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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왕은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한국전통의 신앙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11/24 [16:04]
한국불교에서 조왕신앙수용③(끝)

조왕은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한국전통의 신앙

한국불교에서 조왕신앙수용③(끝)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11/24 [16:04]

▲ 조왕은 불의 신이면서 동시에 불을 끄는 물의 신을 신앙하는 것으로 동양사상에서 말하는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한국내 전통적인 신앙이다. 사진은 옥천사의 조왕신.     ©

속신(俗信)에서의 조왕신앙   

조왕신(竈王神)은 부엌을 관할하는 화신신앙(火神信仰)이다. 물과 불을 다루어 부엌에서 만드는 음식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절대 필요한 요소로, 불씨를 꺼트리지 않도록 보호하는 화로가 있고, 부뚜막엔 가장 정갈한 정한수가 있다. 물이 불을 끄는 상극관계이지만 불을 끄자는 것이 아니고 불이 꺼지지 않도록 불이 신체이고 물이 제물인지 아니면 불과 물이 따로따로 조왕을 상징하는 것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일본에서는 조왕신을 가마도(부뚜막)신이라 하여 집을 수호하는 수호신으로서의 기능을 믿고, 중국에서는 조왕신이 집안식구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하늘에 올라가 옥황상제에게 보고하여 인간들의 선악의 행동에 따라 길흉화복을 내린다고 믿고 있다.     

조왕신을 여신으로 보고 ‘조왕각시’, ‘조왕할망’ ‘조왕대감’ 이라고도 부르며 집안에서 가장 깨끗하고 정결하게 하고 부정타지 않도록 공을 드린다. 또한 불은 정화 능력이 있어서 초상집같은 부정한 곳을 다녀오면 불을 뛰어넘어 부정한 것들을 깨끗하게 씻어내야 하였다.     

민간에서 조왕은 부엌의 신으로 부정을 태워버리는 정화의 신이다. 조왕은 부녀자들과는 매우 가깝고 부엌은 음식을 조리하는 곳이므로 자연히 집안 식구들의 건강과 관계되어진다. 더욱 한국의 전통습속에서의 불이란 부정을 풀어버리게 하는 것이므로 밖에서 부정한 것을 보거나 문상을 다녀오면 방안으로 들어가지 전에 먼저 부엌에 들려 부정을 태우게 된다.     

조왕신의 신위는 부뚜막에 정화수를 떠놓거나 밥그릇에 쌀을 담고 촛불을 켜둔다. 일부 지방에서는 작은 단지에 쌀을 집어넣고 한지로 잘 덮어 두기도 하는데 굿의 의식에서도 본 굿이 시작되면 제일 먼저 조왕에게 의식을 행하게 되는 것만 보아도 조왕신이 부정을 없애는것임을 알 수 있다.     

조왕이 옥황상제에게 보고하기 위해 올라간 시간 부엌에는 신체(神體)가 없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신이 잠시 자리를 비운시간을 제주도에서는 ‘신구간(新舊間)’교체라고 한다. 24절기의 마지막 절기인 대한(大寒) 후 5일째부터 새로 시작하는 입춘(立春)이 되기 3일 전까지 일주일 동안이다. 신구세관(新舊歲官)이 교대하는 과도기간으로 지상의 모든 신격(神格)이 하늘에 올라가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고 내려오기까지의 공백기간이다. 이때는 그해의 운수가 불길하거나 길일(吉日)이 없어 채 이루지 못한 건축·수리·면례(緬禮)·이사 등 생활과 관련된 모든 일을 날을 가리지 않고 시행할 수 있다.     

민간에서 조왕은 여성신이며 그를 신앙하는 주체도 여성이다. 주부가 사제가 되어 집안의 안녕을 기원하는 것으로 성리학이 지배하던 조선조에도 유교의 가례는 남성 중심에 비해 가신적 성격의 조왕은 여성 사제권이 부여된 독특한 신앙형태이다. 사제자로써 여성은 첫 새벽에 정화수 한 보사기(밥상이나 주안상에 김치나 찌개 등 국물있는 반찬을 담는데 쓰는 그릇)를 바치며 소망을 기원하는 방식이다. 이와같이 새벽에 부뚜막 앞에 앉아서 가족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을 호명하면서 소원성취를 비는 기도형식은 후일 한국 개신교의 독특한 새벽기도의 모습으로 정착되었다. 새벽기도회의 참여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성인 점 그리고 그 기도의 목적, 내용에서도 우리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여성이 부엌에서 지켜야 할 것으로 아궁에에 불을 때며 나쁜 말을 하지않는다. 부뚜막에 걸터 앉거나 발을 올려놓는 것은 금기사항이 있다.

