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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을 다룬 종교기사들(8.15-9.5 기사분석)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09/09/22 [11:44]

화합을 다룬 종교기사들(8.15-9.5 기사분석)

이광열 기자 | 입력 : 2009/09/22 [11:44]
 
 일곱 빛깔 사랑과 희망을 나누는 대국민 축제

- 7개 종교 모여 종교문화축제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행사


개신교,불교,천주교,원불교,유교,천도교,민족종교 등 국내 7개 종단이 함께 마련하는 제13회 대한민국 종교문화축제가 9월 5일 국립중앙박물관 광장에서 열렸다. 조선일보 김한수 기자는 정연택 종지협 운영위원장의 코멘트를 통해  "여러 종교가 얼마나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행사"라고 소개했다.

7개 종단 수장들의 협의체인 한국종교지도협의회(의장 엄신형 목사 · 한국기독교총연합 대표회장)가 '사랑나눔,희망나눔'을 주제로 연 올 축제는 나눔,체험,전시,공연의 4개 마당으로 진행됐다. 나눔마당에서는 종교별 경전과 베스트셀러 등 100여점을 소개하는 책 전시와 장대 피에로,페이스페인팅이 이루어졌다.

체험마당은 팔찌묵주 만들기,가훈 써주기,불화 그리기 등 종단별로 준비한 체험거리와 종교 지도자 등이 소외계층을 위해 물품을 내놓는 희망나눔 기부행사, 가족과 지인 등에게 엽서 · 문자 메시지 등을 보내는 희망엽서 보내기 등으로 진행됐다.

각 종단의 사회봉사 활동을 담은 사진전,퀴즈 대행진,타악퍼포먼스, 종단별 예술마당 등도 펼쳐졌으며 장애인 한빛예술단, 미쓰고밴드, 가수 애프터스쿨 등의 사랑희망콘서트도 열렸다.

1997년 창립 이래 세대 간, 계층 간, 종교 간의 갈등 해결과 국민 화합을 위해 솔선해 온 (사)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는 우리의 역사 속에서 중요한 문화적 요소로 자리매김해 온 종교문화를 한 자리에 소개하고, 각 종단 간 문화예술 교류를 통한 화합을 도모하고자 매년 대한민국 종교문화축제를 개최해 왔다.


'사회화합·종교상생 위한 언론역할' 포럼


지난달 24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천지일보(발행인 전춘동)이 ‘사회 화합과 종교 상생을 위한 언론의 역할’이란 주제로 창간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의 과정은 오마이TV를 통해 생중계 됐는데 어지러운 정국 극복과 국민이 염원하는 화합을 위해 언론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두고 윤승룡 전 청와대 정보수석의 '사회 화합을 위한 사회일간지의 역할'이란 주제와 토론도 있었다.

윤승용 전 홍보수석은 "우리 사회는 각종 갈등이 복합적, 집중적으로 교집돼 있는 대단히 흥미로운 나라 중 하나"라며 다문화·다종교 사회로서 갖가지 이념이 존재하는 나라임을 강조했다. 그는 '과연 우리 사회 언론이 사회 갈등 치유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에 주목했다. "갈등구조가 복잡하면 이를 조정하거나 봉합해야 하지만 이제까지 '봉합'은커녕 '조정'은 말할 것도 없고 '조장'에 앞장서 왔던 것이 한국 언론의 역사"라며 "정파별 이념적 스펙트럼에 따라 갈등을 조정하기보다는 조장해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자정신을 강조, 깨어 있는 독자정신을 갖춘 독자시민운동, 소비자주권운동도 선행돼야 함을 강조했다. 토론은 주로 언론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이루어졌다.

이규원 세계종교신문 주필은 ‘종교 상생을 위한 범종교지의 역할' 이란 발제문을 통해 “종교의 포화 속에서 범종교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종교전문지 종사자들은 종교간 소통을 원활히 하는 가교역할을 자임하고 있다"며 범종교지의 필요성에 대해 "범종교지는 보도영역이 무당에서 서양종교까지 모든 종교를 아우르고 있어 한 지면에서 다양한 종교소식을 접할 수 있어 화합과 교류를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토론에서는 사회를 이끌어야 할 종교가 오히려 사회의 걱정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이 그것을 해소하는 데 어떤 역할로 기여할 수 있을까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정웅기(종교자유정책연구원) 사무처장은 "한국의 기성언론이 종교를 다루는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며 "양적으로 봐도 일반 언론에서 그동안 종교에 할당된 지면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다뤄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밝혔다.

