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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9년 제2 라테란 공의회 이후 가톨릭전통 ‘독신제’ 변화올까?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07/15 [06:19]
교황, “성직자 결혼여부에 대한 해법 찾겠다” 발언 파문

1139년 제2 라테란 공의회 이후 가톨릭전통 ‘독신제’ 변화올까?

교황, “성직자 결혼여부에 대한 해법 찾겠다” 발언 파문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07/15 [06:19]

“아동 성추행은 역질, 성직자 2% 감염” 발언도

교황은 지난 13일자 이탈리아 라 레푸블리카와 인터뷰에서 성직자의 결혼 여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가톨릭의 오랜 전통에 변화가 생겨 결혼허용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기 때문이다.

신문에 따르면 교황은 성직자 결혼에 대해 “성직자 독신은 예수 사후 900년 이후 제도화한 것”이라며 교황청의 동방정교회 사제들은 결혼한다는 점을 거론했다. 나아가 “독신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면서도 “해법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내가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해법이 어떤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교황은 또 성직자의 아동 성추행을 “역질”이라며 “사제와 주교 심지어 추기경을 포함한 성직자의 2%가 역질에 걸렸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교황청 페데리코 롬바르디 대변인은 성직자 결혼 문제와 관련한 보도가 교황의 발언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정상적인 인터뷰가 전혀 아니며 순진한 독자를 오도한다”고 비난했다. 롬바르디 대변인은 또 역질에 걸린 추기경을 언급한 대목 역시 교황의 발언상 맥락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청이 진화에 나섰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성직자 독신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할지 모른다는 추측은 가라 않지 않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 주재 일본 프리랜스 저널리스트가 운영하는 블로그 ‘빈발(發) 컨피덴셜’에 따르면 교황청방송은 지난 5월 18일 이탈리아 여성 24명이 교황 앞으로 성직자 독신제 폐지를 청원하는 공개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모두 신부나 수도승의 애인이며 그들과 몰래 동거생활을 하는 여성들이다.

이 방송에 따르면 여성들은 서한에서 “침묵과 무관심의 벽을 극복하고 싶다”며 지금까지 “파멸할 것 같은 고통의 나날을 보내왔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리들만을 위해서 바라는 것이 아니라 교회 전체의 번영을 위해 독신제 폐지를 원한다”며 “남편들이 앞으로도 그 성직을 계속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부부 생활을)비밀로 해서 살아가는 것은 위선적이며 정신적으로도 욕구불만이 쌓여가는 나날”이라며 “교황이 남편을 향한 우리들의 사랑을 축복해주시기를 기원한다”고 서한을 마무리했다.

게다가 교황청 서열 2위인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링 추기경은 지난해 베네수엘라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이 문제에 대해 “가톨릭 교회 성직자의 독신제는 교의(敎義)가 아니라 교회의 전통에 지나지 않는다”며 “그래서 재검토도 가능하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실제로 가톨릭 교회가 현재의 독신제 전통을 수립한 것은 1139년 제2 라테란 공의회 이후부터다. 그때도 부부생활이 성직 수행에 지장 주는 것을 문제 삼았다기 보다는 성직자에게 아이가 생기면 유산 상속 다툼 등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식들이 성직자인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 받겠다고 줄줄이 나서면 교회 재산에 손해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직자 독신을 허용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쪽인 것은 아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직자의 독신제는 신앙(교의)의 문제가 아니다”면서도 직전 베네딕트 16세 교황이 그랬던 것처럼 “독신제는 신의 축복”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성직자가 한 사람의 여성을 사랑할 거라면 성직을 그만 두고 사랑하는 여성과 가정을 꾸리는 게 더 낫다는 의견을 내비치며 성직자의 이중생활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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