전통사회에서 부엌의 기능은 단순히 음식을 조리하는데 그치지 않고 여성들의 목욕과 시어머니와 며느리, 친정 엄마와 딸의 교육이 이루어지던 교육장의 역할을 겸했다. 반상의 구분이 엄격한 신분제 사회에서는 신분이 낮은사람들이 모여 식사를 하는 식당으로도 이용되었다.     

신체와 관련된 명칭으로 조왕물그릇(전남) 조왕중발(전남) 조왕단지(전남) 조왕보새기(전남)

의인화해서는 조왕(전북, 충남, 충북, 경남, 경북, 서울, 제주, 전남) 주왕(전북, 충남) 조왕님내(충남) 조왕님(충북) 조왕할매(충북) 조왕대감(충북) 조왕신(강원, 경기, 충북, 전남) 주왕각시(경기, 서울) 정지각시(경북) 조왕각시(경북) 주왕대감 조왕할망(제주) 조상대감(충북) 삼덕할망(제주) 모시는 장소에 따라 부뚜막신(강원, 서울) 부엌신(경기, 경남, 경북, 충남, 전북) 삼덕조왕(제주) 성격상 화신(火神 강원, 전남) 불신(경기, 서울) 화덕장군(火德將軍;충남) 화덕씨(火德氏, 전북) 화신대장(火神大將, 충북) 화덕진군(제주) 화덕새(전북) 화덕사천군(충북) 등 지역과 역할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불리고 있다.    

무속(巫俗)에서 조왕신앙    

무속은 무(巫)를 중심으로 한 민간층의 전승적 종교현상을 말한다. 巫는 위에“―”자는 천(天) 또는 신령을 뜻하고, 아래 “―”은 땅 또는 인간을 가리킨다. 가운데 내려오는 “|"은 하늘과 땅, 신령과 인간의 중계자의 상징이다. 그리고 양쪽 “人”은 두 명의 남녀를 가리키며 춤을 추는 모습으로 해석하고 있다. 무속에서 사제자는 지역에 따라 무당(여자), 박수(남자) 신방(神房) 등으로 불린다. 이들이 무업에 종사하게 된 동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수 있다. 신으로부터 선택을 받았다는 강신과 집안의 가업으로 무업을 이어가는 형태다. 그리고 하나는 경제적인 이유를 들어 굿청에 나오는 기능인으로써 무속인이다. 한국에서 무속의 역사와 관련 “단군신화”에 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무속은 전세계에 분포를 보이는 종교행위로 공통적인 용어로 “샤머니즘”으로 부르고 있다. 샤먼은 “탈혼망아의 전문가”,“택함을 받은 사람”이며 인간의 영혼에 관한 한 위대한 전문가이다. 샤만만 혼이라는 것을 “볼”수있다. 그 까닭은 그들만이 영혼의 “모양”과 영혼의 운명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샤만의 기능은 영혼과 교신을 통해 미래를 알아내는것과 함께 굿이란 의례를 통해 신자들과 교감을 하는 것이다. 굿은 순수한 우리말이다. 굿이란 재앙을 풀고 행복을 초래하기 위한무행신사(巫行神事)이다. 굿은 지역에 따라 거리와 형식을 달리하고 있으나 대부분 열두거리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성주거리에서 조왕굿은 밥을 해서 솥에 주걱을 꼿고 부뚜막에 과(菓)를 놓고 무속인이 그 앞에서 조왕굿을 무가를 구송한다. 이와같이 무속에서의 조왕은 재가집(의뢰자)에 요청이 있을 때 행해지는 굿 의식으로 무당이 집안의 운수를 비는 안택굿을 할 때 포함되는 굿이다. 큰 굿에 속하지 않고 단순히 비손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이때 외우는 조왕경은 독자적이라기 보다는 불교와 도교에서 좋은 경문만을 발취하여 만들었다. 무가를 구송함에 있어 정확하게 암송하면서 신을 찬탄하는 찬불(송)보다. 재가집과 굿청의 분위기에 크게 좌우된다. 때에 따라서는 찬송가 가사나 성경에 구절도 인용되기도 한다. 현실문제에 관심이 높은 무속인의 경우 그 시대상황과 처방을 집어 넣기도 한다. 다시말해 무속의 경문은 독경형식을 빌어 설교를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이렇듯 경문이 이탈되어 구송하고 있어도 문제삼지 않는 것이 무경의 특징이다. 이런 형식에 의해 민간신앙에는 올바른 경전이 없다는 평가를 하는데 여타 종교에서 말하는 교주의 가르침도 사실은 당시 사회에 떠도는 이야기들의 조합임을 감안한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무경의 특징은 즉흥성과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참여적 성격을 말할 수 있다.    

