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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중 종교시설이 아닌 것은?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5/05/22 [14:36]
①사찰 ②성당 ③교회 ④우리집

다음 중 종교시설이 아닌 것은?

①사찰 ②성당 ③교회 ④우리집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5/05/22 [14:36]
사람들은 종교시설을 말하면 늘 자신들이 다니는 종교단체 혹은 남들이 말하는 종교가 소유하고 있는 공간만을 말한다. 그러나 종교시설은 사찰,성당,교회는 물론 우리들이 사는 그 공간도 종교적 상징물들이 존재한 종교 시설들이다.
 
제사를 지낼 때 먼저 성주에게 제사를 지낸다. 성주는 하나님 즉 천주와 같은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성주는 가족 모두를 지켜주는 보호신의 역할을 하며 집을 처음 지으면 제일 먼저 성주를 모시는 의식으로부터 시작한다. 성주풀이를 통해 성주를 마지한 이후 여타 신들이 함께 집안에 좌정하면서 우리들이 사는 공간은 신성한 성역이 되는 것이다. 제사는 가장이 집안 식구들을 모아놓고 올리는 의례라면 가정에 있는 신들은 가정주부가 주로 사제자로 집전을 하며 신들의 영역 그리고 역할에 맞추어 수시로 기도를 올리는 공간이기도 한다.
 
▲ 집들이안택고사     © 황헌만

1)고사
 
고사란 집에 거주한다고 믿어지는 신들에게 지내는 것으로 이는 전적으로 주부가 관장하는 의례이다. 조선의 규범은 잘 알려진 것과 같이 남녀를 강하게 나누어 서로의 영역을 확실하게 했다. 그런 까닭에 바깥일은 남성이 주도했지만 집안의 일은 경제권을 포함해 전권을 주부에게 일임했다. 그 결과 집안과 관계되는 신앙은 주부의 몫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는 조선 시대의 주부들이 집안에서는 상당한 권력을 가졌던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이웃나라인 중국과 비교해 보면 중국에서는 집안에 거주하는 신들에 대한 의례도 남자 가장이 주관한다고 한다. 이에 비해 경제권과 종교 의례 집행권까지 모두 소유한 조선의 주부는 그 권한이 컸다고 하겠다.
 
고사는 10월에 추수를 끝내고 지내는 게 보통이다. 많은 경우 주부가 혼자 집전하지만 여유가 있으면 무당을 초청해서 하기도 한다. 의례 형식은 단순하다. 고사떡이라고 해서 시루떡을 쪄서 각 신들이 소재한 곳에서 치성을 드리면 된다. 물론 떡만 올리는 것은 아니고 탁주나 북어 같은 것도 같이 올린다. 고사 절차가 끝나면 그 떡은 반드시 이웃과 나누어 먹는다. 그러면 조선의 주부들은 과연 어떤 가신을 어떻게 모셨을까?
 
가신들은 건물 안에 사는 신들과 집터 안에 사는 신들로 대별할 수 있다. 우선, 건물 안에 사는 신 가운데 가장 중요한 신은 뭐니뭐니해도 집의 대들보에 산다고 믿어지는 성주신이다.
 
2)성주신
 
이 신이 거주하는 공간은 마루인데 마루라는 단어가 ㅡ‘산마루’의 경우처럼ㅡ꼭대기를 뜻하기 때문에 마루는 존장자가 머무는 공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종지(작은 그릇)에 쌀 같은 귀중한 곡식을 넣고 한지로 덮어 마루 귀퉁이에 놓거나 대들보에 올려놓는 것이 보통이다. 어떤 경우에는 동전을 넣는 경우도 있다. 어떤 집은 대청의 대들보 밑이나 상 기둥의 윗부분에 백지나 무명을 직사각형으로 접어서 실타래로 묶어 놓았다. 어떤 집은 막걸리에 적신 한지를 떡과 함께 손으로 주물러 반구형으로 만들어 붙여놓는다. 양옥인 경우에는 종지를 달아 놓을 곳이 없었다. 그때 주부는 한지를 접어서 봉투를 만들어 그 한 면에 쌀알을 붙이고 안에는 동전을 넣어서 벽 위쪽에 붙여 놓기도 한다. 성주신에 대한 의례는 집을 새로 짓거나 이사한 뒤에 성주맞이굿을 하고 신체를 봉안한다. 매년 봄과 가을에 드리는 안택고사는 성주신을 대상으로 한다. 설날,추석과 같은 명절이나 재수굿을 할 때에도 성주신에게 제를 올리고 기원한다.
 