임종권(크리스챤신문) 편집국장은 토론문을 통해 "종교를 앞세워 적대와 다툼을 부추기는 것은 단지 권력층들이 자기의 이익을 위해 종교를 이용한 결과"라며 "특히 우리나라 종교지는 소속 종교에 대한 뉴스와 논평에 국한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정용상(동국대 법대) 학장은 "각 종교가 페어플레이 한다면 상생하며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배타적 우월주의에 함몰되어 '너 죽고 나 살자'식으로 치닫고 있다"며 "지금은 오히려 국론분열의 원형처럼 역으로 걱정을 끼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교언론은 선교의 목적 외에도 종교간 대화와 평화를 위한 사회적 공기로서 언론의 사명을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덧붙여 종교언론의 화합과 소통이 종교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간 ‘종교는 왜 정치를 욕망하는가’ -정치와 종교의 밀월을 다뤄

 

언론들은 미국 컬럼비아대 인문학교수인 정치철학자 마크 릴라의 '사산된 신'(바다출판사 펴냄)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현대에 다시 일고 있는 ‘정교일치’를 비판하는 데 초점을 둔 것이다. 이 책은 서구사회에서 400년 이상 지속한 종교와 정치에 관한 논쟁을 짚었다.

그는 1천여년간 이어진 정교일치(政敎一致)에 대항해 정치와 종교의 분리를 외친 16세기 계몽주의자들로부터 시작해 20세기 초반 갑자기 부활해 2차대전을 낳았던 메시아주의적 정치신학까지 소개한다.

1000년 넘게 이어져오던 정치와 종교의 밀월은 16세기 로크와 흄, 홉스 같은 계몽주의자들에 의해 회의의 대상이 됐고, 이로부터 정교분리의 위대한 도전이 시작됐다. 그러나 18세기 칸트는 종교가 바람직한 사회를 건설하는 데 공헌할 수 있다고 봄으로써 종교를 다시 정치에 접목시켰고, 헤겔도 종교를 사회적 화합의 힘으로 치부했다. 이를 바탕으로 19세기 독일에선 종교가 이전처럼 정치를 위협하거나 광신주의를 불러일으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자유주의 신학’이 등장했다. 그러나 1차 세계대전의 재앙은 그들이 꿈꾸던 신이 ‘사산된 신’이었음을 드러냈다고 릴라 교수는 지적한다.

1933년 히틀러가 권력을 잡기 전 신교 목사들과 신학자들로 구성된 독일 기독교인들은 나치 사상을 지지하고 나섰으며 기독교 교리에서 유대교적 요소를 제거하고 복음을 보다 단정적이고 민족적인 측면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독일 기독교인들은 "그리스도가 아돌프 히틀러를 통해 우리에게 왔다. 그의 권력과 정직함, 신앙과 이상을 통해 구세주가 우리를 발견했다"고 선전하기도 했다.

저자는 두차례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 9.11테러와 이라크전쟁을 겪은 21세기의 우리가 정교(政敎) 분리가 완성됐다는 오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종교적인 열정이 다시 세계 정치를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는다.


유일신을 믿는 유대,기독교,이슬람의 화해 가능성은?


한편 유일신을 믿는 세 종교의 형성 과정과 투쟁 양상을 철학적으로 분석하고 대화를 통한 공존 가능성을 모색한 책 ‘신의 반지’도 소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저자 독일의 철학자 페터 슬로터다이크는 '초월성'을 바탕으로 형성된 종교가 영향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으며 이제 사람들은 전처럼 무턱대고 신을 믿지 않는다면서 열성적인 종교 간 분쟁이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모든 일신교에는 다른 종교에 대한 질투와 경쟁심이라는 갈등 유발 요소가 잠재돼 있고, 팽창주의가 내재해 있다면서 "이제 일신교들은 저 높은 곳에서 내려와 땅에 발을 딛고 서서 지금까지 유지해오던 계몽주의적 교리와 비이성적인 열성적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권한다. 여러 종교가 자기들만 진리라고 주장하지만 결국 판단은 대중의 몫이라는 의미다는 서평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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