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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와 지식은 흉기라면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5/07/01 [06:15]
장자 쉽게 읽기

명예와 지식은 흉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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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열 기자 | 입력 : 2015/07/01 [06:15]

顔回見仲尼, 請行. 曰: 「奚之?」 曰: 「將之衛.」 曰: 「奚爲焉?」 曰: 「回聞衛君, 其年壯, 其行獨. 輕用其國, 而不見其過. 輕用民死, 死者以國量乎澤, 若蕉, 民其無如矣! 回嘗聞之夫子曰: ‘治國去之, 亂國就之. 醫門多疾.’ 願以所聞, 思其所行, 庶幾其國有?乎!」 仲尼曰: 「?, 若殆往而刑耳! 夫道不欲雜, 雜則多, 多則擾, 擾則憂, 憂而不救. 古之至人, 先存諸己而后存諸人. 所存於己者未定, 何暇至於暴人之所行! 且若亦知夫德之所蕩而知之所爲出乎哉? 德蕩乎名, 知出乎爭. 名也者, 相軋也? 知也者, 爭之器也. 二者凶器, 非所以盡行也. 且德厚信?, 未達人氣? 名聞不爭, 未達人心. 而?以仁義繩墨之言術暴人之前者, 是以人惡有其美也, 命之曰?人. ?人者, 人必反?之. 若殆爲人?夫. 且苟爲人悅賢而惡不肖, 惡用而求有以異? 若唯無詔, 王公必將乘人而鬪其捷. 而目將熒之, 而色將平之, 口將營之, 容將形之, 心且成之. 是以火救火, 以水救水, 名之曰益多. 順始無窮, 若殆以不信厚言, 必死於暴人之前矣! 且昔者桀殺關龍逢, 紂殺王子比干, 是皆修其身以下??人之民, 以下拂其上者也, 故其君因其修以?之. 是好名者也. 昔者堯攻叢, 枝, 胥, 敖, 禹攻有扈. 國爲虛?, 身爲刑戮. 其用兵不止, 其求實無已, 是皆求名實者也, 而獨不聞之乎? 名實者, 聖人之所不能勝也, 而況若乎! 雖然, 若必有以也, 嘗以語我來.」 ?回曰: 「端而虛, 勉而一, 則可乎?」 曰: 「惡! 惡可! 夫以陽爲充孔揚, 采色不定, 常人之所不違, 因案人之所感, 以求容與其心.」 名之曰 「日漸之德不成, 而況大德乎! 將執而不化, 外合而內不?, 其庸?可乎!」
 
안회顔回가 스승인 공자를 뵙고 위나라로 떠나겠다는 인사를 했다. 공자가 “무엇 때문에 위나라에 가려느냐?”고 묻자 안회가 대답했다.
 
“제가 듣기로는 위나라 임금은 나이가 젊어서 혈기가 왕성하고 그 행동이 독단적이어서 국사를 함부로 처리하면서도 자기의 잘못을 깨닫지 못합니다. 게다가 함부로 백성을 죽여 나라 안에 죽은 사람들이 연못에 넘칠 정도로 가득하니 마치 연못가 수풀을 불태워 시커먼 목재가 포개져 있는 것 같다 합니다. 백성들은 어디로 가야할지 의지할 바를 모른다 합니다. 전에 선생님께서 ‘잘 다스려진 안정된 나라[治國]에서는 떠나도 되지만 어지러운 나라[亂國]는 찾아가라. 그래서 의사의 집 앞에는 환자가 많이 모여드는 법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생각해 보니 그 나라는 깊은 병이 든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 배운 그대로 실천하여 병든 위나라를 치유하고자 합니다.”
 
공자가 말했다.
“아! 이 사람아, 자네는 아마 그 나라에 가보았자 처형이나 받지 않을까 걱정이라네. 우리가 지켜야 하는 도는 순수해야 하는데 만일 어지럽게 뒤섞이면 도를 향한 마음이 집중되지 못하고 분열된다. 마음이 여러 갈래로 분열되면 동요하게 된다. 동요하면 우환이 생기고 우환이 생기면 남을 구제할 수가 없다. 옛날의 지인至人은 먼저 자기부터 도를 갖추고 나서 남도 갖추게 하였다. 자기에게 갖추어져 있는 도가 아직 확실하지 않아 불안정하다면 어찌 난폭한 자들이 설치는 곳에 가서 그들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냐? 그리고 너는 덕이 어떻게 그 순수성을 잃게 되며 지식이 어디에서 생겨나는지 아느냐? 덕은 명성을 추구하다가 상실되고 지식은 경쟁심에서 나오게 되는 것일세. 명성은 서로 헐뜯고 비난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지식이란 분쟁에서 이기기 위한 도구이다. 이 두 가지는 흉기凶器인지라 결코 사람의 행실을 바르게 할 수 있는 도구가 아니다.
 
