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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심不動心의 경지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5/03/31 [08:49]
“부동심은 동서양 철학과 종교의 핵심적 과제”

부동심不動心의 경지

“부동심은 동서양 철학과 종교의 핵심적 과제”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5/03/31 [08:49]
부동심不動心이란?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의미한다. 즉 어떠한 경우에도 내적ㆍ외적요인에 의해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한결같고 굳건한 심정상태를 말한다. 우리 인생살이의 편안함도 흔들지 않는 부동심不動心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개인의 행복과 성공도 시류時流에 영합하지 않고, 주변에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마음이라야 내 뜻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부동심不動心이란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바램이자 덕목德目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동심不動心이란 갖고자 한다고 해서 금방 가져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더구나 현대사회에서는 천민자본주의賤民資本主義 등장과 함께 많은 외부적인 요인과 더불어 인간의 내적인 감각적 충동ㆍ인간적인 욕구ㆍ욕망이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을 지배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가치관의 혼돈에 빠져 마음이 흔들리고, 상처를 받아 마음이 병들어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많은 현대인들은 과거 농경사회나 산업사회에서의 절대 빈곤에서는 벗어났지만 현대사회에 와서는 정신적인 빈곤에 갈등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마음의 갈등에서 해방되고, 보다 진정 자유롭기 위해서 부동심不動心이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현대인들은 사회생활 속의 다양한 인간관계속에서 사랑하는 마음과 증오하는 마음, 신뢰감와 불신감, 정직과 기만 등의 양극단兩極端을 교차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다시 말하면 마음의 갈등 속에서 늘 긴장하며 전투적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이러한 갈등과 대립 속에서 벗어나 절대적 자유의 경지인 부동심不動心에 대하여 맹자孟子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부동심은 인류의 공통된 염원이자, 철학과 종교의 과제였다
 
부동심不動心에 대해서는 맹자孟子와 더불어 서양西洋에서는 고대 헬레니즘시대에 에피크로스(Epikouros) 학파와 함께 헬레니즘(Hellenism) 철학사상의 주류를 형성했던 스토아(Stoicism) 학파에서는 인간의 감정感情은 선악善惡에 대한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함으로써 마음의 평정을 빼앗긴다. 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우주적 인과관계와 자연 법칙을 제대로 깨닫는다면, 개개인의 이성은 보편적인 이성과 하나가 된다. 라고 한다. 즉 올바른 삶이란 이성理性에 따르는 삶이라 보았고, 인간적인 욕망과 충동은 이를 방해한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이들은 올바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욕망과 충동을 억제하는 금욕주의禁慾主義를 강조하였다. 그리고 이성理性을 중시하면서 감정과 충동에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不動心(apatheia)의 경지를 주장하면서 폭넓은 인간애와 정의를 추구를 역설하였다.
 
이를 통해서 볼 때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고대부터 동東ㆍ서양西洋 모두가 올바른 삶을 위해서 이성理性에 의한 부동심不動心을 강조하였고, 이것이 종교에 영향을 끼쳐 그 종교가 말한 진리에 대한 부동심不動心으로 외물外物로부터 비롯돤 정념情念을 극복하는 것이 올바른 삶의 방식이라고 주장하게 되었다.
 
또한 현대에 와서도 많은 사람들의 가장 큰 소망과 과제는 부동심不動心의 경지를 추구함에 두고 있다. 결과적으로 부동심不動心은 철학과 종교의 핵심적 과제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맹자는 부동심을 기르는 방법이 지언知言과 호연지기라 말한다
 
동양東洋에서는 맹자孟子 「공손축公孫丑」장章에서 부동심不動心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맹자는 전국시대戰國時代의 혼란을 막고 나아가 세상의 평안를 위해 사람들은 인仁과 의義를 근원으로 하여 각자가 수기지학修己之學을 통해 학문을 통해 마음을 닦아서 인간적인 욕구와 욕심을 버리고 부동심不動心을 가지도록 노력해야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맹자孟子는 그 부동심不動心을 가지기 위한 방법으로 지언知言과 호연지기浩然之氣 등 두 가지의 방법을 주장하였다.
 

