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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영화와 음악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09/19 [05:17]
모차르트 ‘미사곡 대관 C장조’, 베르디 '레퀴엠 미사’, 하이든 ‘천지창조’

종교 영화와 음악

모차르트 ‘미사곡 대관 C장조’, 베르디 '레퀴엠 미사’, 하이든 ‘천지창조’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09/19 [05:17]
C장조 미사곡 중 9번째 해당되는 곡
모차르트의 ‘미사곡 대관 C장조’는 프랑스 애니메이션 <벨리빌의 세쌍둥이>
 
‘그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천재 외에는 없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작가 괴테가 역설했듯 모차르트는 600여곡이 넘는 모든 곡에서 천재적인 감각을 드러내고 있다.
 
15곡의 미사곡과 1곡의 레퀴엠을 남긴 그는 종교곡 대부분은 빈과 잘츠부르크에 거주하는 동안 작곡한 전력답게 나폴리 악파가 갖고 있는 종교음악 특징을 노출 시키고 있다.
 
1779년 3월 모차르트가 약관 23세에 작곡한 ‘미사곡 대관’은 성모 마리아의 기적을 칭송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고전 음악연구가들은 ‘C major K. 317'에 대해 C장조 미사곡 중 9번째 해당되는 곡으로 오케스트레이션 특징을 농축 시켜 주고 있는 곡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키리에’ 주제를 ‘미사곡’ 끝 무렵인 ‘dona' 부분에서 다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잘츠부르크 대주교 휘하에 재직하고 있을 때 작곡된 이 곡은 ‘감탄사가 나올 만큼 뛰어난 곡 구성과 선율을 담고 있어 오늘날에도 애창되고 있는 곡 중 하나다. 곡은 ‘키리에’ ‘글로리아’ ‘크레도’ ‘상크투스’ ‘베데딕투스’ ‘아뉴스 데이’ 등 6부로 구성돼 있다.
 
발표 당시 일부 음악비평가들은 ‘아뉴스 데이’의 소프라노 독창 선율이 ‘피가로의 결혼’ 중 백작 부인의 아리아와 흡사하고 기악곡을 많이 사용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비종교적이며 지극히 세속적인 분위기를 풍겨주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프랑스 애니메이션 <벨리빌의 세쌍둥이 Les Triplettes De Belleville>(2003)는 2004년 아카데미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니모를 찾아서> <브라더베어> 등과 함께 치열한 수상 경쟁을 벌인 작품.
 
할머니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가 빌리빌의 세쌍둥이. TV를 시청하던 할머니가 자폐증에 걸려 있는 어린 손자와의 소소한 일상을 보여주면서 전개되는 성장 드라마.
 
자전거를 좋아하던 손자가 사이클 선수가 되자 할머니는 진공청소기, 잔디 깎는 기계, 빨래브러시, 밀가루 반죽할 때 쓰는 주방기구 등을 동원해 손자의 뭉친 근육을 풀어 준다.
 
프랑스오픈 사이클 서킷대회에 출전한 손자가 마피아에게 납치되자 할머니와 똥개 `브르도'는 추격 작전을 펼친다. 이때 벨리빌 세쌍둥이가 등장해서 사건을 해결 시켜 준다. 쉴 새 없이 펼쳐지는 사건의 흥미감을 배가 시켜 주는 배경음악으로 ‘미사곡’ 중 ‘키리에’가 흘러나오고 있다.
 
쥬세페 베르디의 '레퀴엠 미사 Requiem’
작가 만조니에게 바치는 죽음의 송가(頌歌)

 
스테판 프리어스 감독의 <더 퀸>에서는 대영제국의 공주에서 이혼 후 파파라치들의 추격을 받다 비명횡사한 다이아나 공주의 비극적 삶을 위로해 주는 멜로디로 ‘레퀴엠’ 중 ‘Libera me’가 사용되고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살아 있는 생물은 결국 죽음을 맞게 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이 겪어야 하는 생로병사(生老病死)는 모든 예술가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숙명론. 이 때문에 고전 음악가들은 ‘생명의 탄생을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의 전주곡’으로 받아 들였다.
 
종교권에서는 ‘생몰(生沒)에 대한 원초적인 두려움을 완화시켜 주기 위해 죽음은 고통으로 부터의 해방’이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특히 가톨릭에서는 ‘죽음은 인간의 영원한 삶을 향한 한 가지 과정’으로 풀이해 ‘사자(死者)들을 위한 미사곡’을 다수 작곡했다.
 
‘Requiem'은 라틴어로 ‘안식’을 뜻하는 단어로 교계에서는 ‘죽음 이후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잠시 편히 쉰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클래식계에서 ‘레퀴엠’은 종교음악의 백미(白米)로 평가하고 있어 ‘모차르트’ ‘포레’ ‘브리튼’ ‘베를리오즈’ ‘브람스’ 등이 모두 각자의 음악적 특성을 담은 곡을 발표한 바 있다.
 
