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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호(2월 16일자) 특집기획: 宗敎色 영화 돌풍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0/02/16 [14:05]

12호(2월 16일자) 특집기획: 宗敎色 영화 돌풍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0/02/16 [14:05]
 

특집기획: 宗敎色 영화 돌풍

비종교인의 종교적 心性-영화에서 찾는다


반기독교적(?) ‘아바타’, 불교계 단체관람


종교영화를 비롯해 종교적 논란을 일으키는 종교관련영화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기독교계에서 ‘위험한 범신론’이라는 논란이 일었던 ‘아바타’가 외화사상 처음 1천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불교계가 단체관람이 나서는 등 또 다시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 2월 5일 자승 총무원장 등 조계종 총무원 직원 150명이 단체관람을 하게 된 이유는 ‘영화속 세계관이 불교관과 상통’하기 때문. “영화속 나비족(행성의 원주민)들이 갖는 세계관은 ‘만물에 불성이 녹아 있다’는 불교적 세계관과 일맥상통하고, ‘아바타’가 그려내는 자연은 ‘불국토’를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다빈치코드’와 같은 반기독교영화가 아니면서도 기독교계의 거부감을 주었던 ‘자연숭배와 생명체 교감’이 오히려 불교적 정서를 가진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즉 “만물이 하나의 우주 속에 담겨 있다는 일원론적 세계관을 담아 불교의 화엄사상, 연기론과 상통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실상 '아바타(Avatar)'란 용어도 힌두교에서 나왔다. 신의 분신(分身), 화신(化神)이란 뜻으로 힌두교를 바탕으로 성장한 불교에선 '천백억 화신불'을 말한다.

그러나 상업적 영화에서 종교적인 메시지와 연관시키거나 교리와 연결시키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많다. “오락영화 이상의 가치부여는 위험하며, 오히려 쓸데없는 시비만 낳을 뿐"이란 지적이다.


종교영화에 비종교인도 관심

 

알프스 산자락 고요한 수도원의 일상을 러닝타임 2시간40분에 담아낸 다큐멘터리 ‘위대한 침묵’의 흥행바람은 천주교인들의 단체 관람이 한몫했다. 시네코드 선재에는 하루 평균 한팀 정도 서울의 각 성당 본당, 심지어 지방에서도 20-30명 단위로 신자가 단체관람을 했다. 또한 개신교에서도 50-60명씩 단체관람했다고 한다.

'위대한 침묵'의 배급사 관계자는 "수도사들의 일상을 다루긴 했지만 '종교영화'라고만 규정하기는 어렵고 오히려 소음 속에서 사는 현대인들에게 침묵이 주는 아름다움, 침묵 속에서 발견하는 물소리, 새소리, 바람 소리 등 사물의 아름다운 소리를 상기시키는 영화여서 일반인들에게 차츰 어필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개봉 초반에는 종교인이 70%, 비종교인들이 30% 정도였지만 차츰 60%대 40% 정도로 비종교인의 비중이 늘어났다고 했다.

씨너스 명동에서 단관개봉한 ‘회복’은 종교 다큐멘터리의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스라엘 내 유대인들 사이의 반목과 화해를 그린 다큐멘터리로 이스라엘의 메시아닉쥬(유대인 기독교도)를 새롭게 조망한 이 작품은 이스라엘의 유대교와 기독교의 관계를 현지인들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집중조명하고 있다. 특별한 홍보활동 없이 개봉했음에도 관객이 몰리자 정식 개봉 후 언론시사회를 갖기도 했으며 입소문에 힘입어 점차 확대개봉을 모색하고 있다. ‘회복’ 역시 비종교인의 입장에서 봐도 역사 고증이 잘 돼있고 교육적 기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신현원 감독의 다큐멘터리 '소명'은 지난해 4월 개봉해 4개월 만에 10만명을 모으며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단관 개봉으로 시작한 이 영화는 개봉관 수를 점차 확대해 10만명이라는 기록적인 관객수를 기록했다. 100여명에 불과한 브라질 아마존 바나와 원시부족과 이들을 섬기는 선교사 부부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는 종교인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까지 감동시키며 잔잔한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러한 종교영화의 열풍에 대해 영화평론가 이경기씨는 “일반인에게 잠재되어 있는 종교적 심성을 영화를 통해 대리만족 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종교 영화는 종교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참된 생을 살아가는 방법과 모습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강조한다.

