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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학자 나채운 교수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3/09/09 [15:19]
종교지도자들이 공부해야 교회가 바로 선다

성서학자 나채운 교수

종교지도자들이 공부해야 교회가 바로 선다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3/09/09 [15:19]
 
“신도수 자랑보다 하나님 말씀 제대로 전해야”
 
▲     © 매일종교신문

대담자: 나채운 교수(성서학자)
           이옥용(인터넷 매일종교신문 ․ 범종교신문 발행인)
일시 및 장소: 9월 6일 영락교회

사진=황광현 사진전문기자


 
국내 유일의 종교전문지, 매일종교신문의 자매지 범종교신문이 창간 4주년을 맞았다.
종교․ 종파간 이해와 화합, 그리고 바람직한 종교지도자들의 자세를 모색하는 동시에 고정된 틀에 갖혀 그릇된 종교심으로 미망과 현혹에 빠져드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신앙세계를 보여주고자 창간된 매일종교신문과 범종교신문은 그사이 나름의 역할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리고 지난 7월 1일 매일종교신문 창간과 동시에 종교연합단체와 각 종단지도자들과의 대담을 통해 그러한 의미를 총정리하는 기획특집을 마련했다. 7대종단 모임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와 한국종교연합을 비롯해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박남수 천도교령 겸 한국종교연합회장, 김희중 대주교 겸 KCRP 대표회장, 신만종 한국이슬람교 이사장 등과 매일종교신문, 범종교신문의 취지에 따르는 주제를 놓고 대담을 나누며 본지와 매일종교신문에 상세하게 그 내용을 전달해 놓았다.

종교지도자들의 말씀은 공통된 지향점이 있었으며 우리 신문의 취지와 목적과 다를 바 없었다.

“세상이 염려하는 종교가 되지않기 위해선 정직, 질서, 배려정신 등 종교인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하느님은 숫자와 양으로 일하시는 분이 아니다. 교회의 신장보다 영적 성장이 중요해졌다.”
“모든 종교에 道가 있다. 사랑을 파는 종교에서 사랑을 나눠주는 종교가 되야 한다”
“이 세상의 이치는 밥 한그릇의 이치를 아는데 있다. 종교는 세상, 창생, 세속을 먹고 살아야 한다.”…

구구절절 하나님 나라의 평화와 이 세상의 평화를 이룰 수 있게 하는 말씀이었다.

범종교신문 창간4주년 대담 특집으로 개신교계의 종교지도자와의 대담을 마련했다. 
종교단체활동과 목회를 하는 종교지도자가 아닌 원로 성서학자로서 성서의 입장에서 오늘날의 종교현실을 해석하며 그 문제의 해법을 들어보기 위해서였다.

현재 불교계는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놓고 심한 갈등과 분열을 보이고 있으며 개신교계는 WCC 세계총회 등을 앞두고 보수교단과 진보교단이 대립되어 있다. 종교세에 대한 입장도 달리하고 있다. 세습문제, 초대형교회에 대한 비판, 교계의 금권․ 권력 분쟁 등 종교가 오히려 세상사람들에 걱정을 끼치는 사항들이 많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이해가 엇갈리는 현장 성직자가 아닌 객관적인 시각으로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는 원로 종교학자를 통해 분석하며 나름의 해결방안을 도출하기 위해서다.

나채운(81세) 교수는 성서학자로서 뿐만 아니라 국어학자, 문학자로서 기독교의 가장 기본적인 성경을 연구하고 그 정신을 전파하는데 평생을 바쳐 왔다. 따라서 그 근본정신에 기초한 대한민국 종교계의 문제점, 교회현실에 대한 관점과 근본적 개선점 등을 아무런 이해 관계없이 말할 수 있다는 본지 발행인을 비롯한 기자들의 생각이었다.

물론 평생 가르치고 몸담은 후학 목회자들과 학교, 단체들의 입장을 배려해야겠지만 원로 성서학자로서의 자세는 누구보다 자유롭다는 판단에서였다.   

