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40대 여성 검거,“악령 쫒은데 효험”
경남 합천경찰서는 팔만대장경을 봉안한 해인총림 해인사(주지 선해스님) 전각 벽에 낙서한 김모(48·여)씨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북 성주군 주거지에서 검거했다. 지난 24일 해인사로부터 수사를 의뢰 받은 경찰은 '해인사 사찰에 낙서한 글자와 비슷한 내용을 쓰는 사람이 있다'는 제보를 받아 곧바로 김씨의 주거지로 출동해 당일 오후 10시께 집에 있던 김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집 내부에서 범행 당시 착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옷가지와 선글라스, 모자 등을 증거물로 확보하는 한편 화장실과 방 내부 곳곳에서 해인사 전각 벽에 낙서한 것과 동일한 한문 글귀를 발견했다. 앞서 해인사는 지난 20일 오후 2시39분께 대적광전(경남도 유형문화재 256호)을 비롯해 독성각, 명부전, 응진전 등 주요 전각 13곳에서 22개 낙서를 발견,'이교도의 기도주문으로 보인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2004년께 종교 단체에서 주문 내용을 알게 됐다. 세상에 복을 내리고 악령을 쫓는데 효험이 있다. 좋은 문구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종교의 광적인 전도행위가 아닌 개인적인 행동이었음을 내세운 것이다. 해인사 17개 전각 외벽에 써진 ‘侍天主造化定 永世不忘萬事知’ ‘至氣今至 願爲大降’ 는 원래 동학(東學) 천도교의 주문인 ‘至氣今至 願爲大降 侍天主 造化定 永世不忘 萬事知(지기금지 원위대강 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 만사지)’로 동학의 교조인 수운(水雲) 최제우(崔濟愚) 선생이 지은 주문이다. 동학의 정통을 이어받은 천도교에서는 변함없이 ‘至氣今至 願爲大降 侍天主 造化定 永世不忘 萬事知’의 순서로 주문을 쓰고, 읽지만 동학의 원류를 벗어난 종단과 그 종단의 아류인 종단에서는 ‘侍天主 造化定 永世不忘 萬事知 至氣今至 願爲大降’ 으로 순서를 바꿔 쓰고 있다. 천도교에서는 주문을 쓸 때는 언제나 오른쪽부터 아래로 내려가며 쓰거나 가로로만 쓰고 있으며, 본 낙서와 같은 ‘T‘자 형태를 비롯한 변형된 형태를 일절 쓰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천도교의 전교는 ‘布德(포덕)’이라 하며, 청유형의 형태를 취하고 있음에 반하여 다른 종단의 전교 방식은 보다 적극적일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공격적인 면을 띠고 있다. 그들의 공격적인 전도 방식에서 ‘도를 아십니까?’라는 유행어가 생겨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저작권자 ⓒ CR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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