이때 구송되는 경문을 살펴보면

죠왕동토경(竈王動土經)
재나무재나무병부와의부는대대장군
병부왕의모는음양부인이라
흙골음돌골음나무쟝목을
달운탓으로동토법이라
동방토신동토경, 남방토신동토경
셔방토신동토경, 북방토신동토경
즁앙토신동토경, 동방토신동토경
남방목신동토경, 셔방목신동토경
북방목신동토경, 즁앙목신동토경
동방대세동토경, 남방대세동토경
셔방대세동토경, 북방대세동토경
즁안대세동토경, 상계죠왕동토경
즁계죠왕동토경, 하계죠왕동토경
갑오생님동토경, 을해생님동토경
능홈생님동토경, 구흠생님동토경
호늠생님동토경, 대셰왕의부선군
수업함한구인왕쳔부인
병부왕불명보인동토지신, 명월목동오작조서
부지동셔남북외렬하지, 부지동셔남북어명
급급여율령사바하   

조왕경은 부엌에서 외우는 경이다. 무속에서 독경은 도교, 불교, 무속신앙이 합쳐진 양상을 보인다. 그렇지만 무조건 합친 것은 아니고 기능에 따라 필요한 신을 가져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조왕굿은 지역에 따라서는 정월 열나흗날 밤에 조왕제를 지내기도 하는데, 집안에서 안택굿이나 시루고사, 집고사, 지신밟기때에도 다른 가신과 함께 조왕에게 의례를 행하지만 평상시에도 조왕중발의 물을 매일 갈아올리고 부뚜막 위에 시루떡이나 백편, 나물, 물 등 제물을 차리고 주부가 직접하거나 독경자를 초청 축원을 하기도 한다. 문경지역에서는 정월 열 나흗날 밤에 조왕제를 올리거나 정초나 7월, 10월 등에 집안의 치성(致誠)을 할때는 성주에게 하듯이 조왕신에게도 조왕신을 차려놓는데 대개 목판에 간단히 차려서 부뚜막에 올려놓는다. 울릉도에서는 정월 대보름 저녁에 독경자를 불러 부엌에서 조왕제를 지낸다. 밥은 한 솥해서 숟가락을 꽃고 부뚜막 위에는 간단하게 볶은 나물과 물을 갖다 놓는다. 그 다음 독경자가 시키는 대로 절을 하기도 하고, 가정의 평화를 기원하기도 한다. 제주도에서 제물을 준비한다. 매달 초하루, 초사흘과 보름, 유두, 백중, 추석, 섣달그믐의 명절과 24절기, 부모의 제삿날, 가족의 생일, 신축일 각 가정의 형편에 따라 제물을 준비하고 굿을 하는 경우에는 무당이나 심방이 미리와 준비한다.     

