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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구 종교時論: ‘종교적 갈등’은 토론 아닌 조정과 타협으로 해결해야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0/02/16 [13:24]

강명구 종교時論: ‘종교적 갈등’은 토론 아닌 조정과 타협으로 해결해야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0/02/16 [13:24]
 

종교 時論

‘종교적 갈등’은 토론 아닌 조정과 타협으로 해결해야


강명구(한국종교청년협의회 사무총장)


나는 세계종교신문 창간호 인터뷰를 통해 “젊은 정치감각으로 종교간 화합을 이뤄 보겠다”고 호언장담했었다. 또한 7대 종단의 청년협의회를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범종교종합지에 그러한 기사가 나갔다는 것에 대단히 고무됐었다. 신학을 전공하고 정계에서 잔뼈가 굵은 내게 맡겨진 탤런트와 책무가 바로 이것이란 생각도 했었다. ‘바람직한 정치사상은 종교적 심성이 형성하지만 종교갈등의 해소는 정치력이 있어야 한다’는 내 소신을 펼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정치계의 복잡다단한 실타래를 푸는 것보다 종교계의 얽히고설킨 문제를 해결하기가 더 어렵게 느껴졌다. 2008년 11월 한국종교청년협의회(이하 종청협)를 창립하고 이후 단 한 차례의 포럼을 개최해면서 곤욕을 치렀으며 오해도 받았다. 종교계에선 정치계보다 더 조심스럽게 일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종교는 지식의 경지를 넘어선 믿음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뇌 과학자들은 지식과 믿음의 정보처리시스템이 다르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즉 지식정보가 들어오면 그 옳고 그름을 판단해 기억을 수정하지만 믿음의 정보처리에선 자신과 다른 정보가 들어오면 그 정보가 옳아도 기억을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저항하며 원래의 믿음을 더 강화시킨다는 것이다.

결국 지식정보에 관한 토론은 바람직한 결과를 낳지만 신앙에 관한 논쟁은 최악의 경우 전쟁까지 일으킨다.

한 신문의 칼럼니스트는 현재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세종시 문제도 ‘믿음정보’로 보았다. 서로 억지를 부리며, 속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대를 ‘다르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나쁘다’라고 결론을 내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토론으로 타협책을 찾기가 힘들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를 해결하는 것은 정치와 타협이라고 했다.

믿음정보로 똘똘 뭉친 종교야 말로 세종시문제 해결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 토론은 논쟁으로, 논쟁은 갈등과 다툼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다고 다종교사회에서의 갈등을 방관할 수는 없다. 결국 정치적 타협과 조화, 조정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피상적인 종교화합운동에서 한걸음 나아가 실질적 종교간 이해와 조화를 위한 활동이 필요하다.

종청협을 꾸려오면서 그동안 조심스럽게 처신해 온 것도 벗어날 때가 됐다고 본다.  그동안 쌓아온 탤런트를 바탕으로 ‘종교와 정치 상생을 통한 사회발전’이란 책무에 힘써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제 서서히 종청협의 활동재개에 자신을 갖고 시동을 걸고자 한다. ‘모든 종교 속에 내제된 사랑과 자비, 자유와 평화로운 삶’을 실천하기 위한 종청협의 과제를 하나하나 추진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나의 주장과 의지를 밝힐 기회를 주신 세계종교신문에 감사한다. 앞으로 정치에 관심있는 청년종교지도자로서 종교현상에 대한 나의 생각과 주장을 펼칠 기회가 많이 주어지길 바란다.


* 위 기사의 내용은 본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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