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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통신-日本국민, 종교의 정치참여 냉담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09/09/25 [13:03]

도쿄통신-日本국민, 종교의 정치참여 냉담

이광열 기자 | 입력 : 2009/09/25 [13:03]

도쿄 통신

日本국민, 종교의 정치참여 냉담

행복실현당 중의원 선거서 참패

‘행복의 과학’ 오카와 교주가 창당


일본의 한 신흥종교단체가 창당한 ‘행복실현당’이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참패를 당함으로써 종교의 정치 참여에 경종이 되고 있다.

민주당 압승으로 끝난 지난 8월30일 ‘제45회 일본 중의원 총선거’에서 행복실현당은 총 317명의 후보를 냈으나, 1개의 의석도 건지지 못했다.

일본은 공탁금으로 후보자 1인당 300만~600만엔을 법무국에 납부토록 돼 있는데, 일정 이상의 득표수를 얻지 못하고 낙선하면 이 공탁금을 돌려받지 못한다. 따라서 행복실현당이 회수하지 못한 금액은 무려 10억엔에 이른다.

행복실현당은 1980년대에 등장한 일본의 신흥종교단체인 ‘행복의 과학’이 결성한 정당이다. ‘행복의 과학’은 동경대 출신의 오카와 류호(大川隆法·53세)가 1986년에 창종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행복실현당 총재로 뛰었으나, 국민들의 표를 얻는데 실패했다. 동경대에서 영미문학을 전공한 오카와 교주는 대기업에 다니다 지난 1981년부터 스스로 영계(靈界)와 교통했다고 한다. 그는 창종 이후 저술활동을 하며 이름을 날렸는데, 그가 1987년에 쓴 ‘태양의 법’은 400만부 이상 팔려나갔다. 책 판매로 80억엔을 벌어들인 셈이다. 전국적으로 점포망을 가진 기노쿠니야쇼텐(紀伊國屋書店)이 조사한 지난 7월 월간 판매량 랭킹 50위에 오카와 교주의 책이 5권이나 올라가 있다.

오카와 교주는 500종이 넘는 책을 간행하며 출판물 판매수입으로 인재도 확보하고, 교단도 키워나갔다. 이번에 행복실현당을 통해 선거에 뛰어들었던 입후보자 상당수가 동경대와 와세다대 등 명문대 출신이며, 일본은행, 소니 등 관료나 대기업 출신 인사도 많았다고 한다. 올해 경제전문 주간지 ‘다이아몬드’(9월12일자)가 독자적으로 조사·발표한 종교법인 신자수 랭킹에 따르면 1위는 일본 신도(神道) ‘신사본청(神社本廳)’이 6500만명으로 1위, ‘행복의 과학’이 1100만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 교단은 지난해 5월 서울에도 지부를 개설했으며, 오는 2010년 4월 개교 예정으로 중·고등학교도 건립중이다.

 ‘행복의 과학’의 신앙 대상은 ‘엘 칸타아레’라고 부르는 지구상 최고급 영혼이다. 그 의식의 일부가 부처님으로 지상에 내려 왔고, 현재는 오카와 교주 자신에게 내려왔다고 주장한다. 기본교리는 ‘올바른 마음의 탐구’와 ‘사정도(四正道)-사랑, 지, 반성, 발전(愛·知·反省·發展)’이며, 기본교전은 ‘불설·정심법어(佛說·正心法語)’다. 불교적인 분위기를 띠고 있으나, 불교 계통의 종교는 아니라고 한다.

일본에서 종교단체를 등에 업고 정당이 들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64년 창당해 현재 중의원(전체 480석)에서 의석수 31개를 점유하고 있는 공명당이 있다. 공명당의 창당 배후가 바로 창가학회다. 한국에서는 SGI불교로 불린다. 공명당은 창당 초기에 ‘불법(佛法) 민주주의’ ‘왕불명합(王佛冥合)’ 등 종교적 목적을 내세웠으나, 창가학회 총재인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가 정교분리를 선언하면서 현재는 정당 내에서 종교색을 지워나가고 있다.

종교의 정치 참여에 대한 사회적 시각은 따갑다. 이보다는 종교가 소속 정치인을 참된 신앙인으로 키워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행복의 과학’이 주축이 된 행복실현당이 일본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 속에 재기할 수 있을지 좀더 지켜볼 일이다. <이시바시 겐니치 일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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