먼저, 지언知言이란? 다른 사람의 말을 파악하는 것이다. 맹자孟子는 부동심을 수련하기 위해서는 먼저, 타인의 말이나 주장으로 인한 본인의 마음이 흔들림이 없도록 하기 위한 대응 방법으로 남의 말의 파악해야함을 제시하였다. 맹자孟子는 제자弟子 공손축公孫丑의 물음에 답하면서 "지언知言이란? (상대방의) 편벽된 말에 그 가리운 바를 알며, (상대방의) 방탕한 말에 그 빠져 있는 바를 알며, (상대방의) 부정한 말에 그 괴리된 바를 알며, (상대방의) 도피하는 말에(논리가) 그 궁窮한 바를 알 수 있으니, 그 마음에서 생겨나 그 다스림에 해害를 끼치고, 그 다스림에 드러나 일에 해害를 끼치나니, 성인聖人이 다시 나오셔도 반드시 내 말을 따르실 것이다.” 라고 하였다. 이 말은 편벽되고, 방탕하고, 부정하고, 도피하는 네 가지는 마음의 잘못으로 인해 드러나는 것이다. 즉 사람의 말은 그 사람의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마음이 올바른 이치에 비추어 볼 때 가려짐이 없어져야 비로소 말이 공평하고 올바르며, 많은 사람들과 통할 수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중국中國의 송宋나라 때 철학자인 정이천程伊川선생 이 구절에 대해서 “마음의 도를 통달한 뒤라야 능히 시비를 분별할 수 있으니, 마치 저울대를 잡고 경중輕重을 비교 할 수 있는 것과 같다. 맹자孟子의 이른바 지언知言이란 바로 이것이다.” 라고 해석하였다.  

맹자孟子가 부동심不動心의 한 방법으로‘남의 말 파악하기(지언知言)’거론한 이유는 맹자孟子 자신이 편파적인 말, 근거 없는 말, 사특한 말, 궁한 말 등을 대하여 어떻게 대응하고 파악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타인과 일상적인 대화對話에서 가령 누군가가 자신의 이기적인 목적 때문에 편파적이고 근거 없는 말을 자행自行할 때 우리가 그 사람의 의도를 잘 파악하여 상대방이 직시直視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완곡히 지적해줄 수 있다면 상대방을 쉽게 설득 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내 자신도 상대방의 편파적이고 근거없는 말 때문에 내 마음이 감정에 흔들리는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공자孔子는 주역周易 「계사繫辭」편에서 “장차 배반할 자者는 그 말이 부끄럽고, 중심中心이 의심스러운 자者는 그 말이 산만하고, 길吉한 사람의 말은 적고, 조급한 사람의 말은 많고, 선善을 모함하는 사람은 말이 왔다 갔다 하고, 그 지킴을 잃은 자者는 그 말이 굽힌다.”라고 하였다. 이 또한 일상적인 이루어지는 대화에서 상대방의 편파적인 말, 근거 없는 말, 사특한 말, 궁한 말을 통해서 그 마음의 저변에 있는 옹색한 마음이나 각종의 마음에 상처, 열등감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호연지기浩然之氣이다. 호연지기浩然之氣란 올곧은 기개를 말한다. 즉 호연지기를 길러서 도덕적인 방향성을 잃지 않도록 하는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마음이 흔들리는 주요한 원인은 타인의 말에 현혹되고, 자신의 기개가 약하기 때문이다. 이때 기 혹은 기운이란 단순한 육체적 기운이 아니라 의義와 도道라는 방향성을 가진 기운으로서 '올바름'을 지키고 있다는 떳떳함에서 나오는 용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올바름은 내면에서 나오는 것이다. 맹자孟子는 호연지기浩然之氣란 "의義가 쌓여서 생기는 것(집의集義)”라고 하였다. 즉 올바름에 대한 내면의 지향성이 지속적으로 발현됨으로써, 그 자체로 세력을 형성하여 몸 밖으로 뻗어나가는 기운이 바로 호연지기浩然之氣라는 것이다.
 
맹자孟子는 호연지기를 통해서 도덕적인 올곧은 기개를 기르고, 진리에 대한 믿음으로 의지한다면 능히 부동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도 지언知言을 통해 타인他人의 말에 현혹되지 않는다면 나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고 한다. 우리 모두 맹자의 이 두 가지 노력한다면 실수를 적게 하면서 좀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진정한 자유의 경지에 도달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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