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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개조, 종교개조, 自我개조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05/29 [12:09]
화평서신

국가개조, 종교개조, 自我개조

화평서신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05/29 [12:09]

▲ 이옥용 발행인     © 매일종교신문
◆ 일부 성직자들이 세월호 참사에 관련해 교인들에게 쏟아 놓는 말들이 귀를 의심케 합니다. 수양을 깊이 못한 일반인들도 속으로만 생각하지 도저히 입밖으로 내놓을 수 없는 발언을 많은 교인들에게 당당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공인으로서, 종교지도자로서 조심스럽고 부끄러워야 할 의식과 발언을 스스럼없이 일반대중들에게 드러내놓으니 성직자로서의 자질에도 의문을 품게 됩니다. 물론 그들이 의도한 발언이 거두절미되어 인터넷 상에 떠돌아 억울하게 매도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사회의 공분을 살 만한 의식이 잠재해 있다가 은연 중 표출되었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습니다.

◆ 명성교회 김삼환 담임목사가 주일예배 설교에서 한 발언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대한민국이 침몰되지 않기 위해 세월호와 학생들을 침몰시켜 국민에게 기회를 주었다’고 합니다. 어떤 하나님이시기에 죄 없는 어린 학생들을 희생시켜 나라를 구하려 했을까요. 전 인류를 구제하려고 하나님을 믿지 않는 나라를 ‘쓰나미’로 휩쓸어 버렸다는 한 성직자의 과거 발언이 연상됩니다.
 
그런 하나님을 믿는 교회를 하나님이 휩쓸어 버리진 않을까요? 대표적 개신교연합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조광작 부회장은 희생된 학생들을 두고 "가난한 집 애들이 설악산이나 경주 불국사로 수학여행을 가면 되지, 왜 배를 타고 제주도를 갔느냐."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을 흘릴 때 함께 눈물 흘리지 않는 사람은 모두 다 백정이다."라는 발언도 해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는 국민여론의 뭇매를 받았던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 아들의 ‘국민미개’ 발언을 두둔하며 “사실 잘못된 말이기는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라고 해 또 한번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었습니다.

◆ 종교지도자뿐이 아닙니다. 그들에게 그릇된 세뇌를 받은 일부 신자들의 발언은 더욱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하나님이 이단인 구원파를 망하게 하기 위해 세월호 사건을 만드셨고 학생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셨다.”는 한 독실한 개신교 할머니의 발언이 SNS 상에 떠올랐습니다. 세월호 사건에서 드러난 구원파의 행태는 당연히 뿌리뽑아야 합니다. 국가가, 사회가, 우리 스스로가 나서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같은 사건이 나지 않도록 하나님에 앞서 방지해야 했습니다.
 
하나님이 구원파를 멸망시킨다고 세월호 참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이 자기종교, 자기교파, 자기교회가 아닌 것을 무너뜨린다면 이 세상에 세월호 참사는 계속될 것입니다. 언젠가 할머니의 종교, 교파, 교회도 이단·사이비로 규정되어 침몰을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할머니의 뿌리깊이 잠재된 의식을 엿보면 분명히 또 다른 ‘구원파’란 생각이 듭니다. ‘살인하면 지옥 간다는 말 성경에 없다’는 구원파 유병언의 황당한 궤변과도 같은 그릇된 성경해석이 할머니에게도, 그리고 그를 인도하는 종교지도자에게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 세월호 참사를 놓고 정부는 국가개조를 한다고 나섰습니다. 정부조직을 와해·개편하고 관피아 등 고질적인 병폐를 도려내며 사고책임자를 엄단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제도만 개혁한다고 국가개조가 되는 게 아닙니다. 국가란 제도와 국민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제도개혁과 함께 국민의식도 변해야 합니다. 대통령은 담화문에서 제도개혁만 내세우는 듯 했습니다. 절실한 의식이 없었습니다. 정치·사회·언론은 네탓만을 주장합니다. 정적비판, 사회비판, 제도비판으로 자기편 실익을 차리려고 하지 자기성찰이 없습니다.
 
 대통령부터 일반국민까지 분노와 비판만 하고 있습니다. 그런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한 사람 한 사람 국민의 의식에 근본적으로 깔려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 국민의식과 심성을 가꾸어 주는게 종교라고 봅니다. 그런데 종교가 제 역할은 커녕 그릇된 심성과 의식을 부추기고 있는 듯 합니다. 국가개조와 함께 종교개조도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개조가 제도보다는 국민의식이 선행되야 하듯 종교개조도 일반신자들의 심성개발이 종교지도자와 종교를 이끌어가야 할 때입니다. 내탓임을 강조하는 국민의식이 국가를 개조하며, 인간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평신도운동이 종교와 종교지도자를 개조합니다.
 
이 제품 저 제품을 정체 알고 객관적· 상식적으로 평가하는 소비자가 기업을 바꾼다고 합니다.
'똑똑한 소비자가 세상을 바꾼다'. 방송 프로를 관심있게 시청합니다.
 국가와 종교의 고객인 국민과 평신도 개개인이 나자신부터의 심성를 올곧게 갖춰야 국가와 종교의 바람직한 개조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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