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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면 어둠 속에서조차 당신들과 함께 있는 듯한 기분”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08/25 [23:28]
참수당한 미국기자가 가족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 심금울려

“기도하면 어둠 속에서조차 당신들과 함께 있는 듯한 기분”

참수당한 미국기자가 가족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 심금울려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08/25 [23:28]
▲ 폴리 가족의 페이스북에 올린 폴리 기자의 현장 사진.     ©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에 참수당한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40)가 두 달 전 가족에게 전한 마지막 편지가 24일(현지시간) 공개돼 심금을 울리고 있다.

폴리는 가족들에게 쓴 편지가 모두 IS에 의해 압수되자, 석방되는 동료에게 자신의 편지를 외워 가족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풀려난 동료는 석방되자마자 폴리의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암기한 편지 내용을 전달해 줬다.

그는 편지를 통해 “가족들과 함께했던 행복한 기억들을 떠올리며 이곳에서 버티고 있다”면서 “음식이 잘 나와서 몸무게가 오히려 늘었다”고 가족들을 안심시켰다. 폴리는 “가족들이 제가 돌아갈 때까지 무사히 믿고 버틸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어요. 기도를 하고 있을 때면 이 어둠 속에서조차 당신들과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다음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란 제목으로 폴리의 가족들 페이스북에 올라온 편지 내용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아버지와 함께 쇼핑몰에 갔던 기억이 나요. 어머니와 함께 오랫동안 자전거를 탔던 기억도요. 가족들과 함께 했던 즐거운 순간들을 떠올릴 때면 잠시나마 감옥에 있다는 사실을 잊을 수 있어요. 가족들이 나를 위해 항상 기도하고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요. 감사드립니다. 저 역시 가족들이 제가 돌아갈 때까지 무사히 믿고 버틸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어요. 기도를 하고 있을 때면 이 어둠 속에서조차 당신들과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답니다.

지금 저는 18명의 포로들과 한 방에서 서로 의지하며 지내고 있어요. 우리는 영화와 퀴즈, 스포츠 같은 주제로 대화를 나누거나 체스 게임을 해요. 토너먼트로 게임을 할 때는 며칠 동안 전략 세우기에 골몰할 때도 있어요. 게임을 하고 서로 전략을 연구하다 보면 시간이 꽤 잘 간답니다. 우리는 긴장을 풀기 위해 같은 이야기를 계속 되풀이하거나 큰 소리로 웃기도 해요.

가끔 동료들 중 누군가가 석방될 때면 무척 기쁘기도 하면서, 동시에 자유에 대한 갈망이 더욱 커지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우리는 서로를 격려하면서 힘을 북돋아 주려고 애씁니다. 우리는 꽤 잘 먹고 있어요. 차도 매일 마시고, 때때로 커피도 줘요. 저는 지난해 잃었던 몸무게의 대부분을 회복했어요.

형제 자매들이 많이 그리워요. 마이클(남자 형제)과 함께 늑대인간 놀이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만약 내 통장에 돈이 남아 있다면 그 돈을 마이클과 매튜에게 주고 싶어요. 너희들이 매우 자랑스럽단다. 그리고 고마워. 나에게 즐거운 유년시절의 기억을 만들어줘서. (중간 생략)

그리고 할머니. 약 꼭 챙겨드시고 계시죠. 산책과 댄스도 계속 하셔야 해요. 제가 집에 돌아가면 꼭 함께 외출 해요. 그리고 늘 건강하셔야 해요. 제가 (석방되고 나서) 다시 제 삶을 되찾으려면 할머니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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