3)삼신할머니(삼신제적)
 
삼신은 자녀를 점지(點指)하여 태어나게 하고 길러주는 신이다. 이 신이 있는 자리는 안방 아랫목이다. 삼은‘태아를 싸고 있는 막과 태반’을 가리키는 순수한 우리말이어서 이에 해당하는 한자는 없다. 그러므로 삼신을 한자로 쓰고자 할 때에는 ‘태신(胎神)’ 또는 ‘산신(産神)’이라고 쓰는 것이 좋겠다. 어린아기가 태어나면 엉덩이에 파란 점이 있다. 삼신할머니가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을 지낸 아기에게 ‘이제 그만 나가거라!’하고 엉덩이를 때려서 생긴 점이다. 몽골리안 반점이 생긴 내력을 설명하는 것이다.
 
삼신바가지(삼신단지)에 담긴 쌀은 일 년에 한 번씩 햇곡이 나면 갈아(교체) 넣는다. 묵은 쌀은 집안 식구끼리만 먹으며 절대 남에게 주지 않는 것은 다른 가신과 마찬가지다.
 
수태부터 시작해서 임신기간, 출산, 양육까지의 전 과정을 지켜주는 신이 바로 이 삼신할머니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아이를 보호하는 수호 신령이다.
 
노련한 할머니로 묘사된다. 불이란 모든 것을 태울 수 있기 때문에 정화하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이전에 장례식을 할 때 관이 집을 나가면 아궁이에서 불을 땠다고 하는데 이것 역시 불로써 시체의 부정을 정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습속이 되었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사 간 집에 성냥을 사가지고 갔다. 이것은 불이 타듯 재산이 불라는 의미가 있다. 예전에 불씨를 꺼뜨리는 며느리는 집안을 망하게 할것이라 하여 쫓아내기도 한다.
불이 이렇게 신성시되니 불신이 없을 수 없다. 이 신의 이름은 조왕신(竈王神)이다.
 
4)조왕신(竈王神)
 
부엌의 부뚜막위이다. 깨끗한 물을 담은 중발을 놓는다. 이름하여 조왕중발, 주부는 매일 물을 갈고 거기에 대고 합장하며 소원을 빈다.
 
조왕신은 섣달그믐 무렵 하늘에 계신 옥황상제를 찾아가서 지난 일년 동안의 일을 고한다고 한다. 조왕신은 자녀들을 지켜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불교계 역시 세상인심을 따르고 있다. 도심에 포교당들은 조왕신을 모시는 일이 없고 특히 젊은 스님들은 금기시하는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무당이 집안의 운수를 비는 안택굿을 할 때 조왕굿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주부에게는 부엌이나 불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성주신이 집안을 관장하는 신이라면 집에는 전체 터를 관장하는 신이 있다. 이름하여 ‘터주대감(신)’인데 지신(地神)이라고도 하는데 집터를 맡아보며 집안의 액운을 걷어주고, 재복(財福)을 주는 신이다.
 
5)터주대감(신,터대감)
 
터주대감, 또는 터 대감이라고도 한다. 터주를 상징하는 신체는 집의 뒤뜰 장독대 옆에 ‘터주가리’를 만들어 신체로 모신다. 터주가리는 서너 되 정도의 옹기나 질그릇 단지에 벼(쌀)를 담고 뚜껑을 덮은 다음, 짚을 원추형으로 덮는다. 이 터주가리에 담았던 곡물은 해마다 추수 때에 갈아 넣는데, 역시 묵은 곡식은 집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가족들이 먹으며 복을 빈다. 가을에 햅쌀로 갈아 넣을 때 메를지어 올리는 경우도 있다. 정초나 그밖의 명절에 떡을 한 접시 올리고, 별식(別食)이 있을때에 한 그릇 올린다.
 
음력 10월에 드리는 것이 원칙이지만 보통 정월 15일, 3월 삼짇날, 4월 초파일, 5월 단오, 6월 유두, 7월 칠석 등 세시적 절기에도 고사를 드릴때가 있다.
 
이 신을 잘 모시면 부자가 된다는 믿음이 있다. 이 신은 보통 뒤뜰 장독대에 모셔놓는데, 신체(神體)는 항아리에 햅쌀을 담고 그 위에 깔데기 모양으로 된 짚을 덮어놓는다.
 
6)업신
 
업구렁이라든가 업족제비,두깨비와 같은 동물을 신으로 상징한다. 광에 산다고 전해지는 데 신체는 터주대감과 비슷하게 해서 뒤뜰에 모시는 경우도 있고 혹은 지붕에 사는 뱀이나 구렁이를 업신이라고 믿는 경우도 있다. 음력 2월 초하루에 집안을 청소하는 날 단지안에 넣어 둔 곡식을 꺼내 바꾸어 넣기도 한다. 그 외에도 음력 10월에 집안에서 떡을 했을때나 4월 초파일이나 7월 칠석때도 떡을 해서 신위 앞에 놓고 집안의 주부들이 비손을 한다.
 
7)측간 신(변소각시)
 
변소각시, 옷을 입고 머리를 무릎까지 풀어 내렸다고 한다. 이전에 시골에서 야간에 변소를 출입할 때 헛기침을 한 이유가 이 각시 신령에게 인기척을 낸 것이라는 설도 있다. 이 신령은 젊은 여인이라 신경질적이고 변덕스럽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외에도 문지방 같은 데에도 신령이 존재하고 빗 자루를 너무 아껴쓰면 몽당귀신이 붙는다고 하는 등 다양한 곳에 신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우리 민족의 신앙관이다.
 
