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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연합기 퇴출운동, ‘욱일기’에 불붙어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5/06/28 [22:46]
무지개기·IS기·나치상징기·유니온잭·남아공 국기···지구촌 깃발 논쟁

남부연합기 퇴출운동, ‘욱일기’에 불붙어

무지개기·IS기·나치상징기·유니온잭·남아공 국기···지구촌 깃발 논쟁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5/06/28 [22:46]

▲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깃발(사진 위)과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 욱일기     © 매일종교신문
▲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지목돼 퇴출 운동이 벌어진 남북연합기     ©
지난 26일 미국 대법원의 동성애 합헌 결정 이후 미국 전역에서 나부낀 무지개 깃발, 이슬람 국가(IS)의 검은 깃발을 비롯해 나치상징기·유니온잭·남아공의 옛 인종분리 국기 등 지구천 전역에서 깃발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남부연합기가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지목돼 퇴출 운동이 벌어진 가운데 독일이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깃발을 금지한 전례로 볼 때 일본의 욱일기도 퇴출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평론가 애덤 테일러는 27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 외교전문 블로그 '월드뷰'에 실은 기고문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제국주의의 악명높은 상징인 욱일기가 아무런 제재 없이 아직도 사용되고 있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이 문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 총리 미 의회 연설 규탄·신 미일 방위협력지침 폐기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욱일기를 찢은 바 있다.
 
테일러는 "물론 일본이 욱일기를 금지하거나 공식사용을 제한한다고 해도 (과거사)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욱일기 등 일본 제국주의 상징을 둘러싼 지속적 논쟁은 아시아에서 20세기의 참상이 아직 얼마나 생생한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의 이런 행태는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후 하켄크로이츠 깃발은 물론 나치의 상징물을 전부 금지한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꼬집었다.
 
욱일기는 남부연합 소속 몇몇 부대가 미국 남북전쟁 당시 사용했던 남부연합기와 비슷하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제국주의 일본군이 사용한 군기로, 한국에서는 일본의 식민통치, 중국에서는 일본군 침공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오늘날에도 제국주의 일본해군을 전신으로 둔 일본 해상자위대는 욱일기를 내걸고 있으며, 일본 지상 자위대도 욱일기를 일부 수정해 사용 중이다. 일본 아사히 맥주 캔이나 아사히 신문의 사기에서도 욱일기의 한 부분을 볼 수 있다.
 
댄 스나이더 미국 스탠퍼드대학 아시아태평양 연구센터 부소장은 기고문 필자인 테일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일본함정이 한국에 기항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욱일기 사용 때문"이라며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 때 일본에 욱일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도 욱일기가 일본의 패전 후 연합군에 의해 금지됐다가 1954년부터 일본 자위대에 의해 다시 사용돼 분열을 부르고 있다고 24일 지적하는 등 외국언론의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남부연합기나 하켄크로이츠기, 욱일기 외에도 깃발을 둘러싼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 성적 소수자의 권리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     ©
 
미국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헌 결정을 내린 후 미국 전역에서 나부낀 성적 소수자의 권리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도 논쟁의 대상이다. 백악관은 대법원의 결정이 나온 날 외벽에 무지개색 조명을 켜 결정을 반겼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인종분리 정책의 상징이었던 오렌지색·흰색·파란색 국기는 1994년 인종분리정책이 철폐되면서 폐기됐지만, 현재는 인종분리정책을 되살리자는 정치세력의 상징이 됐으며, 미국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채택하기도 한다. 지난 17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의 흑인 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한 딜런 루프는 이 국기와 역시 인종차별 정책을 하던 옛 로디지아(현재 짐바브웨)의 깃발을 수놓은 옷을 입고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영연방 국가인 뉴질랜드는 내년에 유니온잭이 모서리에 새겨진 현재의 국기를 바꿀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추진하고 있다. 역시 영연방인 섬나라 피지도 국기에서 유니온잭을 지우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지난해 9월 스코틀랜드가 307년 만에 영국에서 탈퇴하려는 독립투표는 부결됐지만, 투표 기간 내내 사용된 스코틀랜드기는 세계인에게 익숙한 깃발이 됐다.
 
▲ 잔혹한 테러 집단의 위험성을 상기시키는 상징인 IS 깃발     ©
 
인질을 참수하는 영상의 배경으로 나부끼는 IS 깃발, 이라크와 시리아의 IS 점령지역 내 인류 문화유산 위에 걸린 IS 깃발은 잔혹한 테러 집단의 위험성을 상기시키는 상징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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