또한 자네가 아무리 덕이 두텁고 신의가 확실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깊은 이해를 얻기가 어렵고, 또 명성을 다투지 않고 순수하게 다가가더라도 사람의 마음을 얻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거기에다 인의仁義의 법도에 맞는 말로 난폭한 사람을 설득하려 들면 그대의 성의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오히려 남의 결점을 이용하여 자신의 잘났음을 과시한다는 오해를 받고 만다. 이런 사람을 ‘재앙을 불러오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그 불쾌함을 참지 못한다. 남을 불편하게 하면 그 해가 반드시 자기에게 되돌아오고 마는 것이니 자네가 다른 사람에게 재앙을 받을까 두려운 것이네. 만약에 위나라 임금이 참으로 어진 사람을 좋아하고 어리석은 자를 싫어한다면 그의 주변에 많은 어진 사람이 있을 터인데 구태여 자네를 등용하여 그 특별한 정치를 추구하겠느냐?
 
위나라에 가더라도 자네는 당분간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조용히 있어야 한다. 만일 그들을 설득하려고 바른 말을 하면 반드시 그 쪽에선 왕의 권세로 자네의 말을 흠집내며 능숙한 말솜씨로 그대를 이기려고 덤벼들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네는 곤경에서 벗어나려고 눈은 초점을 잃고 당황할 것이고, 안색은 애써 온화해지려고 할 것이며 그대의 입은 자기변명을 늘어놓기에 바쁠 것이고, 온 몸으로 공손한 자세를 취하여 비굴하게 그들의 비위를 맞출 수 밖에 없다.
 
결국 상대의 악을 이루어 준 셈이다. 이는 불로써 불을 끄고 물로 물을 막는 격이라, 겉으로 비위를 맞추다보면 마음까지 동화되어 저들의 악을 보태주는 꼴이 된다[益多]. 결과적으로 일을 점점 더 복잡하게 할 뿐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어느새 그들에게 끝없이 휘말려 들고 말 것이다. 너는 신임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충성스런 의견을 말하다가 자칫 난폭한 사람의 손에 죽게 될까 두렵기까지 한 것이다.
 
옛 사람을 비유하여 그들이 어째서 재앙을 받게 되었는가 실례를 들어 말해 주겠다.
 
예전에 하夏나라 걸桀왕은 그의 현신賢臣인 관용봉關龍逢을 죽였고, 은殷나라 주紂임금은 숙부인 왕자 비간比干을 죽였는데, 이들은 모두 자기 자신을 수양하여 덕을 쌓은 충신이었다. 그래서 아랫사람의 입장에서 그 임금의 백성을 보호하고 어루만져 그를 따르게 하였으므로 그의 덕이 두드러져 결국 신하로서 군주의 시기심을 일으켰으니 군주의 뜻을 거역한 죄인으로 몰리고 말았다. 그래서 그 임금은 그들의 수행修行이 훌륭하다는 것을 빌미로 삼아서 도리어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다. 신하된 자가 자신의 훌륭함을 드러내면 임금의 잘못이 더욱 드러나게 되니 관용봉이나 비간 같은 자들은 명예를 좋아했기 때문에 해를 입은 사람들이다.
 
[현인賢人 뿐만 아니라 성군聖君들조차도 이를 극복하지 못하였으니 그 실증實證을 든다면]
예전에 요堯임금은 총叢과 지枝와 서오胥敖를 공격했고, 우禹임금은 유호有扈를 쳤다. 그래서 그 나라들은 폐허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처형되었다. 그들은 전쟁을 그치지 않았고 끝없이 실리를 탐하였다. 이들 네 나라는 모두 헛된 명예와 권력의 실리를 탐하다가 멸망한 나라들이다. 자네도 다 들어 알지 않느냐? 명예와 실리를 추구하는 자들은 요堯, 우禹 같은 성인이라도 저들을 감화하지 못했는데 하물며 자네가 어찌한단 말이냐? 그러나 자네가 그곳으로 가려는 데는 반드시 무슨 방도가 있을 터이니 어디 한 번 자네의 생각을 들어 보자.”
 
