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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유영배 칼럼:종교단체도 사회적 기업에 참여해야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0/02/16 [13:21]

오피니언/유영배 칼럼:종교단체도 사회적 기업에 참여해야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0/02/16 [13:21]
 종교단체도 사회적 기업에 참여해야


얼마 전 웅진그룹의 계열사인 ‘웅진홈케어’가 사업권 일부를 청소전문 사회적기업인 ‘함께 일하는 세상’(이하 ‘함세상’)에 무상으로 양도했다. 웅진홈케어는 도어 록 사업과 가정전문 위생관리 서비스를 주업무로 하는 회사였는데 지난해 수익성 제고를 위해 구조조정을 하면서 홈클리닝 사업의 매수자를 물색하던 중 사회적기업인 ‘함세상’에 사업권 절반을 기부한 것이다.

‘함세상’은 웅진그룹의 홈 클리닝 사업부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직원까지 모두 인수받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급여도 시장 평균치보다 높여 주었다. 그러자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진 것은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들의 신뢰도도 높아져 비싼 비용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를 이용하는 고객이 늘어나 회사도 안정되어 갔다. 사회적 기업이 성공한 좋은 사례이다.

1990년대 초부터 알려지기 시작한 사회적기업(Social Enterprise)이란 이윤추구만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기업과 달리 장애인․노숙자 등 취약계층에게 일자리제공, 의료․교육 등의 공공서비스를 통한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통해 발생되는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민간기업을 말한다.

자속가능 발전분야의 석학인 존 엘킹턴은 사회적기업을 다음의 세 가지로 정의했다. 즉 시장에서 돈을 벌면서 사회적 가치도 지키는 사회적 비즈니스, 물건이나 서비스를 팔아 매출도 올리면서 기부도 받는 개념인 혼합비영리기관, 혁신적 모델을 도입해 자원봉사와 기부 등 외부 자원을 잘 동원하는 혁신적비영리기관이 그것이다. 

사회적기업의 특징은 정부에서 육성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에서는 2001년도에 노동당정부가 사회적기업 담당부서를 설치하고 지원을 시작해 현재 6만여개의 사회적 기업이 운영되고 있으며, 유럽의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비영리조직, 유한회사, 협동조합 등 다양한 형태로 사회적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요구르트 회사인 ‘그라민-다농’, 잡지 출판 판매 수익으로 노숙자 재활을 지원하는 ‘빅 이슈’ 등이 유명한 사회적 기업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초기단계여서 사회적기업이 활성화되어 있지 못한 상태이며, 노동부의 인증을 받아야 ‘사회적기업’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교보 다솜이 간병봉사단’으로 출발해 2007년에 ‘사회적기업육성위원회’의 공식인증을 받은 ‘다솜이재단’이 사회적기업 제1호이다. 

현재 사회적기업으로 앞에서 언급한 ‘함께 일하는 세상’과 ‘다솜이재단’ 외에 재활용품을 수거해 판매하는 ‘아름다운 가게’, 폐타이어 등의 재활용품으로 만든 악기로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공연을 펼치는 ‘노리단’, 장애인들이 유명메이커들의 모자를 생산해 내는 ‘동천모자’ 등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현재 서울지역에 240개의 사회적기업에 6천700여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지방에도 소수의 사회적기업이 운영되고 있으나 명맥을 유지하는 선이라고 봐야 한다.

서울시는 2012년까지 1천개의 사회적기업을 육성해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2만8천개를 만들기로 했으며, 대전시도 2012년까지 사회적기업 100개를 육성해 취약계층 2천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렇게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하자 이에 힘입어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아직은 불모지와 같은 이 사업분야에 종교단체의 참여율은 높지 않은 편이다. 노숙자, 장애인, 미혼모, 윤락녀 등 소외당하는 취약계층이라 하더라도 그들은 적선하는 식의 도움을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더욱 처참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떳떳한 일자리가 주어지는 것 이상의 기쁨이 없다. 자기도 이 험한 세상에서 자립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외계층으로 하여금 자긍심을 가지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종교단체들이 사회적 기업에 좀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는 종교의 이상을 보다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 길이기도 한 것이다. 종교단체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기대해 본다. (기획위원 유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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