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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 칼럼●바람직한 어린이집 운영

조규성 | 기사입력 2015/01/23 [09:44]
부모 같은 유능하고 수준 높은 보육교사의 역할

조규성 칼럼●바람직한 어린이집 운영

부모 같은 유능하고 수준 높은 보육교사의 역할

조규성 | 입력 : 2015/01/23 [09:44]

▲ 조규성 국립 한경대학교 부총장·이학박사     ©매일종교신문
어린이집 운영상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전국의 어린이집이 4만 3천여 곳이며, 그곳에 종사하는 보육교사의 수는 어림잡아도 수십만 명 된다.​ 법에 따라 자격을 갖추었다고 하는 일부 문제의 보육교사들이,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말할 수 없는 영유아들을 폭력으로 함부로 학대하는 모습은, 참담함을 넘어 온 나라 부모들의 가슴을 저미게 하고 공포와 경악의 국민적 분노를 금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이번에 밝혀진 문제 보육교사들의 폭행, 아동 학대 사건은 심히 지탄 받아 마땅한 일이고 의법 조치해서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그러나 일부 문제의 보육교사 보다는 성실하게 맡은 책임을 다하는 보육교사가 더 많다. 사명감을 가지고 영유아교육에 전념하며, 올바르고 좋은 교육에 힘쓰는 수많은 교사들이 혹여나 의기소침해 지지 않도록 깊은 관심과 배려가 더 해져야 할 것이며, 더욱 큰 사명감을 갖도록 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 주어야 한다.
 
보육교사는 보건복지부로부터 그 자격을 인정받아 0~6세 미만의 영유아를 정규기관에서 보호, 교육하는 교사를 의미한다. 영유아보육법 제21조2항에는 ‘유능하고 좋은 보육교사가 되기 위해서 보육교사는 지혜로움을 갖추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신뢰감과 성실성 등 개인적인 자질과 전문지식, 교육기술, 보육에 자부심을 갖는 등 전문적인 자질을 겸비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보육교사는 영유아들이 가정과 부모를 떠나 어린이 집의 낯선 환경에 접하게 되므로, 영유아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보육교사와 신뢰하는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보육교사는 영유아의 애정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영유아에게 허용적인 보살핌과 개별적인 상호작용을 제공하여 성장과 지적발달을 도모하여야 한다.
 
영유아는 5세 이전에 80∼90%의 두뇌발달과 인성이 형성되는 시기이므로, 이때에 받은 충격은 평생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린이집에서의 생활은 영유아가 어머니와 하루 종일 떨어져서 지내야 하는 힘든 시간이 될 수 있다. 그런 만큼 보육교사는 영유아들에 대한 보호와 교육을 통해 전인적 성장과 지적발달을 도모하는 역할 외에도 다양하고 많은 역할을 요구받게 된다.
 
1. 보육교사는 대리 양육자로서 영유아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고 기본적인 욕구를 적절하게 충족시켜 주고 건강하게 성장 발달 하도록 도와주는 양육자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2. 영유아의 신변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정상적인 발달을 도와주고 영유아들이 어린이집에 있는 동안 최대한 안전과 건강을 지켜야 하고, 그들을 사랑과 관심으로 돌보아 주어야 한다. 특히 어린 영아들의 수유, 기저귀 갈기 같은 즉각적인 관심이 요구되는 기본적인 신체적, 정신적 요구의 충족은 매우 중요하다.
 
3. 보육교사는 영유아를 자신의 자녀와 같이 사랑하며 천사처럼 귀하게 애정으로 대하고, 영유아의 평소 집에서의 습관을 이해하고 점차로 도와주며, 또한 부모와 영유아를 돌보는 일에 대해 의논하며 매일 영유아의 활동, 건강 등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도록 하여야 한다.
 
4. 영유아가 자유롭게 뛰어 놀며 자연을 충분히 맛보며 건강하게 성장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하여 여러 가지 감각기능을 발달시킬 수 있는 활동과 신체를 건강하게 단련시킬 수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여야 한다. 또 안전을 최대한 고려하고 깨끗하고 청결한 환경을 구성 하면서도 영유아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구성하도록 한다.
 
