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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한국인이여 한글을 사랑합시다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09/09/27 [13:50]

OPINION-한국인이여 한글을 사랑합시다

이광열 기자 | 입력 : 2009/09/27 [13:50]

OPINION

한국인이여 한글을 사랑합시다


우리 한글을 이방민족이 그들의 공식 문자로 쓰고 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바우바우시에 거주하는 인구 6만의 찌아찌아족이 그들이다. 문자가 없는 이들 소수민족은 찌아찌아어를 표기하는 문자로 한글을 도입해 쓰고 있는 것이다. 과학적인 표음문자로서 한글의 우수성이 입증된 셈이다.

한글은 조선조 4대 왕인 세종대왕께서 창제하여 1446년 10월 9일(세종 28년 음력 9월 상순)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으로 반포한 우리 민족의 고유 문자이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의 조합이 과학적이고, 어순이 순차적으로 배열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고 배우기도 쉽다. 또한 음소문자라서 표현력이 풍부하고, 발음이 확실하기 때문에 의사 전달이 정확하다. 백성들이 쉽게 읽고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세종대왕의 말씀을 실감할 수 있는 훌륭한 문자이다.

1996년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 언어학자들의 학술회의에서는 한글을 세계 공용어로 쓰면 좋겠다.고 하는 토론이 있었다고 한다. 미국 메릴랜드대의 램지 교수는 서양의 모든 알파벳이 수백 년에 걸쳐 수많은 민족의 손을 거치면서 개량된 것인데 반해 한글은 창제된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에 매우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의미를 두었다.

이렇게 평판이 높은 한글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한가? 조선시대에는 중국 사대주의에 젖은 지도층에서 한글을 언문이라 하여 배우지 못한 상것들이나 쓰는 천한 글로 치부하였다. 그런 현상은 이 시대에도 다르지 않아 지도층일수록 영어를 많이 쓰고 있다. 이는 미국 사대주의에 젖은 탓이라 아니할 수 없다. 심지어 언론매체에서까지 한글로 표현해도 될 만한 것들을 영어로 표기해 당혹스러운 때가 있다.

얼마 전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서울시의 세종 이야기에 대한 기사는 우리 한글의 현주소를 보여주었다. 지난 8월29일자 어느 신문의 광화문 지하광장 세종 이야기 한글날 개관 제하의 보도 기사에는 영어 단어가 무려 스물한 번이나 사용되었다.

세계화시대에 웬 막힌 생각이냐고 힐난할지 모른다. 영어를 쓰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영어가 필요한 분야에서는 당연히 쓰되 대중매체인 신문에는 외국어를 남발하기보다 배움이 짧은 사람도 이해하기 쉽도록 한글로 썼으면 하는 것이다. 특히 ‘한글’을 다루는 기사에서는 더욱 그렇지 않겠는가.

프랑스인들은 외국 사람이 영어로 물으면 영어를 할 줄 알면서도 프랑스 말로 대답한다고 한다. 그러고서 상대가 못 알아들으면 그때서야 영어로 다시 답한다고 한다. 그만큼 자국어에 대한 긍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할 필요까지는 없다. 하지만 긍지를 가지기는커녕 스스로가 외국어를 남발하면서까지 한글을 외면해서야 되겠는가. 유네스코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인정하고 세계 언어학자들이 세계 공용어로 쓰자고 주장하는 훌륭한 한글, 외국에서 자기네 문자로 도입해 쓰고 있는 부족이 있기까지 한 우리 한글을 우리가 적극 애용하지 않으면 되겠는가.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5년 전 앞으로 100년 내에 인류 언어의 절반 정도, 비관적으로는 90퍼센트가 새로운 통신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소멸할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이 신문은 또 세계 언어 사용권의 판도는 11개의 지배적 언어권에 종속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글이 11개의 지배적 언어권으로 살아남으려면 국가가 강성해져야 함은 물론 세계에 널리 보급해야 한다. 그러려면 문자가 없어 고유의 언어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소수민족들을 대상으로 한글을 적극 수출해야 할 것이다.

한글을 부족의 공식 문자로 도입한 찌아찌아족의 탁월한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한글의 세계화에 상서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유지영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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