성서학자, 국어학자, 문인으로서 사역 펼친 삶
“내게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는 목회보다 학문”


나 교수는 다른 종교에 대해선 자신이 왈가왈부할 수 없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또한 “나에게 하나님이 주신 능력은 목회보다 학문이다”라며 세간에 거론되고 있는 교회와 목회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답했다. 겸손했다. 그리고 평생 신학교육과 성서연구, 종교문학에 전념한 학자답게 온화했다. 영락교회 본당 뒤 벤치, 초가을 햇빛에서 대담을 나누는 그의 얼굴은 8순을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해맑았다. 마음 편히 대면할 수 있는 성직자 모습이었다.

그러나 교회의 예배 형식과 성경의 그릇된 해석 등에 대해선 단호했다. ‘깐깐’할 정도였다.

“목회자들이 공부를 해야 교회가 살아납니다. 신자수를 자랑하는 것보다 하나님 말씀을 올바르게 전해야 합니다.”
‘교회의 예배가 엉망진창’이라며 단호하게 지적했다.

신약학과 국어학을 전공한 나 교수는 우리말 주기도와 사도신조(나 교수는 ‘사도신경’이 그릇된 번역임을 강조)에서 각각 20여곳의 오류를 바로 잡아 1988년 17개 교단의 개정 감수를 거쳐 개정판을 낸 바 있다. 그러나 아직 많은 교회에서 그릇된 기도를 하고 있는 것에 한탄을 쏟아냈다.

이를테면 ‘주님의 기도’중 “오늘날 우리에게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는 “오늘날 12시에 사무실에서 만납시다.”와 같이 틀린 어법인데도 불구하고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도신조 중 ‘성령으로 잉태하사’도 마찬가지로 그릇된 것이라고 강변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출생에 있어서, 성모 마리아에게 성령에 의하여 잉태되신 것을 말하므로 ‘잉태하사’가 아니라 ‘잉태되사’가 분명하게 옳다. 사도신조로 신앙을 고백하는데 예수님이 임신했다고 하니 예수님을 모독하는 뜻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잘못된 예배시 축도(祝禱)에 대해서도 오류를 지적한다. 축도한 예배 마지막 순서에서 목사가 성삼위의 복을 비는 특별한 형식의 기도로서 ‘축복기도’란 말의 요약형으로 쓰고 있는데 이 말 자체에 어폐가 있다는 것이다. ‘축’과 ‘도’는 유사한 두글자로서 결국  이 어휘는 목적격 없이 유사한 두 타동사만 중복한 형태로 실제 내용이 없으므로 ‘축복’으로 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축도 본문의 종결절에 쓰이는 ‘있을지어다’를 비롯해 ‘교통하심’, ‘너희 무리’등을 ‘함께하여지이다’ ‘교제하심’ ‘여러 성도들과’ 등으로 수정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더욱이 장로가 축도를 하는데 이는 성경에도 안맞는 불필요한 순서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꼬장꼬장’한 자세가 나 교수를 형식을 중요시 하는 성서학자로서로만 평가할 수 있다. 아닌게 아니라 그는 스스로도 “국어를 통해 성서를 해석하며 나에게 주어진 직분을 다하는 것이 하나님 앞에 감사하다”고 항상 말하고 있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해방을 맞았는데 당시 최현배의 ‘우리말본’을 독학으로 익힌 이야기를 하나님과의 인연이라고 누누히 강조한다.
그의 시 ‘아무것도 아닙니다’에서 그의 사역을 읽을 수 있다.

(上略)
광복 후
최현배의 ‘우리 말본’
남들이 어렵다 했던
그 복잡한 문법
참 쉽고 재미있었습니다.


그 공부 자습으로 해서
먼 훗날 성경 바로잡고
주기도 사고신경 바로잡고
찬송가 가사도 바로 잡았습니다.

한국 교회사에
큰 획을 그었다고들 하지만
진실로 아무것도
내가 한 것 아닙니다.

