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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불교- 지역철역사, 도로명 갈등에서 ‘교과서 논쟁’으로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5/06/17 [11:46]
“서구 문명 전파한 기독교 언급해야” VS "불상을 우상으로 묘사“

개신교·불교- 지역철역사, 도로명 갈등에서 ‘교과서 논쟁’으로

“서구 문명 전파한 기독교 언급해야” VS "불상을 우상으로 묘사“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5/06/17 [11:46]
지하철 역사명, 도로명, 문화재 등을 놓고 갈등을 벌였던 개신교와 불교계가 이젠 역사교과서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각종 사회문제로 세상들이 걱정하게 된 종교가 자성과 회개의 자세보다는 외부의 적을 내세워 자신들을 결집시키는 모양새이다.
 
기존의 갈등이 타 종교의 위세 확장에 대한 반발이었다면 이번 역사교과서 논쟁은 자신의 종교에 대한 자에 대한 거부감이었다면 역사교과서 논란은 자신의 종교에 대한 불편부당한 대접을 탓하는 양상이다.
 
개신교는 역사 교과과정에 “유독 기독교만 언급 안됐다”는 불만을 토하며 “동아시아사에서 기독교에 대한 교육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불교는 “사회 교과서에 불교 관련 내용이 왜곡돼 있다”며 “청소년들이 불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힌다.
 
“기독교가 수용돼 미친 영향 서술해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양병희 목사) 등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교회 역사교과서 공동대책위원회’(위원장 이강평 목사)는 16일 서울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중강당에서 ‘역사교과서 교육과정 시안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2015년 역사과 교육과정 -고등학교 동아시아사와 세계사 교육과정 시안에 대한 기독교 관점에서의 분석과 개정을 위한 시안 제시’를 제목으로 발표한 이은선 안양대 교수는 “기독교 관점에서 동아시아사에서 가장 문제가 있는 교과과정은, 네 번째 대주제인 ‘동아시아의 근대화와 반제국주의 운동’과 관련한 세 번째 소주제 ‘서양 문물의 수용’과 이와 연관된 성취 기준”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성취 기준에서는 ‘(3) 동아시아 각국이 서양 문물을 수용하면서 나타난 사회·문화·사상적 변화를 비교한다’고 제시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두 번째 대주제인 ‘동아시아 세계의 정립과 변화’에서는 유학과 불교라는 소주제 하에 각 지역에서 유교·성리학·불교가 수용되는 과정과 영향을 서술하는 데 반해, ‘동아시아의 근대화 운동과 반제국주의 운동’에서는 서양 문물의 수용만을 다루고 서양 종교인 기독교가 수용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동아시아 3국에 서양 문물과 함께 기독교가 수용돼 미친 영향도 함께 서술돼야, 근대 이후의 동아시아 사회가 유교와 불교 뿐만 아니라 기독교도 중요한 종교로서 자리잡은 다종교사회라는 것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의 교과서 내용으로 교육이 된다면, 동아시아 사회는 유교와 불교만을 종교로 가지고 있는 사회로 이해되고, 동아시아의 근대화 과정에서 서양의 근대 문물은 수용됐으나 종교인 기독교는 전혀 수용되지 않은 것으로 이해되는 오류를 범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교과서의) 동아시아사가 각 나라 문명의 특성을 올바르게 이해해 각 나라의 평화로운 공존을 도모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면, 유교와 불교라는 과거의 종교문화 이해에 그쳐서는 안 되고, 서양의 근대 문물과 함께 들어와 동아시아의 근대화와 문화 발전에 기여한 기독교에 대한 교육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그리하여 동아시아가 다종교사회 속에서 서로의 종교에 대한 올바른 이해로 평화롭게 공존하며 발전하는 토대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명수 서울신대 교수는 ‘2015년 역사과 교육과정 시안 -중학교 역사, 고등학교 한국사에 대한 한국 기독교의 입장’을 제목으로 발표했다. 박 교수는 “중학교 역사과목은 한국사와 세계사를 포함하고 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세계사적인 맥락에서 한국사를 이해하려고 한다”며 “하지만 세계사 부분에서는 불교나 기독교와 같은 세계종교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만, 한국사 부분에서는 아예 종교를 언급하고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것은 중학교 역사가 한국사와 세계사를 연계해서 이해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목적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중학교 역사에서도 종교 부분을 어느 정도는 서술해야 한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또 “중학교 역사가 한국사와 세계사의 교류를 강조하는 것이라면, 당연히 개항 이후 한국사회에 들어와서 서구 문명을 전파한 기독교에 대해서 언급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사회는 기독교를 통해 민주주의, 남녀평등, 근대과학, 노동의 가치 등 많은 것을 배웠고, 이는 근대 대한민국의 뿌리가 됐다”고 역설했다.
 
고등학교 한국사 교육과정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많은 학자들이 전근대사에서 종교의 역할을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의 교육과정도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서 종교의 역할을 서술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며 “하지만 근현대 부분에 와서는 역사교육과정에 종교와 관련된 내용이 하나도 없다”는 점을 꼽았다. 


“불교가 불상을 모시는 우상 숭배의 종교처럼 묘사”
 
한편 1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에서는 불교사회연구소와 불광교육원이 '초중고 사회 교과서의 불교서술 체제와 내용'을 주제로 공동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 2013년 역사교과서, 지난해 윤리교과서에 이어 올해 초중고 사회교과서에 나타난 불교서술체재와 내용을 분석하고
불교에 관한 오류를 점검한 것이다.
 
현장교사들의 발표로 이루어진 세미나에서 교사들은 “초중고 사회 교과서에 불교에 대한 서술이 너무 적고 불교가 불상 등을 모시는 우상 숭배의 종교인 것처럼 묘사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테러조직 탈레반의 석굴 파괴를 불교와 이슬람간의 갈등에 초점을 맞추면서 불교가 민족과 종교간의 갈등과 분쟁을 조장하는 종교인 것처럼 기술돼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참석자들은 이에 따라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종교로서 불교의 긍정적 측면과 장점들을 교과서에 반영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불광연구원과 조계종불교사회연구소는 이번 공동학술세미나 이후 공청회 등을 통해 여론을 조성한 뒤 수정안을 마련해 교육부에 제출하는 등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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