5. 영유아들의 언어, 요구, 감정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영유아들의 반응을 격려해 준다. 또한 영유아가 이해하지 못하는 많은 경험과 사실들을 설명해 주어야 한다. 교사는 영유아를 신뢰하고 영유아의 가능성에 대해 기대를 가지고 신체적으로나 언어적으로 원활한 상호작용을 하도록 하여야 한다.
 
6. 또한 영유아와 영유아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사회적 상호작용이 활발히 일어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어린 영유아들에게 큰 영유아들이 오는 것을 볼 수 있게 하고, 서로 가까이 할 수 있게 자연적으로 만나게 해준다. 영유아들이 잘 놀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며 함께 주고받으며 놀아주며 특히 영유아의 언어발달을 도와주기 위해 이야기를 해주고, 노래를 불러주고, 책을 읽어 주는 등 언어적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하여야 한다.
 
7. 영유아는 교사의 언어, 행동, 생각, 태도 등 거의 모든 면에서 교사의 생활형태 자체를 따라하려 하므로, 교사의 바람직한 행동은 영유아의 전인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교사는 올바르게 인사하고, 바르게 걷고, 윗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키며, 바른 행동을 하고, 식습관이나 먹는 활동에 모델이 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고운 말, 바른 말을 사용하도록 노력하고, 다른 교사나 부모들과 즐겁고 친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등 일관성 있고 지속적인 행동으로 건전한 모범을 보이는 좋은 모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8. 보육교사는 영유아의 발달, 환경 및 활동 전반에 걸쳐 관찰 하고 평가하는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영유아의 발달은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되므로, 영유아들의 요구와 발달 수준을 정확히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관찰, 평가 능력이 있어야 한다. 특히 영유아들의 개별적인 차이, 계속적으로 발달하는 영유아의 행동 등 영유아의 발달 과정에 대해 잘 알고서 다음 과정을 예견할 수 있어야 한다.
 
9. 특히 언어적 표현 능력이 없는 영유아의 경우, 교사는 영유아 개개인의 특별한 욕구를 잘 관찰하여 반응해야 한다. 교사는 영유아의 생리적인 스케줄, 행동, 기능을 늘 관찰하고 기록함으로써 보육계획과 평가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생활기록부, 연락장, 보육일지를 활용 및 기록하여 개별 보육의 기초로 삼으며 건강기록을 참고 하여 영유아의 발달을 이해 평가하고 부모와 효율적으로 대화하도록 한다.
 
10. 교사는 부모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영유아의 가정과 그 부모의 요구 등을 이해하고 부모를 지원해주고 부모와 어린이집 사이의 신뢰감을 형성하기위해 노력해야 한다. 교사는 항상 부모에 대해서는 부모의 역할을 보완하는 위치로서 영유아에 대한 책임을 부모와 공유하여야 한다. 부모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듣는 자세를 갖고 부모와 상호작용하며 영유아양육에 대한 정보를 서로 제공하여야 한다.
 
영유아에 대한 훈육과 폭력은 다르다. 훈육에는 사랑이 담겨진 내용이지만 폭력은 감정이 실리게 된다. 보육기관에서 허용 가능한 훈육 통제 방법은 목소리 톤을 높인 야단치기, 놀이 프로그램에서 제외하기, 손들고 서 있기, 무릎 꿇고 앉히기 수준이다. 훈육이 끝나면 영유아를 꼭 안고서 사랑의 감정을 설명하는 태도 또한 바람직하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체벌로는 생후 18개월 이하에 대한 체벌, 감정이 실린 과격 행동, 경고 없는 즉각적인 체벌, 머리, 가슴, 복부 등 가격에 취약한 신체 부위를 때리는 행위 등이 꼽힌다. 어린아이를 훈육할 때는 경고, 벌 세우기 등을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하며 교사의 짜증이나 분노 감정이 개입돼서는 절대 안 된다. 보육 교사가 어린 시절 학대당한 경험이 있거나, 성장 과정에서 과도한 체벌에 익숙했거나, 경제적 고통을 겪거나, 가족 내 갈등이 있는 경우에도 폭력적 체벌을 하게 된다는 분석도 있다.
 
