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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봉사 현장에서/차밭노동자 스리랑카 타밀족의 청지기 이문성 선교사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0/04/30 [10:43]

해외봉사 현장에서/차밭노동자 스리랑카 타밀족의 청지기 이문성 선교사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0/04/30 [10:43]
 

해외봉사 현장에서/차밭노동자 스리랑카 타밀족의 청지기 이문성 선교사


못 먹어서 얻은 병…열악한 인권 ‘절감’


한국 의료진들이 타밀족 어린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타밀족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타사모), 전문의료진과 약사, 간호사로 구성된 ‘자비의 종합병원’이 1주일 동안 고산지대에 머무르며 진료를 해주셨습니다. 내과, 통증 의학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 분야의 전문의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농장에서 일하는 차밭 노동자 약 3000명을 대상으로 열정적으로 진료 활동을 폈습니다. 주요 종족이 사는 마을에서도 하루 동안 환자들을 보살폈습니다. 처음 타밀족을 만나는 의사들에게도, 벌써 열 차례나 이들을 만나 진료해준 의사들에게도 가난한 타밀족은 가슴 깊이 껴안아 주고픈 종족으로 깊이 새겨졌답니다.

이번 진료로 타밀족을 사랑하게 된 의사들이 말합니다. 청진기를 들이대면 차밭 노동자들의 심장에서는 “타밀, 타밀” 하는 박동소리가 난다고. 어느 종족은 너무 잘 먹어서 병이 나는데, 이들 종족은 너무 못 먹어서 병이 난 것입니다.

산부인과 진료를 위해 무거운 장비까지 동원됐는데, 타밀족 여인들이 단 한명도 여의사에게 몸을 보여주지 않아 진료를 할 수 없었다고 하소연합니다. 세상에 아직도 이런 곳이 있었답니다. 조선조 말 서양식 의료기관인 제중원이 들어올 때의 한국 사회상을 보는 느낌입니다. 얼마나 차밭 여성노동자들의 인권이 열악한지를 절감했다고 합니다.


한국의료진, 타밀족 3천명 진료


타밀족의 삶이 얼마나 소외된 채로 방치되었는지 적나라하게 돌아보는 기회였습니다. 한국 의료진들은 항생제와 진통제를 나누었지만 너무 열악하게 살아가는 타밀족의 삶을 바라보고 진료하면서 오히려 잊고 있었던 감사와 예수님의 평화를 찾았다고 합니다.

타밀족의 병든 몸을 치료해주며 이들의 고단한 삶까지도 따듯하게 품어주신 모든 분들의 수고와 사랑이 조금씩 결실을 거둘 것이며, 이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씨앗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한국의 의료진들은 동트기 전부터 일어나 약과 장비를 챙기고, 일반환자부터 응급환자에 이르기까지 전 환자들을 두루 진료하느라 점심은 빵 한 개, 저녁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곤 했습니다. 연일 밤늦게까지 수고하신 타사모 의료진, ‘자비의 종합병원’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여러 차례 응급상황이 발생했지만 하나님의 은혜와 보호 속에서 모두 안전하게 사역을 마칠 수 있었음을 다시 한 번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이 길을 걸어온 지 어느덧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산길은 모두 가파릅니다. 가다가 피곤하면 노동자에게 홍차 한잔 얻어 마십니다. 노동자들이 건네주는 홍차는 아주 맛있습니다.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아름다운 길입니다. 혼자 걷기 아깝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걷고 싶은 길입니다.

이 길을 지나며 많은 묵상을 했습니다. 하나님은 홀로 있는 선교사를 잠잠히 내버려 두실 때도 있고, 앞서 이끄실 때도 있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많은 비전을 보여주실 때도 있습니다. 그동안의 여정에서 예수님과 동행하며 선교사로서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감사하는 법과 느리게 걷는 법을 배웠습니다. 길을 걸으며 나의 필요에서 시선을 옮겨 예수님의 비전과 차밭 노동자들의 필요를 보게 됩니다. 배고픈 영혼이 보입니다. 아픈 영혼도 보입니다.


풍습 달라 여성 진료시 애먹어


다음에 다시 올 때는 빵과 약을 가지고 올 겁니다. 주님의 사랑과 말씀을 들고 올 겁니다. 이 산에 사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이 절실히 요청됩니다. 복음이 필요합니다. 이들이 주님께로 돌아와서 주의 살과 피를 먹고 배부르기를 소망합니다. 이 산에 그리스도의 말씀이 풍성해지는 날이 오기를 기도합니다. 주의 심장을 가진 사람들이 찾아와 복음과 주의 사랑을 전하고 이들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 날을 위해 오늘도 이 길을 기도하며 걸어갑니다.

언젠가는 여러분과도 함께 걷게 될 날을 기대하며 오늘은 예수님과 함께 이 길을 걷습니다.


이문성 선교사.

서울광염교회 선교사. 인도 남부의 조그만 섬나라 스리랑카의 차밭 노동자 타밀족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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