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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평화와 화해의 미사’ 강론 전문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08/18 [10:40]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프란치스코 교황 ‘평화와 화해의 미사’ 강론 전문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08/18 [10:40]

12개 종단지도자 만나 “다른 형제들과 하나님의 현존 앞에 걸어나가야 한다”
 
▲ 4박 5일간의 방한을 마무리하는 명동성당에서의 ‘화해’와 ‘용서’ 미사장면. PBC 방송화면 캡쳐.     © 매일종교신문
프란치스코 교황은 4박 5일간의 방한을 마무리하며 가진 명동성당 미사에서 ‘화해’와 ‘용서’를 강조했다. 교황은 18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며 “오늘의 미사는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한 가정을 이루는 이 한민족의 화해를 위하여 드리는 기도”라고 말했다.
 
교황은 마태복음서를 인용,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라는 베드로의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예수님께서는 용서야말로 화해로 이르게 하는 문임을 믿으라고 우리에게 요청하신다”라며 “이것이 제가 한국 방문을 마치며 여러분에게 남기는 메시지”라고 했다.
 
이날 미사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 류길재 통일부 장관, 김희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대리 등이 참석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7명과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제주 강정마을 주민, 새터민(탈북자)과 실향민, 전쟁 후 월남한 평양·원산·함흥교구 소속 사제·수녀 등 다양한 형태의 상처로 인해 평화와 화해가 필요한 사람 1000여명도 초청받았다.
 
교황은 미사 직전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국내 12개 종단 지도자들을 만나 "우리는 형제다. 형제로서 서로 인정하고 함께 걸어가자"고 강조했다.
 
종교 지도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교황은 "여기에 함께 와주신 정중한 예의와 친절함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살아간다는 것은 길이다. 근데 굉장히 먼 여정이다. 그 길은 혼자서는 결코 갈 수 없는 길이다"라며 "저는 다른 형제들과 하나님의 현존 앞에 걸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그래서 이 자리에 함께 해준 여러 지도자들에게 감사하다. 이런게 함께 걸어가는 것"이라며 "우리는 형제다. 형제로서 서로 인정하고 함께 걸어가자. 대단히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환영한다. 좋은 말씀 많이 들었다", 구세군대한본영 박종덕 사령관은 교황에게 "남북한 통일을 위해 힘써달라" 등이라고 말했다.
 
서정기 성균관 관장은 '오령이 나오는 새 시대를 열자'라는 글귀를 금색 보자기에 담아 전달했다. 교황 측도 지도자들에게 로마교황청이 제작한 '방한 기념 메달'을 선물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서정기 성균관 관장, 박남수 천도교 교령,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대한성공회 의장 김근상 주교, 정교회 한국대교구장 암브로시오스 조그라포스 대주교,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 김철환 목사, 구세군대한본영 박종덕 사령관,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김동엽 목사 등 12개 종단지도자가 참석했다.
 
행사 직후 서 관장은 "로마 교황청의 한국 천주교인의 제사를 공인해준 데 대단히 감사를 표한다"며 "1994년도에 로마 교황청서 공인을 일찍 해줘 박해와 순교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사에는 개인 일정이 있는 서 성균관장을 제외한 11개 종단 지도자들도 미사에 함께 했다.
 
교황은 이날 미사를 끝으로 한국 일정을 모두 마친다. 서울공항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환송행사를 갖고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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