삐 끝을 붙잡고 밑이 드러날 때까지 한바탕 일을 치러서 마침내 고요해질 때까지 정진하면 그때 비로소 ‘따로 공부할 것이 없다’고 하는 소리도 귀에 들어올 것”이라며 “석 달을 한 길로 정진해 보라”고 권했다.


조계종 선원수좌회, 4대강 반대성명


조계종 선승들의 모임인 전국선원수좌회(공동대표 대원, 현산, 지환 스님)가 4대강 사업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5월27일 발표했다.

선원수좌회는 전국 총림선원 5곳, 비구선원 59곳, 비구니선원 33곳에서 참선수행하는 2천여 스님들의 모임이다. 선원수좌들이 정부 정책에 대해 의견을 낸 것은 이례적이다.

이들은 하안거 결제를 하루 앞둔 이날 내놓은 성명서에서 ▲자연, 인간, 생명, 문화의 가치를 존중하는 정책으로 화해와 소통의 상생정치를 할 것 ▲금수강산을 파괴하는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국민의 행복을 위해 국민을 섬기는 정책으로 전환할 것 등을 촉구했다.

또 4대강 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행할 경우, 전국 선원의 2천여 수좌와 사부대중은 4대 강변에 모여 용맹정진으로 웅변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생명평화를 염원하며 燒身했다”

문수 스님 추모, 애도 이어져


4대강사업 반대를 내세우며 5월31일 소신(燒身) 입적한 문수 스님의 추모제가 6월5일  조계사에서 열렸다.

‘4대강 생명살림 불교연대’ 등이 주관한 추모제는 식전행사로 4대강사업 반대 관련 내용을 담은 동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불교와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등 4대 종단 관계자들의 추모사 낭독, 각계 인사의 조사, 추모 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한편 대한불교 조계종은 6월1일 대변인 겸 총무원 기획실장 원담 스님 명의로 “우리 종단은 생명평화를 염원하며 소신한 문수 스님의 입적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한다”며 “이번 생에서의 정진은 비록 다하였으나 스님이 발원한 정토세계를 모든 중생이 함께 이뤄나가기를 기원한다”는 애도 논평을 냈다.

문수 스님은 1987년 출가 이후 20여년간 해인사·통도사 등에서 줄곧 수행한 선방스님이다. 2007년 지보사에 와서도 하루에 한끼만 공양하면서 참선에만 정진했다.

1998년 중앙승가대 재학시절에는 총학생회장을 맡았고, 조계종 종단사태 때 정화개혁에 앞장서기도 했다. 스님은 당시 도반들에게 종교와 사회개혁 등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가도반인 각운 스님(조계종 총무원 재정국장)은 ‘후일을 기약하자’는 유서에 대해 “다음 생에는 불교와 종단 사회를 위해 한층 더 헌신하자는 의미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명진 스님, “봉은사 문제 조만간 해결된다”

봉은사 침입한 괴한에 폭행당하기도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이 6월6일 일요법회 법문에서 봉은사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에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명진 스님은 일요법회 법문에서 “직영사찰 지정 철회문제가 어느 선에서는 합의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무엇이든 서로 의견이 다를 때 100% 이기겠다는 생각을 하면 둘 다 망하게 되어 있어 100% 우리 뜻을 다 관철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진행과정에서는 100% 뜻을 관철하기 위해 굽히지 않고 강하게 나가야겠지만 협상할 때는 우리가 옳은 일이라도 양보하면서 상대방 처지를 생각하는 자비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명진 스님은 6월4일 낮 거처인 봉은사 다래헌에 침입한 서모씨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서씨는 술에 취한 상태로 욕설을 하며 난동을 부리다 봉은사 관계자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목격자들은 서씨가 명진 스님에게 “안상수(전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왜 그렇게 못 살게 구느냐”라고 말하며 명진 스님을 폭행했다고 전했다.

명진 스님은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다.


광주 무각사, 송광사에 매각

 

‘도심속 허파’ 역할을 담당해 왔으나 임대료 문제 등으로 논란이 일었던 광주 서구 치평동 무각사를 조계종 송광사가 매입했다.

5월27일 광주 무각사에 따르면 본사인 대한불교 조계종 송광사가 지난달 광주도시공사와 81억8600만원에 인수계약을 맺었다. 송광사는 계약금 20억원을 납부했으며 내년 4월까지 잔금을 치르기로 했다.

송광사는 무각사가 그동안 광주시민의 휴식처로 활용돼 온 점을 감안, 앞으로도 무각사를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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