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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종로학원 강사의 싸알수련회 특강
청소년이여, 깨어나라
기사입력: 2015/01/15 [07:42]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이화서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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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알은 땅에 떨어져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 매일종교신문

▲ 특강을 맡았던 홍성환은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상문고 교사를 지냈다. 한울공동체사건 투옥된 적이 있으며, 민주화 유공자로 인정받았다.     © 매일종교신문
“정결한 내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하루를 살자”

 
누구의 인생이든 고귀하지 않은 삶이란 없다. 모든 사람들은 뜻을 안고 이 땅에 태어난다. 인생은 영원부터 이어져 내려온 생명의 알맹이다. 하늘의 뜻이 새겨져 있는 생명의 원판, 씨알이다. 그 씨알을 꽃피워 보자는 것이 인생이다.
 
젊어서부터 인생이 귀한 것을 알고, 참된 삶을 살려는 열정이 있었다. 하늘의 뜻을 추구하는 구도자의 자세를 갖는 것은 실로 아름다운 일이다. 주어진 삶을, 혼자서만 잘 먹고 잘사는 천박한 출세의 도구 정도로 여기지 않고, 이웃을 사랑하고 하늘의 뜻을 이루는 소중한 것으로 자각하는 일이야말로 참된 삶을 위한 출발점이다.
 
아직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젊은 생명이 참된 진리를 깨달아 순수한 삶을 살 수 있다면 그 보다 아름다운 일은 없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에게 참된 꿈과 희망, 열정을 주기 위해, 또한 그런 세계를 지향하는 젊은이들의 광장을 만들어 주기 위해 학원 내에 씨알모임을 만들기로 했다. 이것은 작은 일이지만 하늘의 뜻으로 알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다.
 
씨알은 말이 없다. 아니 입 대신 온몸으로 말을 한다. 천지가 그러하듯이 ‘조용히 해라, 조용히 해라.’ ‘시끄럽다.’ 입은 가만히 벽에 걸어둔다.
 
수많은 물속에 수많은 달이 떠 있다. 작은 개울에 있든, 큰 강에 있든, 넓은 호수에 있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자주 바라보면 언젠가 달이 보일 터, 달을 자주 바라보면 언젠가 마음의 호수에 달이 떠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크든 작든 자기 안에 달이 있으면 그 빛이 흘러나올 것이다. 그 빛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봄바람에게 꽃이 핀 이유를 물었다. 바람이 답한다. ‘잠시 스치고 지나갔을 뿐’이라고. 세상 모든 웃음은 누군가의 마음에 따사로움이 지나간 자취다. 진실로 준다는 것은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준다는 의식도 없고, 받는다는 의식도 없이 오가는 것이다. 그렇게 서로 주고받으며 살 수 있어야 한다. 이봄, 씨알들의 미소가 온 천지에 꽃처럼 만발하고 있다. 나는 그대의 봄바람, 그대는 나의 꽃바람.
 
씨알사상은 예배나 제사와 같은 의식 중심의 종교가 아니라, 생각과 깨달음을 강조하는 자기 개조의 사상이다. 씨알사상은 직업적 종교 전문가가 있는 제도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씨알이다. 비과학적이고 반지성적인 맹목적 신앙이 아니라 이성과 생각을 중시하는 합리적 사상이다. 신에 대한 의타적 신앙 보다는 주체적 노력을 중시한다. 자기 안의 신성(씨알)을 발견하여 싹틔우려는 노력을 한다. 죄를 강조하지 않고 인간의 신성을 믿는다. 모든 씨알 속에는 하늘의 뜻이 새겨져 있다. 자기도 사람답게 살고, 이웃도 사람답게 살게 하는 일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생명과 사랑, 평화와 상생의 사상이다.
 
평화를 얻으려면 지성을 넘어 영성에 이르러야 한다. 자기를 비우고 죽여 영적인 사람(얼사람)으로 거듭나야 한다. 초월적 영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몸과 현실을 중시하는 천지인(天地人) 합일사상이다.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평화롭고 영혼이 하늘과 통하는 참사람이 되려고 수행과 수도에 힘쓰는 수도사상이다. 더불어 함께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는 씨알공동체 사상이다.
 
종로 씨알들의 ‘청년선언
 
올해 수능을 남겨두고 있는 고3생과 재수생들에게 종로씨알 모임에서 만들었던 ‘청년 선언’을 소개한다. 부디 이러한 마음 자세를 견지하며 최선을 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랑을 처음 시작하던 날, 순결한 마음이 불덩어리처럼 달아올랐다. 마주치는 모든 것들에게 감사하고, 하는 일마다 기쁨으로 가득 찼다. 정성을 다했다. 새 인생이 시작된 것처럼 사랑이 샘물처럼 흘러 넘쳤다.
 
오늘 나는 내 인생에 첫사랑의 불을 붙인다. 스무 살 청춘에 두려울 것도, 아쉬울 것도 없다. 오늘 이 한 순간, 순결한 한 마음으로, 하늘에서 오는 거룩한 불을 받아 세상을 위해 나를 남김없이 불사를 수 있다면, 하루를 살다가 죽어도 좋다. 정결한 내 마음이 하자는 대로, 하루를 살 것이다. 결과에 대한 염려나 두려움을 잊고, 오직 오늘 하루, 한 순간을 잘 사는데 내 온 몸과 마음과 정성을 다 바칠 것이다.
 
