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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혈연·종교 공동체 야지디족 여성 500달러 노예시장에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5/06/26 [10:38]
귀환 여성에 "돌아온 딸들을 환영하고 받아들이라" 종교적 칙령

IS, 혈연·종교 공동체 야지디족 여성 500달러 노예시장에

귀환 여성에 "돌아온 딸들을 환영하고 받아들이라" 종교적 칙령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5/06/26 [10:38]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동부 소수민족인 야지디부족 여성을 500달러에서 최대 2000달러(약 222만원)에 노예시장에 내다팔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IS는 이달초 납치 여성 42명을 시리아 동부 데이르 이조르주 마야딘 지역에서 돈을 받고 팔아 넘겼다고 밝혔다.
 
라미 압델 라흐만 SOHR 소장은 "여성들 일부는 자녀들과 함께 납치됐으나 이들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다"고 밝혔다.주로 신자르 지역에 거주하는 종교적 소수부족인 야지디족의 여성들은 그동안 IS 전사들에 끌려갔으며 성노예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은 IS가 야지디족을 박해하는 것은 대량학살 인종청소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 이라크를 탈출해 시리아로 향하는 야지디족의 난민 소녀가 구호물품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유니세프 제공

 
야지디족은 수천년간 이라크 북부 신자르산 부근에서 단일 혈연·종교 공동체로 살아온 사람들이다. 야지디족은 혈통의 순수성뿐 아니라 종교성도 고양된 부족이다.
 
2014년 현재 이라크 50만 명을 포함해 독일(6만 명), 시리아(5만 명) 등에 흩어져 살고 있으며 전체 인구는 7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쿠르드어를 쓰지만 기원이 모호한 이 소수민족은 기독교, 이슬람교, 조로아스터교가 복잡하게 섞인 자기들만의 신앙을 갖고 있다. 이에 18~19세기 오스만 제국으로부터는 무려 72차례의 학살 위협을 받았고, 알카에다로부터도 무신론자 취급을 받았다. 이슬람 교도들은 야지디족을 악마 숭배자라고 폄하하며 평시에도 배척하거나 폭력을 가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2014년 초부터 이라크 북부 지역을 시작으로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이슬람국가(IS)로부터 집단학살 위협을 받고 있으며, 실제로 납치된 야지디족이 IS에 의해 강제개종되거나 이라크 국내외에서 인신매매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연합뉴스는 26일 이들 납치되어 성폭행과 인신매매, 강제결혼으로 이어졌다가 돌아온 여성들의 상황을 보도했다.
 
가까스로 부족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주위의 시선이 두려웠다고 한다. 이슬람 풍토에 젖어 개종을 죄악시하는 그들 사회에서 성적 수치감에 종교를 버렸다는 죄책감으로 가족도 만나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야지디족은 돌아온 '딸들'을 외면하지 않고 따뜻하게 끌어 안았다고 전했다.
 
야지디족을 도와 온 이라크 활동가 키드헤르 돔리는 IS가 5천200여명의 야지디족을 납치했다고 추산했다. 지금까지 돌아온 2천명 가운데 700명 정도가 여성으로 이들 대부분이 IS에 성노예 피해를 당했다고 했다.
 
연합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돔리는 '야지디의 교황' 얘기를 꺼냈는데 바바 셰이크라고 불리는 야지디족의 정신적 지주는 모든 부족민에게 "돌아온 딸들을 환영하고 받아들이라"는 특별한 종교적 칙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야지디족 종교지도자들은 돌아온 부족 여성들에게 세례를 주고 개종을 용서했다고 한다.
 
오랫동안 이들과 함께 지냈던 돔리는 "수천년의 야지디족 역사에서 개종을 용서한 것은 아마 처음일 것"이라며 "놀라웠다"고 말했다. 그는 "야지디족은 폭력을 반대하고 여성을 존중하는 종교적 전통이 있다"면서 "처음엔 비공식적으로 세례를 주다 피해 여성이 많아지면서 문서로 강제개종은 용서한다는 칙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야지디족 지도자들은 국제구호단체의 도움을 받아 일부 여성은 독일로 치료를 보내기도 했다. 돔리는 "부족민의 노력에도 정신적·육체적인 상처가 완전히 가실 수는 없지만 야지디족은 돌아온 딸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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