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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다문화사회의 현황, 현주소는?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07/31 [10:09]
전체 인구의 3.2%, 한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지속

우리나라 다문화사회의 현황, 현주소는?

전체 인구의 3.2%, 한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지속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07/31 [10:09]

▲ 2020년에는 다섯 가구 중 한 가구 즉, 전체 인구의 20%가 다문화 가정이 될 상황이다.     ©
최근 들어 ‘다문화’(multicultural)라는 용어는 우리에게 어느덧 보편화되었다. 우리 사회도 다문화⋅다인종⋅다언어 형태로 변모되고 있는 것이다. 수 천 년 동안 단일문화를 유지해 왔고 또 이에 대한 자긍심이 매우 강했던 우리나라도 외국인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자들의 지속적인 국내 유입으로 이제는 단일문화사회에서 다문화사회로 점차 바뀌어져 가고 있다.

현재 다문화사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국제결혼의 증가는 매년 10%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자료에 의하면 이주외국인은 2014년 5월 31일 기준으로 이주외국인은 160만 명을 넘어 정확히 1,676,715명에 달한다. 통계적으로 전체 인구의 3.2%를 차지한다. 저출산⋅고령화 사회라는 새로운 변화 속에서 이주외국인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다문화현상이 한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지속될 전망이다. 지금의 추세라면 2020년에는 다섯 가구 중 한 가구 즉, 전체 인구의 20%가 다문화 가정이 될 상황으로, 전년 대비 16.4%의 증가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우리는 다문화사회로의 전환에 따른 기로에 놓여 있다. 우리가 처한 상황은 다문화사회로의 발전을 놓고 인종이나 계층, 지역, 이념, 종교적 차이에 따른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폐쇄적 민족주의의 정서가 팽배해 있는가 하면, 획일적, 경직적 교육 풍토에 놓여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와 같이 다문화, 다인종이 현존하는 다문화사회로의 진전이 현실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나라 다문화사회의 현주소가 어디인가 확인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일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다문화사회의 현주소는 어디쯤인가? 나타나는 우리나라 다문화사회의 특징을 들어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한국 사회는 1990년대 이후 외국인 이민자의 국내 유입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해 단일민족사회에서 다민족사회로 향해 빠르게 이동 중에 있다. 여기서 우리사회가 다문화⋅다민족사회로 어느 단계까지 이동하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

기술한 바와 같이 전체 인구에 대한 외국인의 인구 비율이 5% 이상일 때 다문화사회로 볼 수 있다고 한다면, 우리사회는 그 구성 비율이 2014년 5월 기준 3.2% 수준으로 아직까지 완전한 다문화사회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사회 변화 현상 중의 하나인 다문화사회로의 변화와 관련하여 한승준은 「다문화사회에 대한 비교 연구: 우리나라 다문화정책 거버넌스」에서 그 이행과정을 아래 표와 같이 3단계로 나누고 단계별 사회 변화 현상을 분류하여 제시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단계를 지나 2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보아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이행단계

1단계: 진입단계

2단계: 전환단계

3단계: 정착단계

사회 변화 현상

-외국인 비율의 가시적 증가
-단일민족 국가에 대한 혼란
-이주민과 다문화사회에 대한 국민 인식 형성

-다문화가족의 형성
-이주민 공동체 형성
-다문화가족 내 갈등 증가

-이주민 집단의 세력화
-주류사회와의 갈등 증가
-사회 통합 비용 증대

결국 우리나라는 현재 본격적인 다문화사회를 위해 진입하는 전환단계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문화사회에 관련된 논의도 초기에는 주로 정치, 역사, 노동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정책분야로 대상이 넓혀지고 있으며, 특히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등에 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머지않아 우리사회의 현안으로 대두될 사회통합과 관련된 담론은 아직 빈약한 실정이다.

다만, 우리사회의 다문화사회로의 진전 속도는 100여 년 이상을 거친 다른 선진국들의 다문화사회 형성 기간과 비교해 볼 때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이에 따른 사회 변화 현상도 그야말로 압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안전행정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8년~2013년 동안 우리나라의 외국인 인구 비율 증가율은 연평균 12.6%로, 이는 같은 기간의 OECD 평균인 5.9%(조석주 등, 2012)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물론 OECD 국가 대부분은 이미 다문화사회가 이루어진 국가들이고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이제 초기단계를 벗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양자 간에 이주민의 증가율을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사회도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시기에 선진국의 여러 나라처럼 다문화사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에 따라 사회 변화에 대한 정책적 대응도 신속하게 준비해 나가야 함을 시사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 다문화의 또 다른 현상은 결혼이주자와 외국인 근로자가 동시에 이주해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다문화 가운데 북한이탈주민을 포함시켜 보는 견해도 있어 같은 차원에서 정책이 수립해야 할 경우도 있으나, 이들에 대한 정책, 즉 이민자 정책이나 다문화사회 관련 정책은 그 방향과 수단에 있어 상당히 다르고 또 달라야 함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들의 출신지역을 보면 58.5%가 동북아 지역에 속하고 있다. 이 지역은 우리와 같은 유교 문화권 우산 속에서 오랜 기간 동안 우리와 사람 왕래가 잦았고 문화적으로도 교류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었던 지역이다.

그만큼, 비록 이들이 우리와 언어가 다르고 행동방식이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서적으로 혹은 사유방식 측면에서 우리와 공유하고 있는 부분이 많음을 의미한다. 더구나 동북아 출신 중 많은 인구가 조선족인데 이들은 언어, 사유방식, 행동양식이 우리와 다를 바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외국인 주민 중 70% 이상이 유교와 불교 그리고 기독교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로 종교적 측면에서 볼 때에는 우리나라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외국인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분포를 보면(안전행정부 보도자료 2013.7)에 따르면 주민의 63.1%가 서울,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이민자의 국내 거주지가 국내의 산업 및 문화 인프라의 분포에 영향을 크게 받고 있음을 의미하는 바, 국내의 산업 및 문화 인프라의 분포가 바뀌지 않는 한 앞으로도 계속 이민자의 거주가 수도권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외국인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이 경기로 30.5%, 다음이 서울 27.4%이다. 이어 경남 6.2%, 인천 5.2%, 충남 4.7%, 경북 4.1%, 부산 3.6%, 전남 2.9%, 전북 2.6%, 충북 2.7%, 대구 2.2%, 울산 1.9%, 대전 1.6%, 강원 1.6%, 광주 1.5%, 제주 0.9%, 세종 0.3% 순이다.
이 길 연 (다문화학회 회장, 고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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