 

 

 종교와 영화의 논쟁

종교인, ‘반종교적 영화’ 영향 안 받는다


종교영화(Religious film)는 종교의 교리를 소개하는 내용, 특정 종교에 대한 작가의 해석이 담긴 내용 등의 다양한 내용과 주제를 담고 있다. 그러나 '상업적인 논리가 지배하고 있는 영화계가 속세를 벗어난 종교를 극화해서 대중적인 영합을 얻는다‘는 목적성도 띠고 있다. 따라서 지극히 종교적 내용을 다루고 있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반 종교적 영화로 논란과 흥행을 일으키기도 한다.

지난 2004년에 개봉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예수 수난의 참혹한 장면을 연출하며 독실한 기독교인들에게 회개의 눈물을 흘리게 했으며 큰 흥행을 거둔 대표적 케이스이다. ‘삼손과 데릴라’(1949), ‘벤허’(1959), 쿼바디스(1951), ‘십계’(1956), ‘왕 중 왕’(1961) 등 성경을 바탕으로 한 정통 종교영화도 같은 유형이랄 수 있다.

한편 종교계로부터 지속적 상영 금지 압박을 받은 작품이 론 하워드 감독, 톰 행크스 주연의 ‘다빈치 코드’(2006) 는 반종교적 영화로 논란을 일으켰었다. ‘다빈치 코드’ 외에도 예수의 행적은 순진한 신도들을 착취할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는 파졸리니 감독의 ‘성(聖) 마태 복음’(1964), 잔 다르크가 단순한 애국  소녀라기 보다는 프랑스를 구한  종교적인 순교자였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오토 플레밍거 감독의 ‘성녀 잔 다르크’(1957), 1800년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염력(念力)을 갖고 있었던 한 수녀의 사연을 다룬 헨리 킹 감독의 ‘버나데트의 노래’(1943), 예수가 매우 소극적이고 여성 편력자였다는 해석을 담은 마틴 스콜세즈 감독의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유혹“(1988) 등의 그 유형.

그러나 종교영화가 종교인들을 비롯한 일반인에게 큰 감화를 주었지만 반종교적 영화가  종교인들에게 악영향을 키치지는 않았다는 영화비평가들의 분석이다.

“영화들의 목적은 대중적인 관심을 끄는 데 있으며 어떤 종교적 목적이나 의도가 없는만큼 반 기독교 소재를 사용했다고 해서 반드시 반기독교적인 것은 아니다”는 것이다.


종교와 불화를 일으킨 영화 12편

‘황금시대’(1930)부터 ‘다빈치코드’(2006)까지

 

 

<황금 시대 L'Age d'or>

1930년 작품, 감독 : 루이스 브뉘엘, 살바도르 달리


성적으로 불온하고, 사디스트인 블랑쉬 공작이 예수의 형상으로 나타나며, 바티칸이 있는 로마가 과거엔 이교도들의 도시였다고 이야기하는 ‘황금 시대’. 이 영화에서 초현실주의자인 브뉘엘과 달리는, 신성모독을 통해 미학적 목적을 달성하려 했다. 가톨릭 세력의 지원을 받은 단체들은 극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저널을 통해 공개적으로 브뉘엘과 달리를 비난했다. 제작자였던 사를 드 노이야스마저 교회에 의해 비난 받았으며, 귀족이었던 그는 교계에 의해 파문되었다. 결국 경찰이 개입해 영화는 상영이 금지되었다. 1979년, 로마 가톨릭 교회의 사회적 영향력이 일정 부분 감소했을 때 이 영화는 다시 빛을 볼 수 있었다.