하나님이 
질그릇 같은 나에게
바른 말 찾아주는 혜안 주시고
내 손가락 움직여 주신 것뿐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 영락교회 본장 앞에 선 나채운 교수와 이옥용 발행인.     © 황광현 기자

“십일조는 구약시대의 개념”
교회의 문제점들, ‘기본 공부’로 풀어나가야



나 교수는 스스로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겸손해 하지만 그는 장로회 신학대학의 교수를 맡기 전에 7년여 대구에서 목회활동을 한 바 있으며 미국 유학중에도 한인교회에서 목회를 한 경력이 있다. 목회의 실상을 알고 접근한 성서연구였기에 나름의 현실진단을 분명히 했다.

십일조에 대한 그의 견해가 바로 그것이다.

‘십일조’ 개념은 구약시대에 이미 끝났다고 했다. 지금은 ‘십일조’ 시대가 아니며 “십일조 안하면 하나님 것을 도둑질 하는 것”이라는 등 위협식 헌금은 헌금이 아니라는 것이다. 없으면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헌금이며 재산이 많은 사람들은 10의 2,3,4조까지 내도 된다는 지론이다. 최근 한 교단에서 '십일조를 내지 않는 교인들에 대해서는 교인 자격을 정지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서구 유럽에서는 시민 혁명으로 교회가 국가와 분리 되면서 십일조 항목은 유럽의 교회와 사회에서 속속 폐지된 바 있는데도 불구하고 유독 우리나라에서 십일조를 강조하는 것은 성경을 공부하지 않은 동시에 구습을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의 교회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현재 개신교계의 현안인 'WCC 총회에 대한 보수교단과 진보교단의 대립'을 비롯해 메가처치, 교회세습, 교권금권다툼에 대한 성서학자로서의 입장을 이야기해달라고 하자 대단히 조심스러워 했다.

“WCC에 대한 비판의 이유도 있다”면서도 ‘보수(保守)’란 개념은 ‘진리를 수호하는 것’이지 구습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고 넌지시 의견을 드러냈다. 메가처치, 교회세습, 교권금권다툼에 대해서도 의례적인 대답으로 그쳤다. 구체적으로 거론하기를 삼갔다. ‘성서의 입장에서 당연한 해답이 나와 있는 것 아니냐’는 투였다.

교회의 지도자로서 기본공부만 하면 곧 깨우칠 문제이기 때문에 시시콜콜 거론하기조차 마땅치 않다는 자세였다.

그리고 ‘다른 종교에 대해선 말할 수 없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이러한 기본 공부에 대한 충고는 개신교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의 지도자에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암시를 주었다.

자서전 ‘천생바보의 독보인생’에 그려진 나채운 교수의 삶


▲     © 매일종교신문


나 교수는 장로회신학대학에서 대학원장을 역임하는 등 후학양성 뿐만 아니라 대한성서공회의 성서번역에 관여해 왔다. 찬송가 가사를 국어학에 맞게 정리하는 작업에도 참여해 지난 2008년에는 한국찬송가작가총연합회 공동회장을 역임했다. 우리말 주기도와 사도신경 개정안을 총회에서 채택해 7쇄를 인쇄한 바 있다.

범종교신문 창간 때부터 연재되었던 ‘성경의 난제해석’은 현대의 불신자들이 가장 많이 제기하고, 그리스도인들까지 당혹하게 하는 난제들을 다루어 독자들이 궁금증을 해소해 주었다. 미국의 저명한 신학자로서 ‘무디 성서학원’ 창설자의 1인인 Reuden Archer Torrey 박사(1856~1928)의 책을 번역한 것이다. 나 교수는 1967년 이 책을 발견하고 성경의 난제들이 어느 정도 풀릴 것 같아 번역했는데 “성경난제 해석의 한 가지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는 기독교문학에서도 독보적인 업적을 이뤘는데 그가 1970년대에 펴낸 소설 ‘초가집’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초가집’은 이광수의 ‘무정’이나 이기영의 ‘고향’, 심훈의 ‘상록수’가 지향하고자 하는 유토피아적 세계를 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 거룩한 곳에서’ ‘실개천이 노래 등 다섯권의 시집도 펴냈다.

