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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표절은 목회자 자신과 교회를 황폐화 시킨다”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09/03 [17:11]
기독교목회자협의회 ‘설교 표절 왜 심각한 문제인가’ 세미나

“설교 표절은 목회자 자신과 교회를 황폐화 시킨다”

기독교목회자협의회 ‘설교 표절 왜 심각한 문제인가’ 세미나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09/03 [17:11]
최근 일부 교회에서 담임목회자의 설교 베끼기가 들통 나 물러나고, 교회에 분란이 발생하는 등 목회자의 설교 표절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김경원 목사)는 2일 ‘설교 표절 왜 심각한 문제인가’를 주제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세미나를 열어 설교 표절의 실태와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 서기 정주채 목사는 발제에서 “목회자의 설교 표절은 이전부터 대두된 문제로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2007년 교역자 3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타인의 설교를 그대로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이 43%나 됐다”고 밝혔다. 정 목사는 “인터넷 문화가 발달하면서 남의 설교를 표절하거나 도용하는 일들이 쉬워졌다”며 “목회나 설교 자료를 제공한다는 미명 하에 여러 목회자의 설교들을 녹취해 업데이트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10곳이 넘는다”고 말했다.

발제자들은 이날 설교 표절의 대표적인 사례로 ‘다른 이의 설교문을 베끼거나 문장이나 예화 등의 출처를 밝히지 않는 것’을 들었다. 표절을 조장하는 원인으로 ‘목회자의 게으름과 정직하지 못한 성품’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목회자의 욕망’ 등을 꼽았다.

서울서문교회 한진환 목사는 “한국교회 목회자 대부분이 주일설교를 포함해 일주일에 10회가량 설교를 해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교회의 행정 및 대외행사 때문에 말씀 준비에 우선순위를 두지 못한다”고 말했다.

설교 표절은 목회자 자신과 교회를 황폐하게 만든다는 경고도 잇따랐다. 한 목사는 “목회자는 전인격적인 감화를 받아 준비한 설교로 성도들에게 말씀의 꼴을 먹여야 할 의무가 있다”며 “그러나 표절 설교는 사랑이나 영적 영양 대신 위선과 거짓이 가득해 성도들에게 해를 끼친다”고 지적했다.

발제자들은 대안으로 ‘윤리교육 강화’와 ‘목회자들을 위한 연장교육 및 사역환경 개선’을 꼽았다. 새누리2교회 안진섭 목사는 “신학교의 설교학 과목을 강화하는 등 커리큘럼을 재정비해 설교자를 길러내야 하며, 신학생들이 과제를 작성할 때부터 타인의 것을 베끼지 않고, 정직성을 준수할 수 있도록 강한 훈련을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단별로 현장의 목회자들을 위한 연장교육기관을 세워 원로 설교자들이 젊은 설교자들을 도제식으로 가르치는 등 지속적 훈련을 시켜야 한다”며 “목회자들은 교회 중직들과 상의해 행정과 대외 업무의 부담을 줄이고, 말씀 준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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