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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라이스 Splice -조물주 징벌을 각오한 프랑켄슈타인 후예들의 움직임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0/06/11 [15:16]

스플라이스 Splice -조물주 징벌을 각오한 프랑켄슈타인 후예들의 움직임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0/06/11 [15:16]
 스플라이스 Splice


조물주 징벌을 각오하고 뛰어드는

프랑켄슈타인 후예들의 움직임

 

복제 생명체를 위한 인간 시도 결국 돌연변이 생물체 만들어내

인간의 욕망과 호기심, 하나님만의 창조 섭리에 호시탐탐 도전장



 

“하나님께서는 인간과 모든 생물들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모든 생태계를 완전하게 창조하셨다. 그런데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은 후 독초들이 이 땅에서 자라나기 시작하였다. 어떻게 이러한 독초들이 생겨났을까? 예수께서는 비유를 통하여 어떻게 독초들이 이 땅에 자라나기 시작하였는지를 제자들에게 설명하셨다. 씨 뿌리는 자의 비유에서 종들이 주인에게 이렇게 물었다. ‘주여 밭에 좋은 씨를 심지 아니하였나이까 그러면 가라지가 어디서 생겼나이까?’, 주인이 대답하기를 ‘원수가 이렇게 하였구나’(마태복음 13:27)


‘과학 없는 신앙은 맹목적이고, 신앙 없는 과학은 위험하다-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인간 복제와 유전공학의 시작은 1682년 부상당한 러시아 귀족의 머리뼈에 개 뼈를 이식하는 것에서 부터 출발됐다. 이후 1964년 침팬지 심장이식, 1992년 비비 원숭이 간 이식, 1996년 영국 에던버러시 로스린 연구소 복제양 돌리 출생’


‘신의 고유한 영역에 대한 파멸적인 도전!’ ‘인류 문명과 삶의 질을 획기적 변화시킬 유전 공학의 쾌거’.

복제 생명체 탄생을 위한 끊임없는 연구는 과학이 신앙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계기를 가져다준다.

통상적으로 ‘생명체의 복제(Clon)는 하나님의 영역에 도전하는 행위’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종교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자궁을 활용하지 않고도 시험관을 통해 얼마든지 인간을 번식시킬 수 있다는 생명공학자들의 실험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할리우드가 이같은 기발한 소재를 놓칠 수는 없는 법.

존 프랑켄하이머 감독, 말론 브란도, 발 킬머 주연의 <닥터 모로의 DNA The Island of Dr. Moreau>(1996)에서는

자바섬에서 괴짜 모로 박사가 유전자 실험으로 야수와 인간의 중간 종자를 탄생 시킨다.

수잔 세이델만 감독, 존 말코비치, 앤 매그너슨의 <사이보그 유리시즈 Making Mr. Right>(1987). 자신의 모습을 복제해 사이보그 유리시즈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인체 공학자 제프 피터스.

제프는 유리시즈를 좀 더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여성 과학자 프랭키를 고용한다.

이후 프랭키는 유리시즈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릭 킹 감독, 피터 코요테, 크리스 서랜든의 <사이버텍 PD Terminal Justice>(1995). 

2008년 미국. 체이스는 트래비스라는 가상공간의 섹스 심벌 여배우 집을 경호하고 있다. 수사 도중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가상현실 게임과 아날로그 방식의 첨단 마약 등이 모두 레지 메튜라는 악당의 소행임을 알아낸다.

한편 레지는 트래비스의 복제 인간을 제조 판매할 계획을 추진하면서 사이버 스페이스를 무대로 한 싸움을 시작한다.

앞서 기술한 영화 속에서 보여진 ‘복제 생명체’를 위한 인간의 다양한 시도는 결국 ‘인간도 괴물도 아닌 어중간한 돌연변이 생물체를 만들어내 이들로부터 공격을 받아 곤욕에 빠진다’는 설정으로 귀결되고 있다.

‘배아 줄기를 활용한 생명체 만들기 시도’의 원조는 1818년 영국 여류 소설가 메리 쉘리(Mary Shelley, 1797-1851)의 고딕 소설 『프랑켄슈타인; 모던 프로메테우스 Frankenstein: or, The Modern Prometheus』가 거론되고 있다.

