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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경전 도통경전 교훈경전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07/29 [11:01]
김주호 칼럼

계시경전 도통경전 교훈경전

김주호 칼럼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07/29 [11:01]

기독교 초기 수도사요 수도원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집트 사람 안토니우스(AD. 251~356)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전 재산을 모두 가난한 이웃에게 나누어 주고 피스미르(지금의 다이르 알마이문)라는 나일 강변의 폐허가 된 성에서 286~305년까지 은둔했다. 그는 일자무식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박학한 사람도 아니었다. 하지만 사색을 많이 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가 책을 거의 읽지 않았고, 문장에 그리 능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어느 한 철학자가 찾아와 질문했다.
 
“수사님, 독서의 위로 없이 어떻게 고통과 싸워 이길 수 있습니까?”
이에 안토니우스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선생님, 내 책은 자연입니다. 자연을 바라보며 나는 하나님의 글을 읽습니다.”
“하나님의 글을 읽습니다”
 
하늘이 써 놓은 글을 읽고 있다는 안토니우스의 말에 사람의 글에만 능했던 이 철학자는 그만 얼굴을 들지 못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하늘의 글을 읽고 있다는 안토니우스는 높은 자기 철학과 가치관을 지녔으리라고 본다. 문자가 모여 단어를 이루고, 단어가 모여 문장을 형성하고, 문장이 모여 책으로 엮어져 세상에 나오게 된다. 이것이 사람의 글이다.
 
유사 이래 수많은 책이 사람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인류문화에 기여한 책들을 들라면 역경(易經)과 성경(聖經)․불경(佛經)․유경(儒經)․쿠란 등이라 할 것이다. 불경은 팔만사천법문이요, 유경은 사서삼경, 쿠란은 무함마드 사도가 메카와 메디나에서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받은 계시 내용을 기록한 경전으로 114장 6,182절로 구성 되어 있다. 불경은 석가모니와 여러 불보살과 선승대덕들이, 유경은 공자를 비롯한 성현들이 깨친 진리를 기록한 경전이다.
 
기독교의 성경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보급되어 있는데 솔로몬․모세․예수․바울을 거치면서 한데 엮어진 이 경전은 구약 39권 신약 27권 합해서 66권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면, 장수는 구약이 929장, 신약이 260장으로 모두 1,189장이고, 절수는 구약이 2만 3,214절 신약이 7,957절로서 합 3만 1,171절이며, 마디 수는 구약 59만 2,439마디, 신약 18만 1,253마디 합해서 77만 3,692마디이다. 글자 수를 모두 헤아려 보면 구약 272만 8,110자, 신약 83만 8,380자로 총 356만 6,490자로 되어 있다.
 
이처럼 방대한 양의 기록과는 달리 가장 적은 글자 수로 구성된 경전이 있으니 󰡔천부경󰡕이다. 󰡔천부경󰡕은 천․지․인의 우주적 진리를 함축해 단 81자로 표현해 놓았는데 이 세상에 현존하는 경전 가운데 가장 짧은 문장의 경전이라 하겠다. 또한 모든 종교가 출현하기 이전의 원천적 경전이라 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문장이 아닌 부호로 표현된 가장 짧은 경전은 역경이다. 이는 우리 동이(東夷) 조상 태호복희(太昊伏羲)가 맨 처음 지어낸 이 8괘(卦)의 이치로 우주와 자연의 순환원리를 말해 주고 있다. 역경의 부호는 자연의 글자다. 안토니우스가 ‘자연이 바로 하나님이 써 놓은 글’이라고 말한 것과 같다. 하늘이 정한 부호가 인간이 만든 글자 이전에 이미 있었다는 말이다. 둥그런 지구가 남반구(南半球)와 북반구(北半球)로 구분 되어 있는 것은 인간이 있기 전 하늘이 정한 것이다. 하늘이 남과 북, 어둠과 밝음, 추움과 더움을 정한 것은 하늘과 인간과 자연이 서로 소통하는 최초의 부호문자가 아니겠는가.
 
한데, 이 역경과 성경이 매우 비슷한 내용이 많음도 주목된다. 예를 들면, 홍수심판 후 노아의 여덟 가족만 살아남았는데 이를 역경의 8괘에서 부(건)․모(곤)와 장남․중남․소남 그리고 장녀․중녀․소녀의 여덟 가족을 이루는 괘와 같다. 이 같은 예는 이 밖에도 많다. 하나님의 섭리를 성경은 역사적으로 전개했고, 역경은 부호로써 표현했다고 본다.
 
그런데 현존하는 경전들을 세 가지로 분류한다면 계시경전․도통경전․교훈경전을 들 수 있다. 계시경전은 하나님이 어느 선지자나 영통인에게 말씀을 내리어 받아쓰게 한 것으로 기독교의 성경이나 이슬람의 쿠란이 그렇다. 도통경전은 각고의 수도 끝에 도통한 또는 대각한 성현의 진리 말씀을 기록한 경전으로 불교경전, 유교경전 등이다.
 
▲ 성경․불경․유경(儒經)․󰡔쿠란󰡕 등 방대한 양의 기록과는 달리 가장 적은 글자 수로 구성된 경전은 󰡔천부경󰡕이라 할 수 있다.     © 매일종교신문
우주의 진리 단 81자로 표현
계시종교나 도통종교는, 사람마다 받은 계시 내용이 다르고, 깨친 내용도 사람마다 달리 표현 되고 있다. 여기에서 여러 다른 종교들이 출현하게 되었다. 자칫 자기 종교의 도그마에 빠지게 되어 그로 인해 타 종교에 대한 배타와 독선, 편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오늘 종교계의 문제이다.
 
그러나 계시를 받아 적었거나 또는 도통하거나 깨쳐서 기록했다거나 하지 않은 경전이 바로 󰡔천부경󰡕이다. 이 천부경이 바로 교훈경전에 속한다. 이를 하나님의 직접 하교경전이라고도 한다. 하나님 나라에서 한웅이 오실 때 아버지 하나님이 직접 주신 경전이므로 계시나 도통에 의한 경전이 아니며, 그대로 훈교경(訓敎經)이라 할 것이다(三國遺事, 蘇塗經典本訓, 三聖記).
 
하늘 글을 문자로 표현한 것이 천부경이요, 부호로 표현한 것이 역경의 8괘이다. 사람들은 세상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세상 사람의 글을 뛰어 넘은 하늘의 글을 읽어 봄이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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