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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복地雷復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07/15 [13:00]
하늘이 열리고 마음이 열리고 새로운 길이 열리다

지뢰복地雷復

하늘이 열리고 마음이 열리고 새로운 길이 열리다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07/15 [13:00]

복은 양이 땅 밑에서 생겨 땅속에서 우레가 울리는 상이다. 우레는 움직이고 땅은 순하기 때문에 서서히 움직여 동순(動順)하는 기능이 있어 들고 남이 편하다. 아직은 양의 기운이 미미하므로 어려움이 많아 뜻을 같이하는 벗들이 찾아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다섯 음 밑에 양이 처음 시작되니 선한 본성이 회복되고 사회질서가 회복된다. 깎여 떨어진 씨앗이 땅속에 들어가 다시 뿌리를 내려 나오기 때문이다. 양 하나가 새로 생기는 달을 동짓달이라고 하며 시간으로는 자시이다[復亨 剛反 動而以順行 出入无疾 朋來无咎].
 
천개어자(天開於子)라고 하듯이 하늘은 자시(子時)에 열린다. 한 밤중 열두 시[子半]에 하늘이 열리면 거기서 천심(天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천지의 마음을 복에서 본다[復 其見天地之心乎]고 했다. 천심은 변함없이 열릴 때가 되면 열리고 회복할 때가 되면 반드시 회복한다.
 
소강절 선생이 복괘를 놓고 시를 지었다.
 
冬至 子之半 天心无改移
一陽初動處 萬物未生時
玄酒 味方淡 大音 聲正希
 
동지는 자시 반이요 하늘의 마음은 고치거나 옮김이 없다
양 하나가 처음 움직이는 곳에 만물은 아직 나오지 못하고
현주는 그 맛이 싱겁고 큰 소리는 정작 희미하다
 
한 양이 땅속에서 꿈틀거릴 뿐이고 하늘이 훤히 열리기는 하지만 아직은 만물이 나오지 않는 때가 지뢰 복괘이다. 현주는 북방자수(北方子水)의 물이고 술이 아직 익지 않아 물맛 그대로 담담한 상태이다. 땅속의 우레 소리는 참으로 크지만 사람의 귀에는 정작 희미하다는 것이다. 밝은 양의 기운이 아직 미미하므로 음습하고 사악한 기운으로부터 이를 잘 보호하고 길러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해야할 것이다.
 
천지지심(天地之心)
 
천지에는 마음이 있고 천지의 기운이 있다. 천지의 기운은 천지의 마음속에서 생겨 나온다. 천지 마음이 바르고 떳떳하면 그 속에서 나오는 기도 정상적으로 운행하고 생기를 발휘하여 만물을 생육하지만 만약 사기(邪氣)가 운행하여 살기를 발휘하면[天發殺氣] 하늘의 별들이 그 위치를 잃게 되고 땅에서는 여러 형태의 재앙이 일어난다.
 
천지의 마음을 깨치고 기의 진정한 의미를 파악함과 동시에 내 마음을 천지 마음과 같이 안정하고 수양하여 내 기운을 천지 기운에 부응하면 천인합일이 되어 자연히 기도가 하나로 합치된다[合氣道].
 
처음 얻은 양효 “머지않아 돌아온다”
 
이 효의 자리는 나무의 밑둥처럼 근본이 되는 곳이고 근본을 되찾는 복괘이기 때문에 회복함이 멀지 않다고 했다. 돌아오기를 가장 먼저 했다는 말이다. 잘못을 빨리 고치고 자기를 수양하여 자기의 본성을 회복했다. 학문의 도는 다른 것이 아니다. 불선을 알면 빨리 고쳐 선을 따를 뿐이다[不遠復 无祗悔 元吉].
❋祗이를 지/공경할 지, 悔뉘우칠 회
 
둘째 음효 “아름답게 돌아온다”
 

유순하고 바른 이 효는 처음 효와 가까이 있어 주저하지 않고 따른다. 예절 바른 처음 효의 인덕(仁德)에 감화되어 자신의 몸을 낮추어 선으로 돌아온다. 훌륭한 사람에게 몸을 낮출 줄 알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休復之吉 以下仁也].
❋休아름다울 휴
 
셋째 음효 “자주 자주 돌아온다”
 
위 아래로 의지할 상대가 없고 마음이 자주 바뀌는 상태이다. 회복의 시기에 선을 행하기는 하나 그 마음이 견고하지 못하여 자주 바뀐다. 자주 회복하고 자주 잃기도 하여 위태한 상황이다. 그러나 회복하는 과정이라 허물은 아니다[頻復 厲 无咎].
❋頻빈번할 빈
 
넷째 음효 “그 안에서 홀로 돌아온다”
 
여러 음들과 어울려 다니다가 처음 효가 그래도 좋은 상대이기 때문에 홀로 돌아온다. 처음 효는 아직 힘이 약하여 큰 도움을 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자기 자리를 지키므로 스스로 도를 따르는 자이다. 의리상 잘못은 없다[中行獨復 以從道也].
 
중심 음효 “돈독한 마음으로 돌아온다”
 

선으로 돌아오기를 돈독히 하는 자이다. 자신을 살피는 지혜와 덕이 있어 후덕한 마음으로 돌아온다. 남에게 후하게 베풀고 여한 없이 돌아온 자이다[敦復 无悔].
❋敦도타울 돈
 
위 음효 “아득하게 헤매다가 돌아온다”
 

회복의 길이 아득하다. 중심 효인 인군의 도에도 어긋나고 반대가 된다. 마찬가지로 처음 효와도 거리가 멀고 서로 등 돌리는 관계이다. 자신이 움직였다 하면 실수가 되고 재앙을 자초한다. 군사를 출동하면 대패하게 되고 나라 정치에 끼어들면 인군에게까지 재앙이 미친다. 흉하다[迷復之凶 反君道也].
❋迷미혹할 미/헤맬 미
 
▼▲▼
 
복은 양이 돌아와 회복하여 선으로 돌아온다는 뜻이다. 주역은 음을 악이고 소인이며, 양을 선이고 군자라고 규정한다. 사람이 타고난 본성을 다시 회복한다든지 군자가 빼앗긴 권리를 다시 회복하는 것도 복이다. 그래서 복괘는 잃었던 재물을 되찾기도 하며 나갔던 사람이 돌아오는 좋은 괘이다.
 
복은 부활의 뜻이 있다. 만물이 태극에서 태어날 때 태극의 생명체인 핵(核)을 받아서 나온다. 예를 들면 나무 열매가 땅에 떨어져도 썩지 않고 살아서 싹터 나오는 것은 바로 태극의 핵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생물은 태극의 핵[仁]을 보유하고 있으며 핵은 영생불멸하는 것이다. 사람에게는 영성(靈性)이 되어 육체는 죽어도 영(靈)은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초구의 효사에 불원복(不遠復)이 부활의 의미이고 영은 끝없이 돌고 돌아 생사윤회(生死輪廻)한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처음 효는 머지않아 돌아온다. 그것도 수양을 쌓고 힘을 길러서 회복한다. 둘째 효는 어진 사람에게 몸을 낮출 수 있어 아름답게 돌아온다. 셋째 효는 돌아오기를 자주하는 것은 견고하지 못해서이다. 큰 허물은 아니다. 넷째 효는 여럿이서 함께 지내던 무리를 등지고 홀로 돌아와 정도를 따른다. 걸어온 길이 바른 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중심 효는 돈독하게 돌아와 후회없다. 위 효는 아득히 헤매다가 돌아와도 흉하고 뉘우침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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