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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담 스님 '탈종' 선언, 조계종 뿌리가 흔들린다”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09/15 [13:36]
주지 선거 등에 실망, “용화선원이라도 끝까지 수행 도량으로”

“송담 스님 '탈종' 선언, 조계종 뿌리가 흔들린다”

주지 선거 등에 실망, “용화선원이라도 끝까지 수행 도량으로”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09/15 [13:36]

한국 불교계의 정신적 지도자로 꼽히는 인천 용화선원장 송담(88세·재단법인 법보선원 이사장·사진)이 조계종을 떠나겠다고 선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15일 불교계에 따르면 송담 스님은 지난 12일 조계종단 탈종 의사를 제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담스님은 한국 선불교를 이끈 경허, 만공 스님의 뒤를 잇는 스님으로 1961년 인천 용화사를 창건해 용주사의 회주를 맡고 있는 그가 탈종을 하게 되면 조계종의 뿌리가 흔들릴 위험이 크다는 것이 불교계의 중론이다.
 
송담 스님은 조계종 종정을 맡고 있는 진제 스님과 함께 ‘남 진제, 북 송담’으로 불리며 한국 선불교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현재 용주사의 회주를 맡고 있으며 말사 격인 용화선원의 원장도 겸하고 있다. 송담 스님은 경허-만공-전강으로 내려오는 법맥을 잇는다. 이 때문에 용주사와 용화사는 모두 전강 스님 문중이 중심 그룹이다.
 
송담 스님이 탈종을 선언한 배경에는 주지 선거, 조계종 법인관리 등에서 드러난 여러가지 문제가 복잡하게 얽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8월에 치른 용주사 주지 선거였다. 송담 스님은 하안거 해제 법회 등을 통해 제자들에게 주지 선거 때문에 자꾸 잡음이 들려온다며 가급적 문중회의를 열어 추대 형식으로 주지를 정하라는 뜻을 전했다. 문중운영위원회는 성관 스님을 추대했다. 그러나 추대 형식에 반대하는 후보자도 있어 선거를 치렀다. 결국 총무원장을 역임했던 정대 스님의 제자인 성월 스님이 주지에 당선됐다.
 
주지 선거 과정에서 특정 후보 지지자들이 호텔에서 함께 투숙하며 술과 담배 등을 한 것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또 같은 후보 측에서 일부 스님에게 돈봉투를 돌리다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송담 스님이 몇 차례나 정치적인 주지 선거에 대해 경고를 했음에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해 크게 낙담하신 것 같다. 스님께선 수행 도량에 자꾸만 정치적 입김이 작용하는 것을 경계했다. 용화선원이라도 끝까지 수행 도량으로 남고자 종단 탈퇴를 선언한 것으로 본다. 같은 이유로 재단법인 법보선원으로 등록돼 있는 용화선원의 종단 등록도 이사회에서는 하지 않기로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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