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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의 미덕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12/15 [15:37]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복을 내리는 덕목”

겸손의 미덕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복을 내리는 덕목”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12/15 [15:37]

겸손謙遜이란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낮추는 태도를 말한다. 요즘같은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 자신의 행복과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데 가장 필요한 덕목이 겸손의 미덕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겸손의 가치와 의미를 알고는 있지만 막상 실존적 사회생활에서는 나 자신의 못난 이기적인 마음과 자만심의 잣대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결국은 세상 사람들이 야박한 인심과 메마른 세상을 한탄하면서 살아가게 되는 이유는 우리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자만심으로 인한 교만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겸손은 어떤 어려움도 해쳐갈 수 있는 아름다운 덕목이다.
 
사람들은 대인관계에서 생기는 갈등으로 많은 고민을 한다. 더구나 해마다 쏟아져 나오는 수십만의 사회 초년생들은 각박한 사회생활에서의 인간관계를 두렵게 받아드리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대인관계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자만심 때문이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자만심은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을 뿐 아니라 상대방을 존중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겸손의 덕목을 생활화하기는 쉽지 않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겸손의 미덕을 자각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본다. 우리는 정말 미약한 존재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대다수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부족한 나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 겸손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배우려고 하는 성실한 마음일 것이다. 󰡔주역󰡕에서 “소인小人은 이익을 보지 않으면 권면이 안 된다.” 라고 한다. 교만한 사람은 하늘의 소리를 귀를 막고 듣지 않으려고 하며, 배우려하지 않는다. 그러나 겸손한 사람은 끊임없이 배우려고 한다.
 
이러한 겸손의 미덕과 진정 배우려는 겸허하고 진실한 마음들은 대인관계뿐 아니라 사회생활 속에서 어떠한 어려운 일에 직면하드라도 그것을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지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겸손한 사람이 가장 위대한 사람이다.
 
도가道家 철학의 창시자인 ‘노자老子’는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것은 물은 만물을 생육하게 해주고, 세상의 더러운 것을 다 씻어주며, 가장 낮은 곳에 처해도 묵묵히 자기의 역할을 다하기 때문이다. 물이란 진리를 상징하기도 한다. 그래서 공자孔子는 물과 같은 친구를 사귀라고 하고, 불가佛家에서는 물로 번뇌를 씻는다고 한다. 그리고 기독교基督敎에서는 물로 세례를 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또한 노자老子는 󰡔도덕경󰡕 66장에서 “강과 바다가 모든 계곡의 왕이 될 수 있는 까닭은 강과 바다가 가장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계곡의 왕이 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성인이 백성 위에 있기를 바란다면 반드시 말로써 백성의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까닭으로 성인이 위에 있어도 백성들이 무거워하지 않고 앞에 있어도 백성이 방해된다고 여기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 사람들이 그를 추대하고도 싫어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다투지 않기 때문에 세상의 누구도 그와 다툴 수가 없는 것이다.(江海所以能爲百谷王者, 以其善下之故, 能爲百谷王, 是以欲上民必以言下之欲先民必以身後之, 是以聖人處上而民不重處前而民不害, 是以天下樂推而不厭, 以其不爭故, 天下莫能與之爭.)라고 하였다. 즉 바다가 온갖 시냇물의 왕이 될 수 있는 것은 자기를 낮추기 때문이며, 세상은 겸손한 사람을 추대하며, 겸손은 남과 다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사람이 가장 위대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겸손한 마음에 하늘은 복을 내린다.
 