<프랑켄슈타인 Frankenstein>

1931년 작품, 감독 : 제임스 웨일


고전 호러의 걸작 ‘프랑켄슈타인’은 1931년 상영 당시 상당수의 관객들로부터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종교적 보수 언론들은 "내 아이에겐 절대 보여주지 않겠다"고 평하기도 했다. 특히 프랑켄슈타인이 시체들을 모아 괴물을 만들어내는 설정은 신의 영역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졌고, "신이 되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알겠어!"라는 대사는 신성모독이라는 이유로 여러 주에서 종교 단체로부터 삭제 압력을 받았다.


<사인 오브 더 크로스 The Sign of the Cross>

1932년 작품, 감독 : 세실 B. 드밀


로마의 네로 황제 시절 기독교 박해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종교 영화의 틀을 빌어 와 그 안에 온갖 스펙터클과 선정적인 장면을 집어넣었다. 1923년과 1956년에 두 번에 걸쳐 <십계>를 만들었고, <왕 중 왕>(27)에서 예수의 삶을 그렸으며, <클레오파트라>(34) <삼손과 데릴라>(49) 등 스펙터클 대작의 장인이었던 세실 B. 드밀 감독. 그가 1932년에 만든 <사인 오브 크로스>는, 성서를 소재로 하면서 한편으로는 말초적 재미에 충실한 오락영화였다.

상업 저널들조차 "저주받을 위선" "완벽한 쓰레기"라며 공격했다. 결국 이 영화는 미국 가톨릭계에 'Legion of Decency'(LOD. 직역하면 '품위의 군대')라는 조직을 결성케 했고, 이후 LOD는 자체적인 영화 등급을 매겨 신도들과 미국 사회에 영향을 주었다.


<사랑 L'Amore>

1948년 작품, 감독 : 로베르토 롯셀리니


지나치게 신앙심이 깊은 어느 순진한 시골 아낙이, 종교적 황홀경의 상태에서 강간을 당해 임신을 하지만, 성 요셉에 의해 수태했다고 믿고 자신이 예수를 낳게 될 거라고 착각한다는 내용에 대해 바티칸은 "종교적 본성에 대한 심각한 질문"을 야기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당국은 이 영화의 상영을 허락했고, 기독민주당은 "누군가가 비판하는 것처럼 신성모독의 혐의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답고 인간적이며 진실된 영화"라고 극찬했다. 이후 미국에 상륙했을 때, 이 영화는 다시 논쟁에 휩싸였고 결국 미국 대법원에서 다뤄진 첫 영화가 되었다.


<마르틴 루터 Martin Luther>

1953년 작품, 감독 : 어빙 피첼


가톨릭의 타락을 비판하고 종교개혁을 이룩한 마르틴 루터에 대한 전기영화. 태생적으로 가톨릭으로부터 비난받을 수밖에 없었다. ‘마르틴 루터’는 '몇몇 조건의 성인들에겐 도덕적으로 지장을 줄 수 있는' 영화인 'A-4'라는 등급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한편에서 가톨릭 저널들은 이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불공정하게 다루고 있으며 "가톨릭 교회에 대한 역사적 오해를 영속화시키려는 의도의 영화"라고 비난했다.


<베이비 돌 Baby Doll>

1956년 작품, 감독 : 엘리아 카잔


갓 스무 살이 되는 베이비 돌(캐롤 베이커)을 둘러싼 두 아저씨들의 음험한 시각을 그린 ‘베이비 돌’에 대해 시사 주간지 ‘타임’은 "지금까지 합법적으로 상영된 미국영화 중 가장 더러운 영화"라고 평했고, 스펠만 추기경이 "이 영화를 보는 사람은 부도덕하고 타락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하자 전 세계의 2천만 가톨릭 신자들이 영화에 반대하며 일부는 극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그 결과 영화를 걸 예정이었던 극장의 77퍼센트가 상영을 철회했으며, 이 영화는 흥행 참패를 기록했다.