조왕은 부엌이란 공간에서 행해지는 가신신앙으로 한국을 비롯 중국, 일본 등 3국에서 공히 신앙되고 있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조왕은 조신(竈神), 조군(竈君) 또는 사명조군(司命竈君)이라 하며, 수명과 복을 관장한다고 한다. 이 신에 대한 제사는 기원전 133년 한나라 무제 때 시작되었으며 조왕의 초상을 부뚜막 위에 걸어 두고 섬기는데. 해가 바뀔 때마다 새것으로 바꾸고 헌 것은 태워버렸다. 중국 고대의 제신 가운데서 부엌신은 사람들과 가장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중국에서는 음력 12월 23일 이나 24일에는 조왕신을 천상에 보내는 의식을 행해야만 했다. 그리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은 음력 1월 4일로 되어있다. 이때는 조왕신의 새로운 그림 상을 붙이고 조왕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조왕신은 하늘에 올라가 옥황대제에게 사람들의 <선악 공과>를 죄다 고하는데 이는 온 집안 식구의 화복, 요수와 관계되는 큰일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조왕신을 공경하면서 <조군마(竈君馬)>(조군이 말을 타고있는 모습을 그린 색종이)와 <송조군상천소(送竈君上天疏)>(조군을 추켜세우며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 복락과 재운을 지원하는 문장을 쓴 누런종이)를 불태워 버리는 한편, 약은 수를 써서 입 속에 달라붙은 엿을 사다가 조왕에게 먹이는데 이는 끈끈한 엿을 조왕신의 입 속에 잔뜩 집어넣으므로써 그가 나쁜 말을 하지 못하게 만들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이와 유사한 신앙형태가 있다. 고대 일본에서 조왕(竈王)을 ‘かまど神(かまどのかみ)이라고 불렀다. ’かま‘는 우리 말의 가마솥을 의미하는 가마에서 유래하였고, 고대 일본에서는 한반도에서 전개된 이동식 부뚜막을 ‘かまど’라고 명명하였다. 이와 더불어 그것과 관련된 다양한 속신이 전래되었을 것인데,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조왕신앙(竈王信仰)이다. 백제계 도래인(渡來人)의 후손인 화을계(和乙繼) 가문에서 전통적으로 구도신(久度神)을 숭배하였고, 연력(延曆, 연간(782-806)에 평야사(平野社)를 창건한 후 거기에 화씨(和氏)의 조선신(祖先神)으로 추정되는 금목신(今木神)과 더불어 구도신( 久度神)등을 함께 옮겨 合祀시켰다. 부뚜막의 일본말인 ‘가마도(竈)’의 ‘가마(釜)’는 솥, ‘도’는 장소(場所)를 이른다. 또 사투리인 ‘호(ホ)도(ト)’의호는 불(火)을, 도는 장소(場所)의 뜻으로, “불을 쓰는 데”라는 말이다.
조왕은 우리나라를 비롯 중국, 일본 3국에 공동으로 믿어지는 신앙이다. 특히 우리의 경우 불교에서의 조왕과 가정, 무속에서 조왕으로 구분되는 독득한 신앙형태를 띤다.     

무속에 의해 공통으로 신앙하는 총체적 민족신앙 형태    

본 연구는 사제자로써 가정의 안녕과 번영을 담당했던 전통적인 여성의 모습을 조왕이라는 가신신앙을 통해 조명했다. 여성의 조왕의례는 후대 개신교의 새벽기도회로 정착, 한국만의 독특한 신앙형태로 발전하게 된다. 조왕은 불의 신이면서 동시에 불을 끄는 물의 신을 신앙하는 것으로 동양사상에서 말하는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한국내 전통적인 신앙이다. 이와같은 우리전통신앙은 1차적으로 불교 전래이후에는 불교가 토착화되는 과정에서 융합되었다.    

이 연구는 현재 한국인의 심성속에 존재하는 조왕신앙이 불교와 가정에서 신앙되던 가신신앙, 무속신앙이 융합되어 신앙되고 있는 모습을 조사하고 분석하여 우리문화의 정체성을 밝혔다.     

조왕이란 주제가 단순히 민간에 전승되어오던 신앙형태로서의 믿음이 아니라 민간에서의 가신신앙과 불교, 그리고 무속에 의해 공통으로 신앙하는 총체적 민족신앙 형태이므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했다. 이번에 다룬 불을 숭배하는 신앙은 기원전 5000년에 페르시아에서 조로아스트가 창교한 조로아스터 교에서 불을 성스러운 대상으로 숭배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인류의 보편적 의식이다. 이와같은 신앙형태를 조명함으로 남성중심사회에서 여성이 가지고 있는 역할, 가정을 이끌었던 여성들의 적극적 삶이 현대에서 사회참여를 이끌었다.    

조왕이란 주제가 단순히 민간에 전승되어오던 신앙형태로서의 믿음이 아니라 민간에서의 가신신앙과 불교, 그리고 무속에 의해 공통으로 신앙하는 총체적 민족신앙 형태이므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인문학의 사회적 실천을 이끌 수 있다. 고대 조왕신앙연구가 인문학적 특징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여 더 많은 고유신앙의 현대적 전개를 밝혔다 .
(장정태 논설위원·서경대 대학원 문화예술학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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