스웨덴, 덴마크 등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는 법으로 보육기관은 물론 가정 내 체벌도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초·중·고교에서 체벌을 금지하고 있듯이 이제 어린이집 등 보육기관에서도 아동 체벌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우리는 유아기의 중요성에 대하여 너무나 소홀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까지 교육의 단계를 만들어 놓고 교육열에 삶이 궁핍해지기까지 자녀에 대하여 교육열을 불태운다. 그런데 인성의 형성 과정 중에 가장 중요한 영유아교육에 대한 국가적, 사회적 대책은 너무나 미미한 수준이다. 영유아야말로 인성이 잘 갖춰진 보육교사에게 맡겨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무자격자'가 대거 어린이집 원장·교사가 될 수 있게 진입 장벽을 낮췄다. 수년 전엔 일부 지자체에서 어린이집을 '여성이 창업하기 좋은 사업'으로 홍보까지 했다. 맞벌이 가정이 느는 데다 저출산 대책의 핵심으로 보육 기관을 늘려야 하는데, 정부 예산으로 해결을 못 하니 민간에 그 역할을 맡겨온 것이다. 그 결과 영유아 훈육하는 방법을 모르고 스스로 분노 조절이 안 되는 일부 사람들까지 걸러지지 않고 보육 교사가 되는 것이다.
 
열등한 보육교사는 예기치 않은 문제나 요구에 부딪쳤을 때 혼란을 일으키며 화를 먼저 내고, 영유아와의 관계에 있어서 강압적이거나 성급하게 체벌에 의존하고 비꼬는 언어를 사용하여, 영유아에게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필요이상으로 엄격하며 비우호적인 목소리나 태도로 일관하기도 한다. 이러한 태도가 영유아에게 무감각적 이거나 적대적 반응을 일으켜 영유아를 당혹하게 만들기도 하며, 자신의 의도대로 유아가 따르도록 강요하거나 체벌과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반면에 훌륭한 보육교사는 영유아와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고, 애정과 융통성으로 양육을 하며, 영유아가 과업을 스스로 완성할 때까지 기다려 주므로 영유아가 따르는 훌륭한 모델이 된다. 이처럼 훌륭한 보육교사는 영유아의 의사를 들어주는 의사소통기능, 독립적이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 동료 및 부모와 팀으로 과업을 수행하며, 건강하고 정력적으로 신체활동을 즐기면서, 영유아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많은 흥미를 가지고 계속적인 학습을 한다. 이처럼 진정한 부모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 하는데서 유능하고 수준 높은 훌륭한 보육교사의 자질과 역할을 찾아 볼 수 있다.
 
우리는 교육 중에 인성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늘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인성의 형성에 가장 중요한 영유아 보육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도 막상 말로만 떠들고 있을 뿐, 적합한 대책이 있는지 모르겠다. 어린이집 무상 보육에 작년에만 나랏돈이 6조원 넘게 들어갔다. 무상 보육 도입 이후 어린이집을 '돈벌이'로 생각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정부와 국회는 어린이집을 탓하기 전에 스스로의 '정책 실패'부터 반성해야 한다. 물론 보육교사도 인간적 자질, 교육의 전문적 자질 등을 갖추어야 한다.
 
보육이 잘 되려면 보육교사들의 자질을 높이는데 국가가 발 벗고 나서야 할 것이고, 보육의 중요성을 인지하였다면 초등교육과 똑같은 수준으로 환경을 개선하고 교육 프로그램 수준을 높여야 하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보육 시설의 개선은 물론이고 보육교사들의 처우개선이 급선무라고 본다. 영유아 교육은 가장 중요한 교육이니 의무교육으로 편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정부는 지원과 함께 감시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이처럼 정부는 국가 미래를 위해 어떠한 보육교육이 필요한지 깊이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인구 감소의 문제도 이것과 무관하지 않으니 국가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모른다. 인성과 전문적 교육적 자질을 갖춘 수준 높은 보육교사를 통하여 어려서부터 창의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유아 교육이 정착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말이다.<조규성, 국립 한경대학교 부총장·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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