<달콤한 인생 La Dolce Vita>

1960년 작품, 감독 : 페데리코 펠리니


영화는 예수의 조형물을 매단 헬리콥터가 로마 상공을 지나가면서 시작한다. ‘달콤한 인생’은 물질 중심의 현대 사회에 대한 도덕적 우화. 사람들은 가치관을 상실했고, 그저 쾌락을 좇을 뿐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세속화된 종교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품고 있다. 이 영화가 이탈리아에서 개봉되었을 때 로마 가톨릭은 둘로 분열되었다. 자신의 교구 신도들에게 영화를 보지 말라는 사제들이 있었는가 하면, 어떤 사제들은 "진정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신앙심의 얄팍함"을 지적한 ‘달콤한 인생’의 영적 가치를 높게 사 신도들에게 추천하기도 했다. 그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엑소시스트 The Exorcist>

1973년 작품, 감독 : 윌리엄 프리드킨


이 영화에 대한 논쟁은 원작 소설이 나왔을 때부터 존재했고, 제작자는 그런 부분을 일정 정도 노리고 영화를 기획했다. 하지만 미국영화협회(MPAA)는 R등급을 부여했고, 미국가톨릭연합은 X등급을 줘야 한다며 대대적인 상영 금지 운동을 펼쳤다. 몇몇 도시에선 미국가톨릭연합 회원과 경찰의 충돌이 있었으며, 경찰들이 영화를 본 후 극장주를 '악마의 영화'를 틀었다는 혐의로 법원에 고소하기도 했다.


<칼리귤라 Caligula>

1980년 작품, 감독 : 틴토 브라스


미국의 대표적인 성인잡지 중 하나인 ‘펜트하우스’에서 제작하고 이탈리아의 에로 거장 틴토 브라스가 연출한 ‘칼리귤라’는 파격적인 성 묘사로 유명했던 영화. 'Morality in Media'(미디어 도덕)이라는 단체의 수장이었던 힐 신부는 음란물 반대 운동의 대표적 인물이었는데, <칼리귤라>가 미국에서 개봉되자 뉴욕과 LA와 시카고의 로마 가톨릭 사제 3,300명과 개신교 목사 2,200명을 대표해 반대 운동을 펼치며 법정 투쟁도 불사했다. 각 도시에서 재판이 벌어졌고, 영화의 배급업자와 제작사 <펜트하우스>에 대한 고소가 뒤를 이었다.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쪽도 만만치 않았다.


<예수의 마지막 유혹 The Last Temptation of Christ>

1988년 작품, 감독 : 마틴 스콜세지


신과 인간 사이에서 갈등하는 예수의 모습을 그린 영화. 자극적 소재와 스콜세지라는 감독의 이름을 믿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했던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손을 털고 나가 떨어졌다. 결국 제작을 맡게 된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갈등을 무마하기 위해 팀 펜랜드라는 사람을 '크리스천 컨설턴트'로 고용했으나, 그는 곧 그만두고 안티 세력에 합류해 버렸다. 대학 선교 단체인 CCC의 창립자 빌 브라이트 목사는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이 영화의 제작비인 650만 달러를 줄 테니 완성된 필름을 넘기라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개봉 일주일 전부터 극장 근처에 피켓 시위가 일어났으며, 전 세계의 가톨릭 및 기독교 국가에서 보이코트 운동이 발생했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Passion of Christ >

2004년 작품, 감독 : 멜 깁슨


뿌리깊은 가톨릭 집안 태생인 멜 깁슨의 성서 해석은 독특한 점이 있었고 묘사는 지나치게 직접적이어서 몇몇 장면은 호러 영화로 보일 정도였다. 이 영화의 묘사는 다분히 선정주의적이었고, 유대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지나치게 편협했다. 메이저 스튜디오로부터 펀딩을 거부당한 멜 깁슨은 자신의 돈으로 이 영화를 완성해야 했으며, 개봉에 임박했을 땐 논쟁의 정점에 섰다.


<다빈치 코드 Da Vinci Code>

2006년 작품, 감독 : 론 하워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반유대주의 때문에 논란이 일었는데 반해 ‘다빈치 코드’는 예수의 신성에 대한 모독으로 가톨릭과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 단체들은 영화 상영에 맞추어 투쟁 전선에 섰다.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자식을 낳았고 그 혈통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는 설정이 논란의 초점. 한국에선 기독교 단체가 가처분신청을 통한 상영 철회를 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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