안회가 말하였다.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마음을 겸허하게 하며 매사에 힘써 노력하고 한결같이 하면 되겠습니까?”
 
공자가 계속 말하였다.
“아 어떻게 그리 쉬울 수 있겠는가?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마치 햇살이 빈 방을 채우면 티끌이 어지러히 나부끼듯이 저 위나라 임금은 사나운 기운이 가득하여 그것이 겉으로도 고스란히 나타나며 얼굴빛도 안정감이 없이 그 감정이 수시로 변화하니 보통사람은 도저히 그의 뜻을 거스르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충직한 말 따위는 귀담아 듣지 않고 자기 비위를 맞추는 사람의 말이나 태도만을 가까이하여 제 마음 내키는 대로 하려 한다. 이러한 인물에게는 가까이서 매일 같이 점차적으로 배어들게 하는 감화[日漸之德]로도 교화가 어려운데 하루아침에 크게 달라지기[大德]를 바랄 수는 없다. 위나라 임금은 자기 고집이 강하여 감화를 받아들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겉으로는 듣는 척 하면서 속으로 자책하는 마음마저 전혀 없으니 네가 그런 정도로 가서 어떻게 감화시킬 수 있겠는가.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顔回(안회): 공자의 제자. 장자가 우언적 의미를 덧붙인 가공의 인물.
奚之(해지): 어디로 가는가. 之(지)는 간다는 뜻의 동사.
其行獨(기행독): 그 행동이 독단적임.
死者以國(사자이국) 量乎澤若蕉(양호택약초): 나라 안에 죽은 사람들이 연못에 넘칠 정도로 가득하여 마치 연못가의 수풀을 불태워 버린 것 같음.
民其無如矣(민기무여의): 백성들이 갈 곳이 없음.
治國去之(치국거지): 다스려진 나라에서는 떠나도 된다.
亂國就之(난국취지): 어지러운 나라로 가다. 가서 바로잡아야 함.
醫門多疾(의문다질): 의원의 집에는 병든 사람이 많다. 어지러운 나라로 들어가서 다스리는 것이 본분이라는 뜻.
願以所聞(원이소문) 思其<所行>(사기<소행>): 들은 것으로 실천하고자 한다.
庶幾其國有?乎(서기기국유추호): 그 나라가 거의 치유될 것이다.
夫道不欲雜(부도불욕잡): 도는 뒤섞이는 것을 바라지 않음. 순수성이 훼손되면 도를 이루기 어렵다는 뜻.
雜則多(잡즉다): 뒤섞이면 마음이 여러 갈래로 분열됨.
多則擾(다즉요): 마음이 여러 갈래로 분열되면 동요하게 됨.
擾則憂(요즉우): 동요하게 되면 우환이나 불안이 생긴다는 뜻.
憂而不救(우이불구): 근심하게 되면 남을 구제할 수 없음.
先存諸己而後存諸人(선존저기이후존저인): 먼저 자기 안에 도를 간직한 뒤에 그 도덕을 남에게 베푼다는 뜻.
何暇至於暴人之所行(하가지어포인지소행): 어느 겨를에 포악한 소행을 바로잡을 수 있겠느냐.
德之所蕩(덕지소탕): 덕이 어지러워지는 까닭.
知之所爲出(지지소위출): 지식이 어디에서 나오는가.
德蕩乎名(덕탕호명): 덕은 명예욕 때문에 상실됨.
知出乎爭(지출호쟁): 지식은 다툼에서 발생함. 지식은 곧 상대를 이기려는 목적에서 발생한다는 뜻.
名也者(명야자) 相軋也(상알야): 명예라는 것은 남을 헐뜯고 비난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뜻.
知也者(지야자) 爭之器也(쟁지기야): 지식이란 분쟁에서 이기려는 도구임.
二者凶器(이자흉기): 이 두 가지, 즉 명예와 지식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분쟁을 조장하는 나쁜 도구라는 뜻.
非所以盡行也(비소이진행야): 극진히 행할 만한 것이 아님. 우선적 가치를 두고 추구할 만한 것이 아님.
