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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단합 넘어 다종교 국가의 모범보여주자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09/09/22 [11:40]

개신교 단합 넘어 다종교 국가의 모범보여주자

이광열 기자 | 입력 : 2009/09/22 [11:40]
 

개신교 단합 넘어 다종교 국가의 모범보여주자

 

WCC의 개최의미 보여주는 

달라이 라마마와

대만 추기경의 포용


9월 3일자 조선일보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2013년 부산에서 열리게 것에 대해 “부산 세계 '교회 올림픽'에서 한국 교회가 세계에 보여줄 것”이란 제하의 사설이 실렸다. WCC는 110개국에서 장로교 감리교 루터교 성공회 정교회 등 349개 교단 5억8000만명이 가입한 세계 최대 개신교 협의체이다. 따라서 “부산 10차 총회는 한국 개신교 역사에 드문 경사이자 아시아 개신교의 발전과 역동성을 세계에 과시할 기회다”라고 그 의미를 분석했다. 아울러 “행사준비 과정을 통해 한국 교회는 분열과 대립을 떨치고 세계 교회와 함께 인권, 빈곤, 핵, 환경, 인종갈등과 국제분쟁, 폭력극복 등 인류 공통 과제에 대해 서로 깊은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부산 총회에 참석한 세계 교회 지도자들에게 개신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등이 사이좋게 공존하는 다종교의 모범을 가꾸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역설했다.

 

이날 조선일보 사설과 함께 1면 톱자리에 앉힌 사진도 인상적이었다. 대만의 태풍 모라꼿 피해자를 위로하기 위해 방문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대만 추기경이 활짝 웃으며 포옹하는 사진이었다. 달라이 라마 초청에 대한 중국과의 민감한 정치문제를 뛰어 넘어 종교를 통한 화합을 보여 준 것이다.


달라이 라마의 위문 방문

여야, 국가 간의 정치적 이해 얽혀


달라이 라마와 대만 추기경이 포옹하는 사진은 보기 좋은 편집이었지 그 이면엔 정치와 종교의 갈등이 깊이 깔려 있다.

우리나라도 중국과의 관계 때문에 초청하지 못하는 달라이 라마인데 양안관계의 냉각을 초래할 수 있는 대만 방문은 중국-대만간 민감한 정치 상황이었다.

지난달 말 연합뉴스 홍콩 특파원의 보도에 따르면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지난 8월 27일 중국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위험을 무릅쓴채 자신이 최근 대만을 강타한 태풍 '모라꼿'으로 피해를 입은 생존자들을 위로키 위한 달라이 라마의 대만 방문을 허용키로 동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마 총통은 태풍 `모라꼿'에 대한 늑장대응에 따른 지지도 하락, 야당의 압박 등 여러가지 요소들을 고려해 고심끝에 달라이 라마의 대만 방문을 허락했다. 한편 대만과 홍콩의 일부 언론 매체는 천쥐(陳菊) 가오슝 시장이 민진당의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달라이 라마를 초청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외외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게 될 달라이 라마의 대만 중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국의 대만사무판공실은 27일 마 총통이 달라이 라마 방문을 승인한 지 몇 시간 만에 성명을 내고 "어떤 형식이든, 어떤 자격이든 달라이 라마의 대만 방문을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달라이 라마를 초청한 민진당 측을 강력히 성토했다.

성명은 또 "달라이 라마는 순순한 종교인이 아니다"면서 "그는 종교라는 허울 아래 지금까지 분리주의 활동에 관여해 왔다"고 비판했다.

마 총통으로선 중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왕위츠 대만 총통부 대변인이 "달라이 라마의 방문 허용이 양안 간 관계를 해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는 인도적이고 종교적인 고려에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과 대만 정부는 민감한 종교적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와 관련해서 대담 야당 민진당만 공격할 뿐이다.

조선일보는 1면 톱에서 달라이 라마와 대만 추기경이 포용하는 사진을 내 보내던 날, 18면의 분석 기사를 통해 그러한 정치적 상황을 보도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 2일자 "중국 정부가 취한 두 조치는 60년 만의 양안 간 직항 정규노선 허용이나 중국의 구매사절단 대만 파견 등과 비교하면 대만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 사소한 사안"이라는 내용을 소개한 것. 그러면서 "중국이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을 전혀 비난하지 않고 야당인 민진당만 비난한 점을 종합해보면, 양안 관계를 해치지 않고 마 총통을 보호하려는 고도로 계산된 항의임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마 총통이 사전에 중국에 특사를 보내 달라이 라마 방문 허용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념과 정치 때문에

분열된 WCC의 수난


개신교 올림픽이 열림으로써 국내 개신교의 분열이 봉합되길 바라는 언론의 주문이 있따랐다.

국민일보는 1959년 장로교회가 합동과 통합으로 분열된 것을 분석하며 ‘세계총회를 통해 50년 이산을 끝내자’는 기사를 내 보냈다. 분열의 표면적인 이유는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신앙 노선 수용과 총회신학교 교장 박형룡 박사의 교비 부정 지출 사건이었다는 것.

그리고 총신대 박용규(역사신학) 교수의 "결국 분열의 주원인은 WCC와 에큐메니컬 운동을 신신학이나 자유주의신학으로 평가했던 예장합동과 그렇게 생각지 않았던 통합의 시각 차에 있다"는 발언을 소개하며 "양 교단은 분열에 대한 진지하고 깊은 책임 의식을 갖고 전통적 신앙을 고수하면서 화합과 일치를 모색하기 위한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오마이뉴스 김대중 전대통령 서거시 “종교계의 DJ, 왜 안 나오나?,종교계에서도 세계적 평화운동가 나와야” 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오마이뉴스의 시각에서 개신교의 분열을 분석했다. 즉, 에큐메니컬 운동이나 교비유출사건보다는 정권유지와 정치적 이념 때문에 종교의 분열을 가져 왔다는 것.

오마이뉴스는 “개신교의 반공주의는 미군정과 한국전쟁 기간을 거치면서 강화되었고 분단 상황에서 한국 교회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며 “ 그 과정에서 한국교회는 대분열의 아픔을 겪었다”고 분석했다.

1959년 세계교회협의회(WCC)와 미국교회협의회(NCC-USA)가 미국정부에게 중국의 UN가입을 지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자 미국의 보수교회들은 WCC와 NCC를 용공집단이라고 격렬하게 비난했고 그 영향은 한국에도 미쳤다.

대한예수교장로회의 경우 WCC 가입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고 WCC가입을 지지하는 측은 통합 측으로, 가입을 반대하는 측은 합동으로 분열했다. 1961년에는 감리교와 성결교도 같은 이유로 분열해 감리교는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와 예수교감리회(예감)로, 성결교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예수교대한성결교회(예성)로 갈라섰다.

한국교회 대분열의 배경에는 반공주의를 통해 정권을 유지하려 했던 이승만 정권의 공작도 한 몫을 했다고 분석했다. 실례로 이승만 정권은 WCC회의에 참석하려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비자발급을 거부하고 반 WCC진영에 대해서는 재정적 지원을 하는 등의 많은 혜택을 베풀었다. 50년대 반공주의를 통해 이승만에 협조하고 교회분열을 앞장섰던 개신교 보수주의자들은 공산주의와 대결을 영적인 전쟁으로 이해했고 현재까지도 북한에 대해서는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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