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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C 입대 거절당한 시크교도, 美 육군 상대 소송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11/15 [18:21]
터번 착용과 수염, '통일' 강조하는 의복 규정과 충돌

ROTC 입대 거절당한 시크교도, 美 육군 상대 소송

터번 착용과 수염, '통일' 강조하는 의복 규정과 충돌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11/15 [18:21]
시크교도라는 이유로 미국 학생군사교육단(ROTC) 입대를 거절당한 시크교도 대학생이 미 육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4일 CNN 방송에 따르면 뉴욕주 호프스트라 대학 2학년인 이크누르 싱은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및 자칭 유엔 연계 비영리 단체인 시크교도연합과 더불어 수염,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거나 터번을 벗지 않으면 ROTC에 입대할 수 없도록 한 미 육군의 규정이 부당하다며 12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뉴욕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미국 시민인 싱은 인도 전통 신앙 중 하나인 시크교를 믿는다. 그는 신의 완벽한 창조를 존경하는 의미에서 몸에 자란 털을 자르지 않고 그대로 기르는 '케시'를 종교적 신념으로 지키고 있다. 또 맨머리를 그대로 공중에 공개하는 것은 신성모독이자 수치스러운 일로 간주하는 시크교의 전통에 따라 터번을 꼭 쓴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정보장교로 일하고 싶은 꿈을 간직해 온 싱의 복장과 '통일'을 강조하는 미 육군의 의복 규정은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싱은 지난해 4월, ROTC 후보생으로 입대하면 복장 규정에서 종교적인 예외를 누릴 수 있는지를 미 육군에 문의했다.
 
이에 대해 미 육군은 '복장 불복종은 육군의 준비태세, 군대 단합, 보건, 안전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예외는 없다고 답했다.
 
사랑하는 조국을 지키는 일과 종교적 신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싱은 ACLU 웹사이트에 자신의 사정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호프스트라 대학은 "현재 비입대자 신분으로 ROTC 교육 과정에서 회계를 감사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싱의 도전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미 육군이 싱의 ROTC 입대를 승낙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 육군은 지난 2010년 두 명의 시크교도에게 종교적 복장 예외 규정을 인정한 적이 있고 지난 9월에는 인종 차별이라는 비판을 받은 흑인 여성 군인에 대한 두발 규정을 완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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