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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라이즈 선셋 Rassvet/Zakat. Dalai Lama 14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0/03/30 [14:15]

선라이즈 선셋 Rassvet/Zakat. Dalai Lama 14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0/03/30 [14:15]

선라이즈 선셋 Rassvet/Zakat. Dalai Lama 14


살아 있는 부처, ‘달라이 라마 14세’가 보낸 어느 날 1440분

새벽 3시 조깅, 참선, 각국 순방하는 포교활동 등 열정적 하루일과 담아내


 

‘우리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만나 세계정세를 논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2010년 2월 18일 중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백악관 접견실 맵룸(Map Room)에서 달라이 라마와 면담을 강행하면서 ‘유럽과 미국 젊은이들이 가장 존경하는 세계 정치지도자 1위’-2008년 12월 4일 미국 여론조사 기관 해리스-인터액티브와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지, 프랑스 24TV 합동조사

'요하네스버그에서 넬슨 만델라를 만났을 때 그가 나에게 평소 만나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고 묻기에 달라이 라마라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만남을 주선해 주겠다고 하더라’-할리우드 배우 모건 프리만

‘영화계에서 은퇴한 뒤 라마 승려가 될 생각이다’-할리우드 배우 리차드 기어


‘살아 있는 부처’ ‘최고의 영적 지도자’ 등 언어가 부여할 수 있는 최고의 헌사(獻辭)속에서 추앙 받고 있는 달라이 라마 14세의 동정을 빼곡히 담은 이색 다큐멘터리가 공개된다. ‘새벽 3시 침대에서 기상한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24시간을 카메라에 담은 <선라이즈 선셋 Rassvet/Zakat. Dalai Lama 14>이 바로 화제의 영상물이다.

몽골어 ‘달라이'는 바다, ‘라마’는 스승을 의미한다. 티베트 불교인 라마교 대표 종파인 거루파(黃帽派) 종정(宗正)을 ‘달라이 라마’라고 호칭하고 있다. 포탈라 궁(宮)에 거주하면서 3,000개가 넘는 사찰과 약 35만명으로 추산되는 라마승을 통솔한다.

일반인들은 '존경스러운 왕'이라는 뜻의 티베트어인 '걀포 리포체'라고 칭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의 부모가 아들을 호칭할 때는 티베트어로 '현존(現存)'이란 뜻을 갖고 있는 ‘쿤둔’이라는 표현을 쓴다. 1578년 티베트 전생활불(轉生活佛) 소남 갸초는 몽골 지도자 칸의 초청을 받아 칭하이(靑海) 지방으로 간다. 당시 몽골의 알탄 칸은 소남에게 '달라이 라마'라는 칭호를 부여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선라이즈 선셋>의 주인공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는 제 14대 달라이 라마.

그는 현재 인도 다람살라 지역에서 망명정부를 이끌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탄압으로 인해 대부분을 해외에서 떠돌고 있는 망명정객이기도 하다. 1935년 7월 6일 티베트 동부 암도에서 농부 아들로 출생한 그의 속명(俗名)은 텐진 갸초. 생후 2살 때 13대 달라이 라마의 환생으로 지목된다.

티베트는 중국 당, 송 시대만 해도 윈난성 일부 지역으로부터 조공을 받을 정도로 강국이었다. 13세기 몽고의 지배를 받은 뒤 1911년 중국에서 신해혁명이 발발하자 티베트는 독립을 선포한다. 1950년 중국군이 침공, 중국의 시짱(西藏)자치구로 전락한다.

중국의 티베트 침공 이후 지도자로 등극한 달라이 라마 14세는 중국의 티베트 지배를 공식화한 17개 협약에 강제 서명하면서 고난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1954년 마오쩌둥(毛澤東)과 평화협상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하기도 했던 그는 1959년 티베트에서 발발한 반(反)중국 민중봉기가 무력유혈진압으로 실패하자 인도로 도피해 망명정부를 수립해서 지금에 이르게 된다. 50여년에 이르는 해외 망명생활을 하면서 중국으로부터 티베트 독립을 주장하는 동시에 티베트와 같은 소수 민족 보호와 종교적 화합을 위해 국제사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요구를 해오고 있다.