8)제석(帝釋)․칠성(七星)
 
우리 나라의 전통 민간신앙에는 어린아기가 태어나는 것은 삼신(三神=産神)의 직능이며 명(命)은 칠성(七星)이 복(福)은 제석(帝釋)이 관장하여 아이가 태어나서 9세까지는 삼신할미가 책임진다고 하였다.
제석(帝釋)은 도리천의 임금이며 하늘의 수호신으로 불법(佛法)을 보호하는 신이지만 무가(巫歌)의 제석풀이에 보면 인간에게 복을 접지해주는 신으로 특히 자손창성을 주관하는 신이다.
칠성(七星)은 집 뒷켠에 칠성단을 만들어 놓거나 돌 일곱 개를 놓아서 신위를 만들기도 하고 칠월칠석이 되면 주부들이 밤에 장독대에 떡을 해놓고 정화수와 촛불을 켜고 북두칠성을 향해 가족의 건강과 수명장수를 축원한다.
 
9)조상신
 
조상신은 후손을 보살펴 주는 신이다. 안방의 윗목 벽 밑인데, 대체로 신체가 없다. 조상과 제사를 받는 조상은 차이가 있다. 유교식 제사를 받는 조상은 서열(序列)이 명확하다. 그러나 가신으로 모시는 조상은 서열이 확연하게 정해져 있지 않다. 산모가 산청에 들면서 됫돌위에 놓인 신을보며 살아서 “다시 신을수 있을까”하는 두려움도 없다.
 
10)집에 대한 예의
 
개신교 신자라면 축성기도회(혹은 입당 감사예배)를 가지고 있다. 현대인들은 자신들의 신앙처인 사찰이나 교회, 성당에 가면 성스러운 공간이라 생각하고 나름대로 종교적인 행위를 한다. 그런 성스러운 행위는 사찰이나 교회, 성당에만 국한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대인들의 의식구조다. 그리고 그런곳에서 행해지는 의식만이 성스러운 종교적인 의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현대인들의 가치관이다. 그 외에는 다른 공간은 철저하게 세속화시킨다. 그에 비해 옛사람들은 성스러운 공간과 속된  공간을 굳이 양분하지 않고 있다. 속되다고 생각하는 부부관계가 이루어지는 안방이란 공간에서 의식주를 해결하고 그곳에서 태어나고 죽음도 맞이한다. 성스러움과 속됨이 교차하는 것이다. 밖에서 죽는 것을 객사라 하여 금기시 되어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도 임종은 자신이 살았던 집에서 자손들을 불러놓고 마지막 고별의 인사(유언, 임종)를 하던 전통은 사라졌다. 임종이 가까워지면 병원으로 옮기고 영안실, 장례식장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이 현실이다.
 
유언도 자손에서 의사․간호사 이제는 간병인이 임종을 맞이한다. 세태의 변화를 절감하는 것이다.
 
아울러 집은 살아있다고 생각했다. 옛사람들은 “집안에서는 이사간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집이 들으면 서운해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집이 살아있다고 생각해 집안의 모든 중요한 장소에 신령이 있다고 상정한 것이다. 지금은 집이 재테크의 수단이 되었고 어디서든 집에 대한 불평과 불만 그리고 못난소리를 한다. 집을 단순이 재산으로 보기 때문이다. 최소한 우리가족을 지켜주는 공간으로만 의식만 가져도 집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고 살수 있을 것이다.
 
현대사회 주거문화로 정착된 아파트에는 신이 존재하지 못한다. 아니 존재할 수 없다. 우리들 스스로 신을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반성해야한다. 그런 마음의 공허함 때문에 우리들은 집에 성모상과 예수상, 불상을 모시는 것은 과거 신앙에 대한 향수다, 우리들 집들도 종교시설이다. 성전이 된다. 사찰,성당,교회와 같은 의미를 가진다. 신들의 역할에 감사해야 한다. 집은 우주의 원리를 함축적으로 축소하여 만들어 놓은 것이다. 집의 구조는 신과 인간의 합일을 이루려는 것이다. 내 생활자체가 종교이다. 내 생활 자체가 종교적 삶으로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 문화를 잘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우리것이 소중한 것이다’ 내 안에 신을 모시고 있다. 나를 희생해야 남에게 봉사하는 것이다.
 
기존에 집에 대한 설명을 보면 주로 풍수적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풍수에서 말하는 발복도 영원한 것이 아니다. 어느 순간 자손들이 화합하지 못하고 다툰다면 신은 우리 곁을 떠나게 된다. 화합하지 않으면 성주가 떠나고 업신이 떠난다. 가족은 우리들의 버팀목이며 공동체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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