원작은 1930년대 할리우드에서 <프랑켄슈타인>으로 공개되면서 공포 영화의 새로운 장르로 주목을 받게 된다.

이 영화에서는 억울하게 죽은 모친의 생명 부활을 위해 죽은 시체의 유전자를 바탕으로 실험을 거듭하다 결국 ‘괴물’을 탄생 시키게 된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Monster)'를 만든 창조자, 닥터 프랑켄슈타인의 성(姓)을 지칭하고 있다.

몬스터에게 이름을 만들어주지 못한 뒤 창조자의 성을 따와 ‘프랑켄슈타인’이 된 것이다.

1931년 제임스 훼일 감독이 첫 선을 보인 <프랑켄슈타인>에서 몬스터역의 보리스 카로프는 의식이 또렷하지 못하고 부자연스러운 행동 등 몬스터의 복합적인 내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이후 ‘인간이 조물주의 창조 영역에 도전하면서 만들어낸 생명체’의 표본으로 각인된다.

번개가 치고 비가 퍼붓는 을씨년스러운 밤.

영국의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죽은 지 얼마 안 된 시체를 끌어 모아 짜깁기를 한 다음 전기자극을 통해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기 위한 실험을 계속한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성공을 맛본 그는 관심을 인간으로 돌린다.

죽은 인간도 강한 전기자극을 주면 다시 살아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결국 성공한다.

하지만 그것은 살아 있는 공포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 된다.

생명을 불어넣는 신의 영역에 도전한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자신이 생명의 창조자라는 오만한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러나 그가 한 역할은 생명을 창조한 것이라기보다 죽은 세포들이 다시 활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전기자극을 준 데 그쳤다.

이 때문에 생명공학자들은 ‘닥터 프랑켄슈타인의 역할은 의사(擬似) 창조’라고 풀이해 주고 있다.

마침내 인간보다 10배의 힘을 소지한 몬스터는 무고한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한다.

마을 주민들은 몬스터를 살해하기 위해 모이고 결국 풍차에 갇힌 몬스터를 불태워 죽인 뒤 마을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오게 된다.

메리 쉘리의 원작은 ‘무분별한 과학 연구의 욕망이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테크노포비아(Techophobia)의 본보기를 제시하고 있다’는 풀이를 받았다.

프랑켄슈타인의 도전은 7월 1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빈센조 나탈리 감독의 <스플라이스 Splice>(2009)를 통해 재현될 조짐이다.

새로운 종을 탄생시켜 의학계와 과학계 그리고 세상을 놀라게 만들 경이로움을 선사하고 싶었던 과학자 부부 클리브(에드리안 브로디)와 엘사(사라 폴리).

제약회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인간 여성의 DNA와 조류, 어류, 파충류, 갑각류의 유전자를 결합하는 금기의 실험을 강행해 신 생명체인 드렌을 탄생 시킨다.

빠른 세포 분열을 일으키며 급속도로 성장한 드렌은 각 종(種)들의 특징을 드러내며 기이한 아름다움을 내뿜고 마침내 인간의 감정까지 갖추게 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서 성(性)의 전환 후유증을 드러내 인간 사회의 혼란을 부추기게 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티탄족(族)의 이아페토스의 아들이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주신(主神) 제우스가 감추어 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전달해 인류가 문명을 개척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하지만 불을 도둑맞은 제우스의 분노를 불러 일으켜 코카서스(캅카스) 바위에 쇠사슬로 묶여 낮에는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게 되고 밤이 되면 간이 회복되어 영원한 고통을 겪는다는 징벌을 받는다.

작가 메리 쉘리가 ‘프랑켄슈타인’의 원제목을 ‘프랑켄슈타인; 모던 프로메테우스’라고 설정했듯이 신의 노여움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결국 ‘생명 윤리 말살’을 비롯해 ‘고통’ ‘시련’ ‘파멸’ ‘혼돈’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숱한 경고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판도라 상자를 열어 보고 싶은 인간의 욕망과 호기심은 하나님만의 고유 영역인 창조의 섭리를 무시하고 유전자 변형 인간을 만들기 위한 시도를 은밀하게 지속하도록 부추기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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