활발한 정치적 움직임은 국제 정치계의 관심을 받으면서 198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고 중국 정부의 강력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미국 의회는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영예인 골드메달을 증정한다.

티베트를 강제 합병해 시짱(西藏)자치구로 칭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에 대해 늘 정치적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불편한 존재로 박대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 14세의 행적은 할리우드에서도 초미의 관심을 보내고 있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티벳에서의 7년 Seven Years in Tibet>(1997)은 오스트리아 산악인 하인리히 하러가 2차대전 와중에 영국군에게 체포되었다가 탈출한 뒤 티벳으로 은둔했다가 달라이 라마와 7년 동안 우애를 나눈다는 과정을 담고 있다.

할리우드 명장 마틴 스콜세즈 감독이 티베트 현지인들을 대거 기용해서 선보인 <쿤둔 Kundun>(1997)은 중국 침략으로 인해 무자비한 탄압을 받고 있는 티베트인들의 상황과 항시 암살 위협을 받고 있는 달라이 라마 14세의 고단한 행적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공감을 받아낸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선라이즈 선셋>은 러시아 출신 비탈리 만스키 다큐 전문감독이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달라이 라마 14세라는 인물을 왜 주목하고, 존경하는지에 대한 호기심에서 영화를 만들게 됐다’는 후일담을 공개했다.

이번 다큐에서는 강행군을 위한 체력 비축을 위해 새벽에 조깅하고 티베트인들과 세계인을 위한 참선, 오전부터 진행되는 다양한 집회와 비행기 등으로 이동하면서 세계 주요 정치지도자와의 면담을 강행하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종교지도자’의 면면을 엿볼 수 있는 것이 흥밋거리다.

달라이 라마 14세의 특별한 하루를 담고 있다는 독특한 소재로 인해 공개 즉시 각국 주요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으며 '넓은 바다와 같이 넓고 큰 덕의 소유자인 스승'이라는 뜻을 가진 '달라이 라마'가 설파한 귀를 쫑긋거리게 만드는 설법 등은 '마인드 테라피' 효과도 거두고 있다는 호평을 얻어냈다.

모두가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아무도 알지 못했던 '달라이 라마 14세'의 어느 하루 1,440분의 행적을 조명한 최초의 다큐멘터리는 출세와 명예에 찌들어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종파를 떠나 ‘메말랐던 가슴을 적셔주는 한줄기 단비’ ‘삶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를 재정립해볼 수 있는 여운’ 등을 남겨줄 의미 있는 기록물이다. 5월 13일 개봉. 참고로 달라이 라마는 지난 2000년 김대중정부 시절부터 한국 방한을 추진했지만 비자 발급이 중단돼 성사가 되지 못하고 있다. 2004년 11월 인도를 방문해 달라이 라마와 면담했던 선천사 주지 진옥 스님은 ‘대한민국정부가 방한을 허용한다면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라도 방한하겠다. 자유세계 국가 중 못 들어간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는 간곡한 방한의 뜻을 밝힌 바 있다.


<More Tip>

달라이 라마 14세의 주요 어록


“당신의 마음이 훈련되어 있지 않을 때 마음의 평화와 평온함은 당신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에 쉽게 무너질 것이다. 따라서 진정한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안에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적이 되어 당신을 헤칠지라도 평온한 마음만 유지한다면 내면의 평화를 깨뜨릴 수 없다”

“우리는 종교와 명상 없이도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에 대한 애정없이 삶을 살아갈 수 없다”

“무지가 우리들의 주인으로 있는 곳에는, 어떠한 진실된 평화의 가능성도 없다”

“자기 자신의 잠재성과 자신의 재능의 자신감을 깨달음으로써, 인간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아갈 수 있다”

“나는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인생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믿는다”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한 친절하라. 항상 친절하라”

“만일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없다. 만일 자신에 대한 동정심을 갖고 있지 않다면 다른 이들을 위한 동정심 또한 가질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은 모두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나는 무가치하다는 말은 잘못된 말이다. 의지력을 갖고 있다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다른 사람의 1,000개의 결점을 알아차리는 것보다 자기 자신의 하나의 결점을 알아차리는 것이 더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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