나는 배움을 사랑한다. 나는 나를 값지게 바치기 위해, 나를 무한히 실력 있는 사람으로 만들 것이다. 지금 내 정신은 깨어 있고, 내 영혼의 불길은 화산처럼 타오른다. 불가능은 없다. 물러남도, 좌우로 흔들림도 없고, 사랑의 푸른 깃발을 들고 오직 달려갈 뿐이다. 스무 살, 나의 아름다운 청춘은 이렇게 불타오르는 정열로 하루하루를 불사르고 있다. 야호! 내 청춘, 만세!”
 
고귀하지 않은 인생이란 없어
웃음은 따뜻함이 지나간 자취
하늘이 주인돼야 마음 정복해
 
씨알은 항상 고요한 사람이다. 살아가는 상황이 아무리 힘들고 복잡하고 시끄러울지라도 씨알은 언제나 그런 것들에 끌려 다니지 않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와 고요함을 지킨다. 고요함을 지키려면 끓어오르는 것들을 가라앉혀야 한다. 감각이 대상에 달라붙어 쾌락이나 고통을 느끼는 것에 삶이 좌우되면 곤란하다. 수시로 변하는 것들이 삶을 지배하게 해서는 안 된다. 마음은 폭풍우에 흔들리는 배와 같이 고요할 수가 없는 법. 고요를 지키려면 한적한 곳에서 침묵하며 명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숙달이 되면 아무 때나 아무 곳에서나 명상을 할 수 있지만).
 
명상이란 머리와 마음을 비우는 것이다. 초보자는 정신 집중을 위해 좋은 글(마음에 감화 감동을 주는 경전이나 시 등)을 읽으며 묵상하거나, 소감을 짧은 글로 써보는 것도 좋다. 아니면 가까운 숲 속에 들어가 세상일들에 대한 모든 생각을 철수시키고, 자연의 리듬에 맞춰 산책을 하는 것도 좋다. 명상의 길은 다양하며 누구나 자기에게 맞는 방법으로 하면 된다.
 
고요함을 지키는 삶의 축복은 이루 형언할 수 없다. 언제나 여유롭고 평화롭다. 기쁨과 감사뿐이다. 사랑과 생명과 깊은 교감을 느낄 수 있다. 고요한 사람은 언제나 존재의 충만함과 지고의 희열을 맛본다. 그는 생명의 근원과 결합되어 있어, 이웃이든, 자연이든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있음을 발견한다. 씨알은 주체이면서 우주적 존재이다.
 
나의 어린 손자는 내가 팔을 벌려 이름을 부르면, 어디에 있든 즉시 화살처럼 날아와 내 품에 안긴다. 명상도 이와 같이 우리 존재를 한 개의 화살로 날려 생명의 근원을 맞추는 것이다. 우리 손자는 하루의 대부분을 웃는데 보낸다. 심지어 잠을 잘 때도 웃는다. 생명이란 본래 기쁜 것이다. 우리 손자는 나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하늘이 보내준 축복의 선물이다.
 
씨알은 자기 몸을 다스리는 왕이다. 몸이 정신의 지배를 받아야 하는 데, 그렇지 않고 욕망의 지배를 받으면 몸이 왕이 된다. 나는 몸의 하인일 뿐이다. 자기 몸을 닦는 일에 관심이 없고 몸이 하자는 대로 하면 평생 몸을 모시는 시종으로 전락하고 만다. 몸의 시종살이가 처음에는 즐거움을 줄지 몰라도 결국 그것만큼 고통스러운 게 없다. 몸을 정복하여 하늘의 뜻에 따르는 사람은 가장 위대한 왕이다. 이것은 모든 성인들의 꿈이요, 모든 위대한 인간들의 염원이요, 씨알의 기도다. 씨알은 자기 마음을 다스리는 왕이다. 자기 마음을 정복한 사람은 ‘왕 중의 왕’이다. 제 마음도 제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인간이기에 방황은 끝이 없고, 괴로움도 끝이 없다.
 
마음이 어찌해야 방황을 멈출까? 성인들은 한 결 같이 자기를 다 비워 하늘로 채우라고 가르쳤다. 자기가 없고 하늘이 주인이 되어야 마음을 정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곧, 회심(回心)이요, 거듭남(重生)이요, 귀의(歸依)요, 깨달음이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 마음이 순결하여 하늘로 가득 찬 사람을 일러 얼 사람, 씨알이라 한다. 제 몸과 제 마음을 정복하여 왕이 된 사람은 더 이상 자기만을 위해 살 수 없다. 하늘에까지 오른 이유는 땅에 떨어져 자기를 죽이고 이웃을 위해 열매를 맺어 바치기 위함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자신에게는 왕인 동시에 이웃에게는 철저한 시종이다.
 
씨알은 하늘에서 받은 고귀한 생명이지만, 땅에 떨어져 그걸 남김없이 깨뜨려 이웃을 위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이것은 기적 중에 기적이고, 최상의 삶이며, 아름다움의 극치다. 자! 누구든 이런 삶의 곁으로 다가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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