'주역'에서는 겸손에 대하여 ‘지산겸괘地山謙卦’ 「괘사卦辭」에서 “겸손하면 형통하고 군자는 끝이 있다.(謙亨, 君子有終)” 라고 하며, 이에 공자孔子는 “ 겸손이 형통한 것은 하늘의 도道가 아래로 내려와서 광명하고, 땅의 도가 낮은데서 위로 행함이라. 하늘의 도는 가득 찬 것을 이지러지게 하며, 겸손한데는 더하고, 땅의 도道는 가득 찬 것을 변하게 하며 겸손한데로 흐르게 하고, 귀신은 가득 찬 것을 해롭게 하며 겸손함에는 복을 주고, 사람의 도道는 가득 찬 것을 미워하며 겸손한 것을 좋아하나니, 겸손은 상대방을 높여서 더불어 빛나며, 나를 낮추어도 사람들이 넘지 아니하니 군자의 마침이니라.(彖曰 謙亨 天道下濟而光明, 地道 卑而上行, 天道 虧盈而益謙, 地道 變盈而流謙, 鬼神 害盈而福謙, 人道 惡盈而好謙, 謙 尊而光, 卑而不可踰 君子之終也.)라고 하였다. 하늘도 땅도, 귀신도, 사람도 가득 찬 것을 해롭게 하고 겸손함에 복을 준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나를 낮추는 겸손함을 사람들이 무시하거나 넘어서지 못한다고 밝히고 있다.
 
‘중풍손괘重風巽卦’「상사象辭」에서는 “겸손은 하늘의 섭리를 따르는 것이니, 군자는 이로써 명命을 거듭해서 일을 행하나니라.(象曰 隨風 巽, 君子 以 申命行事.)” 라고 하여, 우리가 겸손을 행하는 것이 천명天命을 실천하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또한 󰡔구약성서󰡕 「잠언」 29:23에서 “사람이 교만하면 낮아지게 되겠고 마음이 겸손하면 영예를 얻으리라” 라고 하였다. 우리는 비단 복福을 받기 위해서 겸손하기 보다는 겸손함으로써 복福을 받는 것이 아닌가한다.
 
겸손의 실천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
 
세상에는 잘난 사람들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잘난 사람들만(?) 가득한 세상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문제들을 내 스스로 무릎을 꿇고 세상의 짐을 말없이 지고 가는 겸손한 사람은 매우 적다. 만약에 사회 지도층에 계신 분들이 겸손하면 얼마나 아름답게 보이겠는가? 그러한 미담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면 우리는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소학집주'에서 “사람의 덕행은 겸손과 사양이 제일이다.(人之德行, 謙讓爲上)”라고 하여, 겸손의 미덕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덕목이라고 말한다. 또한 겸손의 미덕을 실천함에 대하여 「가언嘉言」편에서는 “평생토록 길을 양보해도 백 보에 지나지 않을 것이며, 평생토록 밭두렁을 양보해도 한마지기를 잃지 않을 것이다.(終身讓路, 不枉百步. 終身讓畔, 不失一段)” 라고 한다. 이 구절들은 우리 모두가 겸손을 실천하는데 얼마나 인색했는가를 되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구약성서, '잠언' 18:12 에서는 “사람의 마음의 교만은 멸망의 선봉이요 겸손은 존귀의 앞잡이니라.”라고 하였다. 이것은 편안함에 안주하거나 자만이나 방심하지 않고 늘 겸손함으로써 어떤 어려움도 해쳐나갈 수 있고 존귀함까지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당위의 법칙을 모두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겸손의 가치와 의미 잘 알면서도 실제 생활에서 겸손을 실천하는데 주저하고, 순간순간 인식한 이기적 마음을 내 보이게 된다.
 
우리 모두 겸손의 의미에 대해서 고민해보자. 그리고 신념화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 보자. '주역' 「계사상」 12장에서는 겸손의 미덕을 자각하고 신념화하기 위해서 우선 “성현聖賢들의 말씀을 숭상하고 이것을 믿고 순종하고 따를 것을 생각해야 된다고 말한다. 그러면 하늘이 도와 길吉하지 아니함이 없다.”라고 한다. 이러한 자각의 과정을 통해서 하늘도, 땅도, 사람들도 좋아하는 겸손을 신념화하여 일상화한다면 필연코 우리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풍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성현聖賢들은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철학박사 김재홍(충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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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티전 2014/12/19 [10:27] 수정 | 삭제
  • 철학자의 칼럼이라 좀더 의미있는 내용입니다.
  • 동창생1 2014/12/15 [17:12] 수정 | 삭제
  • 아름다운 이야기가 추위를 녹여 훈훈함 느끼게 해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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