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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라마디 함락으로 이라크 국토 절반 점령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5/05/18 [14:32]
美 공습지원 불구, 수도 바그다드 위기론 제기

IS, 라마디 함락으로 이라크 국토 절반 점령

美 공습지원 불구, 수도 바그다드 위기론 제기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5/05/18 [14:32]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최대 주(州)인 안바르주 주도 라마디를 함락시킴으로써 이라크 국토의 절반 가량을 점령했다.
 
S의 다음 목표는 라마디에서 불과 110km 떨어진 수도 바그다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무한나르 하이무르 안바르주 대변인 겸 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라마디가 함락됐다”고 밝혔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CNN방송 등 외신들이 긴급 보도했다.
 
이날 IS 역시 인터넷 성명을 통해 “알라의 가호로 칼리프국가 전사들이 라마디를 깨끗하게 정화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라크군 관계자들도 IS가 라마디 내 정부군 작전통제소를 장악했다고 확인했다.
 
NYT는 라마디 함락을 막기 위한 미군의 공습에도 IS가 이곳을 차지하며 올들어 최고의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라크군은 지난 3월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군 공습과 이란의 지원에 힘입어 주요도시인 티크리트를 해방시키고 북부 유전지대 키르쿠크를 확보하며 반격에 성공했다. 하지만 미군의 공습지원에도 불구하고 라마디 전투에서 패해 그간의 성공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반대로 연패만 거듭하던 IS로서는 라마디의 상당한 무기 및 보급품 등을 확보, 반격의 계기로 삼을 수 있게 됐다. 안바르에는 정부군이 남기고 간 중기관총과 로켓추진수류탄(RPG) 등을 비롯, 미국과 러시아가 지원한 무기들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에서 근무한 한 병사는 “IS가 더 많은 무기들을 확보하게 돼 향후 전투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NYT에 전했다.
 
특히 이번 라마디 전투에서 드러난 이라크 정부의 허술한 위기대응 능력은 바드다드 위기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지난 달 안바르주에서 IS를 몰아내기 위한 공세를 시작했지만 오히려 라마디를 내췄다. 반면 IS는 살라후딘 등 북부 일부지역을 내준 대신 안바르 지역에 전력을 집중해 성공을 거둔 셈이다.
 
안바르 지역은 수니파가 다수여서, 이라크 군을 돕는 시아파 이란 민병대 전력이 투입되기 어렵다. 티그리트 탈환작전을 성공으로 이끈 이란 지원과 미군 공습의 ‘황금 계투’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지난 15일 안바르의 이라크군이 수세에 몰렸을 때 정부가 보낸 증권군이 수 백명에 불과했던 점도 의문을 남긴다. NYT에 따르면 워싱턴의 미군 관계자들 역시 이날까지도 일시적인 것이라며 사태를 평가절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라크 정부는 물론 미군도 IS의 전력과 작전에 대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뜻이 될 수 있다.
 
한편 함락된 라마디는 이라크에서 가장 넓은 안바르 주(州)의 주도로 끊임없이 전쟁에 시달린 비운의 도시다. 지난 1869년 오스만 제국이 이 지역에 사는 둘라이미족을 정착시켜 통제하고자 건설했으나, 탄생한 지 150년도 안돼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7년 11월 오스만 제국을 공격한 영국군에 점령됐다가 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1년에는 잠시 동안 독일의 지원을 받은 이라크 쿠데타군의 수중에 넘어갔다.
 
라마디가 다시 전란에 휩싸인 것은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때였다. 수니파가 절대 다수인 이 도시는 사담 후세인 정권을 겨냥한 미군의 공격에 가장 강력히 저항했으나 결국 미군에 함락됐다.
 
그러나 후세인 정권이 붕괴된 뒤에도 같은 안바르 주의 팔루자와 함께 수니파 반미 저항세력의 거점으로 자리잡는 바람에 크고 작은 전투가 끊이지 않았다. 2004년에는 미군과의 전투로 두 도시에서 수천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2005∼2006년에도 알카에다가 이라크에서 세력을 확대하면서 라마디에서는 포화가 멈출 날이 별로 없었다. 원래 이 도시는 유프라테스강에 인접해 관개시설이 잘 돼 있고 비옥한 충적토로 이뤄진 평야 지대로 농업이 발달했으나, 국제정세와 종교문제로 인한 전란의 희생양이 돼온 셈이다.
 
이라크전 당시까지만 해도 50만명으로 추산됐던 도시 인구는 2000년대 후반 들어 27만여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부터 IS와 이라크 정부군 사이에서 뺏고 뺏기는 격전이 벌어진 이후 피란민들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IS는 자신들을 지지하는 수니파 인구가 많고 수도 바그다드에서 불과 110㎞ 떨어진 이 도시를 장악하는 데 전력을 집중해왔다. 현재 절반 이상이 IS의 지배를 받는 안바르 주는 바그다드에서 시리아, 요르단으로 연결되는 주요 도로가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여서 이라크 정부군과 미국 주도 동맹군의 라마디 탈환 작전이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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