베르디 ‘레퀴엠’은 이태리의 애국적 시인으로 추앙 받았던 만조니의 죽음을 애도하는 뜻으로 작곡돼 역시 불후의 명곡으로 애청 받고 있다.
 
1873년 5월 만조니 타계를 전해들은 베르디는 ‘걸출한 작가의 죽음을 목도하고 깊은 비탄에 빠져 있습니다. 밀라노에서 진행되는 장의(葬儀)에 참석할 기력도 없지만 애도의 뜻을 표할 생각입니다’는 비통한 심정을 드러내 이목을 끌어냈다.
 
베르디의 ‘레퀴엠’은 1874년 5월 만조니 사후 1주년을 맞아 밀라노 성 마르코사원에서 초연된다.
 
‘레퀴엠’은 통상 엄숙함을 띄게 되지만 베르디의 곡은 ‘테너와 베이스 합창, 첼로와 트럼펫 그리고 목관 악기’의 적절한 사용 등을 통해 극적 감동을 자아내는 동시에 화려함도 갖추고 있는 명곡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음악 비평가들은 ‘독창과 합창이 어우러지는 부문은 오페라를 감상하는 듯한 힘찬 활력을 전달 시켜 주어 미켈란젤로의 그림 『최후의 만찬』과 흡사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는 격찬을 보내고 있다.
 
다이아나 공주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연이어 맞게 되는 예상하지 못한 곡절을 다룬 작품이 스테판 프리어스 감독의 <더 퀸 The Queen>(2006). 만인의 환대를 받는 대영제국의 공주에서 이혼 후 파파라치들의 추격을 받다 비명횡사한 다이아나 공주의 비극적 삶을 위로해 주는 멜로디로 ‘레퀴엠’ 중 ‘Libera me’가 사용되고 있다.
 
프란츠 조셉 하이든의 ‘천지창조 Die Schopfung’
66살 때 작곡한 세계 3대 오라토리오

 

모리스 피알라 감독의 <우리는 함께 늙지 않는다>에서 남녀 간의 만남에는 숙명적인 이별이 기다리고 있다는 정경을 ‘천지창조’ 멜로디가 은유적으로 묘사해 주고 있다.
 
‘매일 아침 십자가에 무릎을 꿇고 곡을 만들 수 있도록 기도했다. 그리고 마침내 하느님은 나의 소원을 들어 주셨다’
 
1798년 66살 때 ‘천지창조’를 완성한 하이든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말년에 작곡된 오라토리오 ‘천지창조’는 헨델의 ‘메시아’, 멘델스존의 ‘엘리아’와 함께 세계 3대 오라토리오로 평가 받고 있는 의미 있는 곡이다.
 
1790년 영국 여행을 하던 하이든은 밀턴의 명작 『실낙원』을 각색한 대본 ‘천지창조’의 대본을 입수한 뒤 이를 바탕으로 곡을 만들었다는 작곡 비화를 갖고 있다.
 
영국 무명 시인 리들리는 헨델에게 헌정하기 위해 대본을 완성했지만 그가 거들떠보지 않자 이를 하이든이 입수해 클래식 역사를 빛내는 명곡으로 탄생하게 됐다는 이야기 거리를 남겼다.
 
1798년 4월 19일과 30일 2회에 걸쳐 오스트리아 빈의 게르마르크트 시발첸베르크 후작 궁전에서 초연된다.
 
1798년 5월 3일자 일간 ‘메르쿠트’는 ‘공연이 끝난 지 며칠이 지났지만 뜨거운 감동이 지금도 귓가를 울리고 있다’는 호평을 게재한다.
 
3부 33곡으로 구성됐다. 1-2부는 6일 동안의 천지창조 과정이 아리아를 통해 묘사되고 있으며 3부는 아담, 이브, 천국과 그리스도의 위대함을 칭송하는 합창이 곁들여지고 있다.
 
클래식 연구가들은 ‘원숙한 하이든의 음악세계가 독창과 합창 그리고 오케스트라의 조화 속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리뷰를 보내고 있다.
 
아내 프랑소와즈(마차 메릴) 외에 6년 동안 사귄 연인 캐서린(마를린 조베르)을 두고 있는 영화감독 장(장 얀느)의 행적을 다룬 작품이 모리스 피알라 감독의 <우리는 함께 늙지 않는다 We Won't Grow Old Together>(1972). 남녀 간의 만남에는 숙명적인 이별이 기다리고 있다는 정경을 ‘천지창조’ 멜로디로 채색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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