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종교가 믿음을 잃고 있다”
◈ 아닌게아니라 이러한 종교계 실상을 반영해주는 국내외 여론조사분석이 나왔습니다. ‘2014 제너럴 소셜 서베이’ 분석에 따르면 미국인은 2012년부터 3년간 750만명이 종교를 떠났습니다. ‘종교를 선호하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인구 4분의 1이 ‘관심 없다’고 했습니다. 1990년때까지 전체 인구 대비 무관심론자들은 한 자릿수였는데, 2014년에는 23%로 늘어났습니다. 한국갤럽 보고서도 10년 전에 비해 우리나라의 종교인 비율이 4% 포인트 감소한 50%였습니다. 비종교인중 71%가 ‘종교가 본래의 뜻을 잃어버리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종교인 아닌 일반 대중의 종교에 대한 인식이 종교인에게도 파급되고 있는 상황이랄 수 있습니다.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축소되었다는 응답이 30년 전 68%보다 20% 이상 떨어졌으며 대부분의 종교들이 참 진리 추구보다는 교세확장에 더 관심이 있다고 응답해 종교인·비종교인을 막론하고 종교에 대한 불신이 쌓여가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 SNS 등을 비롯한 미디어에 노출되는 종교의 모습은 대단히 부정적입니다. 종교의 덕목을 드러내주는 미담보다는 부정과 부패, 암투가 많습니다. 비종교인은 이러한 행태를 더욱 비아냥거리고 종교인 스스로도 부끄러워하며 종교에서 멀어집니다. 그러나 종교는 스스로 개혁하기보다는 외부의 적을 찾아 내부 결속을 다지려 합니다. 각박한 세상에서 고달파 하는 사람들에게 사랑과 위안, 영혼 세계의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타 종교와 교파에 대한 미움과 배척으로 내부의 곪음을 미봉하는 것 같은 행태를 보입니다. 그러나 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볼썽사나운 모습이며 심지어 같은 종교인들도 식상하고 있습니다. ◈ 근래의 ‘봉은사 역명 논란’과 ‘이단 신천지에 대한 포격’ 등에서도 그런 종교의 모습과 반응이 나타납니다.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이어야 할 종교가 소모적인 활동을 하고 있으며 타교파를 과하게 매도함으로써 그 역효과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28일 개통해 달리고 있는 9호선 지하철 ‘봉은사역’ 이름을 놓고 얼마나 소모적인 세월을 보냈습니까. 부활절 연합예배가 무산된 데 대한 내부의 반성보다는 종교편파를 내세워 불교계를 질타함으로써 개신교계의 세과시를 보여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또한 종교지도자와 종교단체, 그리고 그들을 믿는 일부 신도들의 목소리였지 많은 신도들은 불필요한 논쟁이라고 치부했습니다. 심지어 봉은사의 친일행적까지 들춰내며 비방했는데 이 역시 부메랑이 되어 일반인들이 전체 종교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빌미가 됐습니다. 종교가 이 세상을 밝고 정의로운 사회로 이끌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는 믿음을 저버리게 하는데 일조했습니다. CBS방송 등 개신교계 언론들이 연일 보도하는 ‘이단 신천지의 실태’는 ‘과유불급(過猶不及)’, 일반인들의 종교혐오증을 더욱 유발시키고 있습니다. 게다가 신천지의 이단성을 강조하기 위해 보도한 ‘강제개종교육과정’ 역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폐쇄된 공간에서 위압적인 자세의 이단상담사와 부모의 감시 속에서 행해지는 개종교육이 바로 ‘마녀사냥’, 그리고 ‘이단’의 모습이었습니다. ◈ 세상은 달라지고 있는데 종교는 여전히 단군, 예수, 석가, 공자, 무함마드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달나라의 산토끼를 찾고, 지동설을 믿는 미망의 시대를 헤어나지 못합니다. 보편타당성이 있는 성인들의 교리는 보지 않고 교주를 중심으로 한 세상 계도에 골몰하는 듯합니다. 믿음을 주는 종교보다 종교지도자의 권위와 종교의 세력이 우선인 듯합니다. 종교화합의 표방도 그러한 자세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종교는 교세와 권위보다는 사랑과 위안, 올바름과 그의 실천을 통해 이루어지는 믿음이 으뜸입니다. 그 믿음이 있음으로 종교인은 더욱 종교인다워지고 비종교인도 종교로 돌아오게 됩니다. (매일종교신문 회장) <저작권자 ⓒ CR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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