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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이승주의 ‘종교 없이 종교적으로 살기’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03/05 [15:40]
“신은 선한 자의 신, 종교는 신의 도구”

서평●이승주의 ‘종교 없이 종교적으로 살기’

“신은 선한 자의 신, 종교는 신의 도구”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03/05 [15:40]

무신론자들의 ‘신없는 종교’에 대응하는 종교인의 고백
“이웃과 화목하고, 나누며 사는 것’ 외의 다른 진리 필요 없다.”

무신론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만들어진 신’의 리차드 도킨스를 비롯해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의 알랭 드 보통 등의 유명인물들이 대중 속으로 파고들어 무신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코스모스’의 천체물리학자의 칼 세이건의 무신론 발언이 부각되고 있으며 법철학자 로널드 드워킨의 유작 ‘Religion without God’(신이 없는 종교)가 출간돼 소위 ‘신이 없는 종교’를 믿는 ‘종교적 무신론자’가 이러한 흐름에 가세하고 있다. 심지어 르네상스 시대, 고대에 이르기까지의 무신론도 재조명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신의 존재(특히 기독교의 유일신)를 부정하며 무신론자가 됨으로써 가지게 되는 삶의 가치 등을 다루고 있다. 알랭 드 보통의 경우 “무신론자들 각자는 자신의 ‘신전’을 세우고 그 속에서 사랑, 믿음, 관용, 정의, 절제 등의 미덕을 배우고 실천할 것”을 제안한다.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는 소외를 극복하고 사랑과 믿음을 실천함으로써, 공동체 정신과 인간성을 회복하는 지혜와 희망의 철학이라는 주장이다. ‘종교없이 종교적으로 살기’인 것이다.
 

기존 종교 넘어서는 ‘하나님의 뜻’ 강조


그러나 이승주(사진)의 ‘종교없이 종교적으로 살기’ (책보출판사 刊․324쪽 ․13.000원)는 철저히 신의 존재와 믿음을 전제로 한 책이다. 특히 성경말씀을 기본으로 타종교의 교리들과 견주어 재해석하며 ‘종교적 무신론자’ 아닌 ‘유신론자의 가장 종교적인 삶’을 제시하려고 하고 있다. 따라서 책 제목이 역설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니면 기독교를 비롯한 기존 종교를 뛰어 넘는 ‘하나님의 뜻’을 강조하기 위해 내 건 제목이랄 수도 있다.  

저자는 우선 “사랑과 자비를 표방하며, 세상을 화평케 하고, 완전한 인간상을 구현해내겠다는 종교, 과연 오늘날에도 그 존재의의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그만큼 오늘날의 종교가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고 있는 현실을 꼬집고 “종교가 사람들이 신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막고 있다”는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기독교를 중심으로 현대종교를 분석한 이 책은 종교와 신앙, 사람과 삶, 천국과 지옥, 신의 실존과 존재양상, 예수와 기독교 다섯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예수와 기독교’ 편에서 저자가 기독교와 예수를 보는 시각은 충격적이다. 성경 구절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기존의 신학과 믿음을 뒤집어 놓는다. 기성 교계에서는 이단으로 배척할 만한 내용이 담겼다.

이를테면 ‘누가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는가’(본문 28p)에서는 성경을 핵심적으로 분석하는 가운데 불교, 유교, 명리학 등의 운명론과 비교하며 “운명은 자신에 달렸다”는 해석을 하고 있다.
저자는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서는 다 할 수 있다’(마 19:26)는 성경말씀을 예시하며 ‘인간의 모든 일은 하나님에게 달렸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그러나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주의를 주었지만, 가인이 아벨을 쳐 죽이자 하나님도 인간의 생각과 행동에는 속수무책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이는 “자연이 하나님처럼 자존하듯, 사람도 스스로의 지혜와 노력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라는 뜻이 아니었을까”하는 해석을 한다. 하나님은 인간을 하나님의 로봇이 아닌 자율적인 존재(창 2:17)로 지었다는 것을 내세운 것이다. 운명은 인간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성경을 기반으로 분석한 신에 대한 강렬한 믿음


책 전반에 걸쳐 이러한 방식의 서술이 담겨 있다. 또한 저자가 여타 종교와 교리를 거론하지만 그 기저에는 성경을 기반으로 한 신에 대한 강렬한 믿음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저자는 종교에 입문한 후 목회학과 신학을 배웠다. 특히 성경에 대한 연구와 분석에 집중해 왔기 때문이다. 편찬서로 ‘새성경’(한미문화사)이 있다. 한편 ‘어떻게 해야 진정한 나를 찾고, 어떻게 해야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이 될 것인가’ 하는 의식이 트인 후 인생의 절반 이상을 이 화두를 품고 살아왔다. 사회운동에 뜻을 두고 ‘참사랑봉사회’와 ‘참사랑운동회’, ‘욕심을 버리고 양심으로 살기 운동회’를 조직하여 활동했다. 10여 년간 깊은 나락에 떨어져 두루 인생의 쓴맛을 보기도 했다. 성지출판사 대표를 거쳐 매일종교신문 논설위원을 역임하고 있으며 현재 ‘진성회복운동’에 주력하고 있다.

저자는 “정도를 벗어난 종교는 사람에게 해롭다. 양심과 자연에 순응하는 삶이 종교적인 삶이며 종교는 신의 도구, 종교지도자는 메신저”라며 “이웃과 화목하고, 나누며 사는 것’ 외의 다른 진리 필요 없다.”고 강조한다. 신은 종교의 영역을 넘어선 만인의 부모이고, 양심과 자연에 순응하며 ‘선하게 사는 사람이 참된 사람이자 종교적으로 사는 것’이라는 것이다. ‘신은 선한 자의 신’이라는 철저한 유신론자의 입장이다.
확산되고 있는 무신론자들의 ‘종교없이 종교적으로 살기’와 견주어 읽어볼 만한 책이다. 무신론자들의 ‘신없는 종교’에 대응하는 한 종교인의 주장이기 때문이다. (신민형 ․매일종교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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