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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보트피플 800명 쫓아내 논란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5/05/15 [07:39]
“로힝야족과 방글라데시아인 난민 수용능력 없다”

말레이시아, 보트피플 800명 쫓아내 논란

“로힝야족과 방글라데시아인 난민 수용능력 없다”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5/05/15 [07:39]
말레이시아 정부가 14일(현지시간) 난민선 2대에 나눠타고 온 로힝야족과 방글라데시아인 등 800명 이상의 난민에게 연료와 식량만 준 뒤 쫓아내 논란이 일고 있다.
 
첫 번째 보트피플은 13일 말레이시아 북부 페낭 인근 해변에서 500여명이 발견됐다. 다음날에는 랑카위 섬 인근에서 300명의 난민이 추가로 발견됐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해안가에 범람하는 이민자를 수용할 여력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들을 자국의 영해 밖으로 밀어냈다.
 
완 주나이디 말레이시아 내무부 장관은 "우리는 그동안 말레이시아 국경 안에 잠입한 사람들에게 인도주의적으로 대우했지만 지금처럼 해안 위에 범람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그들이 이곳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정확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난민에 관한 국제협약이 체결돼 있지는 않지만 미얀마를 떠난 15만 명 이상의 난민과 망명 신청자를 관리하고 있다. UN난민기구는 그 중 4만5000명 이상은 로힝야족으로 추산했다.
 
수천 명의 로힝야족과 방글라데시 난민이 바다 위에 버려진 가운데 말레이시아의 '거절'은 로힝야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주변국에도 영향을 줬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당국은 유엔 난민고등 판무관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난민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태국 외교부 장관은 로힝야족 난민을 수용하기 위한 난민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인도주의적 원칙에 입각해 로힝야족이 단기간 동안은 머물 수 있게 해줄 예정이다. 태국 외무부는 이달 말 방콕에서 미얀마,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호주 등 15개국 관료가 참석하는 긴급회담을 열어 로힝야족 문제를 논의할 것을 제안해둔 상태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아체주 인근 바다에서 600명의 난민을 구조한 뒤 돌려보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사고로 인해 자국 영해로 잘못 들어온 말레이시아 배를 영해 밖으로 밀어낸 것뿐이라며 '푸시 백(push back)' 정책을 부인했다.
 
말라카해협과 주변 바다 위에서는 '인간 화물'처럼 실려온 수천 명의 난민들이 아직도 표류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1600명의 난민이 구조됐으나 아직도 6000여명이 바다 위에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AP 통신은 추정했다.
 
로힝야족은 미얀마 국법에 따라 시민권을 인정받지 못해 실질적으로 국적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수년 간에 걸쳐 미얀마 군과 극단적인 불교 신도들에 의해 탄압을 받았다. 로힝야족은 충분한 교육이나 건강 관리에 제약을 받고 있으며 자유롭게 이동할 수도 없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슨 아시아지부 부국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가 비정한 정책으로 로힝야족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세 나라의 해군은 '인간 핑퐁' 게임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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