‘시조로 읊어낸 신․구약 성경’ 역시 그의 독보적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서양의 전통 속에서 탄생하고 발전해온 성경을 우리 민족의 전통적 문학양식인 시조에 담아 놓은 것이다. 이 책에는 성경 66권을 요약한 66수, 신약의 각 장별 주제를 잠은 260수, 성경에 등장하는 주요인물과 주기도문 사도신경 십계명을 읊은 39수 등 365수의 시조가 실려 책 제목을 ‘365 시조 성경’이라 했다.

한편 그는 1997년 장신대를 정년퇴임하면서 자신의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퇴직금 전액 1억 7천만원을 장신대의 장학기금으로 내놓는 이 사회에서의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에 옮겨 청빈한 생활을 고수하고 있다. 장학기금을 내놓을 당시 그의 신조는 “최소한의 생활만 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물질에 대한 별다른 욕심이 없다”는 것이었다. 또한 3남매에게도 자력으로 살게 할 것, 장신대 학생, 교수생활 30년에 대한 감사, 대한성서공회 겸직에 대한 갚음 등을 기부의 이유로 들었다.  

그의 아들 이강엽 교수도 미국 위스트민스터 칼리지에서 대를 이어 성서학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장녀 은신을 2009년 잃은 아픔을 겪었는데 방송언론인으로 살았던 딸의 죽음을 가슴에 품고 있으면서도 신앙으로 극복해내는 삶을 살고 있다.

나채운 교수가 관여한 주님의기도와 사도신조의 개정내용

<가톨릭과 개신교의 공동 주기도문>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받들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우리에게 잘못한 이을 우리가 용서하오니
우리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건져 주소서.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의 것이옵니다. 아멘.

<어휘, 문법, 구문, 문체로 바로 잡은 사도신경(안)>

나는 천지를 창조하신,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을 믿습니다.
나는 그의 유일하신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그는 성령으로 잉태되시어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셔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고,
장사된 지 사흘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셔서,
하늘에 오르시어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
거리로부터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십니다.
나는 성령을 믿으며,
거룩한 공교회 및 성도의 사귐과,
죄를 사함 받는 것과,
몸이 다시 살아나는 것과,
영원히 사는 것을 믿습니다. 아멘.

<시조 주기도>

하늘에 높이 계신 우리의 아버지여
그 이름 거룩하니 찬양을 받으시고
이 세상 사람이 잘 받들게 하소서

하나님 그 나라를 이땅에 세우소서
이 세상 모든 교회 복음을 전파하여
영원한 하나님 나라 이뤄지게 하소서
온 세상 복음 전해 만민이 구원되면
하나님 거룩한 뜻 하늘에 이뤄지듯
땅에도 이루어져서 찬양하게 하소서

지난 날 지은 죄를 낱낱이 아뢰오니
우리에게 죄지는 자 우리가 용서하듯
하나님 우리 죄를 용서하여 주소서

앞날의 시험에는 들지도 않게 하고
시험에 든 때에는 악에서 구하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 아버지께 영원히.



범종교신문이 대담을 나눈 종교지도자들의 발언

<천주교 김희중대주교>

▲     © 매일종교신문

 
 
 
“하느님은 숫자와 양으로 일하시는 분이 아니다. 교회의 신장보다 영적 성장이 중요해졌다.” 


 
 
 
 
 
 

<한양원 민족종교회의회장>
▲     © 매일종교신문


 
 
“모든 종교에 道가 있다. 사랑을 파는 종교에서 사랑을 나눠주는 종교가 되야 한다” 



 
 
 
 

<박남수 천도교령>
▲     © 매일종교신문


 
 
“이 세상의 이치는 밥 한그릇의 이치를 아는데 있다. 종교는 세상, 창생, 세속을 먹고 살아야 한다.” 



 

<변진흥 KCRP 사무총장>
▲     © 매일종교신문


 
 
“세상이 염려하는 종교가 되지않기 위해선 정직, 질서, 배려정신 등 종교인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신만종 한국이슬람교 이사장> 
▲     © 매일종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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