德厚信?(덕후신강): 덕이 두텁고 성실성이 단단함.
名聞不爭(명문부쟁): 명예를 다투지 않음.
仁義繩墨之言(인의승묵지언): 인의의 말과 도덕규범에 맞는 말. 繩墨(승묵)은 먹줄과 먹으로 법도라는 말로 쓰임. 規矩(규구), 準繩(준승) 등도 법도의 뜻임.
術暴人之前(술포인지전): 포악한 사람 앞에서 진술함. 術(술)은 陳述(진술)의 뜻.
是以人惡(시이인악) 有其美也(유기미야): 이것은 남의 악을 이용해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것임.
?人(치인): 재앙을 불러 오는 사람. ?(치)는 묵정밭의 뜻인데 여기서는 災(재)의 뜻임.
若殆爲人?夫(약태위인치부): 너는 아무래도 남에게 재앙을 당할 것임.
惡用而求有以異(오용이구유이이): 무엇 때문에 너를 등용하여 특별한 정치를 추구하겠는가. 而(이)는 너로 2인칭.
若唯無詔(약유무조): 너는 오로지 말함이 없어야 한다. 若(약)은 너, 詔(조)는 言(언)과 같은 뜻.
王公必將乘人而鬪其捷(왕공필장승인이투기첩): 왕공의 군력으로 반드시 다른 사람의 약점을 틈타 논쟁에서 이기려고 다툴 것이다.
而目將熒之(이목장형지) 而色將平之(이색장평지) 口將營之(구장영지) 容將形之(용장형지): 너의 눈은 초점을 잃어 어지러워질 것이고, 너의 안색은 억지로 온화하게 꾸밀 것이고, 입은 변명하는 말을 늘어놓을 것이며, 용모는 거짓으로 꾸미게 될 것이다. 상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마음에 없는 말과 행동을 하게 될 것임을 암시하는 내용. 而(이)는 너.
心且成之(심차성지): 마음이 상대의 악을 이루어 줌. 자신의 판단을 버리고 상대의 그릇된 판단을 옳다고 인정해 주고 말 것이라는 뜻.
以火救火(이화구화) 以水救水(이수구수): 불로 불을 끄고 물로 물을 구제함. 재앙을 구제하기는커녕 도리어 재앙을 부추기게 된다는 뜻.
益多(익다): 악을 구제하지 못하고 악을 더 많이 보태 준다는 뜻.
順始無窮(순시무궁): 처음부터 순종하게 된다면 끝이 없게 됨.
以不信厚言(이불신후언): 상대방이 믿지 않는데도 성실한 말을 함.
關龍逢(관용봉): 桀王(걸왕) 때의 충신. 直諫(직간)을 하다가 걸왕에게 죽임을 당함.
王子比干(왕자비간): 紂王(주왕)의 숙부. 주왕의 폭정을 간하다가 죽임을 당함.
??人之民(구부인지민): 다른 사람의 백성을 어루만짐. 人(인)은 桀紂(걸주)와 같은 폭군을 지칭함.
因其修以?之(인기수이제지): 그들이 수양한 것을 빌미로 삼아서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 넣었다.
虛?(허려): 폐허. 墟戾(허려)와 같음
刑戮(형륙): 죽임을 당함.
名實者(명실자) 聖人之所不能勝也(성인지소불능승야): 명예와 실리는 성인도 감당하지 못함.
勉而一(면이일): 일은 부지런히 하고 마음은 한결같이 함.
以陽爲充(이양위충): 사나움이 마음속에 가득하다. 陽(양)은 사나운 본성.
孔揚(공양): 바깥으로 심하게 드러남. 孔(공)은 甚(심)과 같은 뜻.
采色不定(채색부정): 정신과 안색이 일정하지 않음.
因案人之所感(인안인지소감): 사람들이 느끼는 것을 억누름. 案(안)은 누르다는 뜻
以求容與其心(이구용여기심): 자기 마음대로 할 것을 추구함.
日漸之德不成(일점지덕불성): 매일 조금씩 진보하는 작은 덕조차 이루지 못함.
將執而不化(장집이불화): 자기 생각에 집착하여 남의 감화를 받지 않음.
不?(부자): 헤아리지 않음.
庸?(용거): 어찌. 庸(용) 과 ?(거)는 모두 何(하)의 뜻.
 
장자는 여기서 도덕가인 현인賢人 안회가 난세의 치자治者인 위나라 임금에게 어떻게 충고를 할 것이며 어떤 방법으로 그들을 일깨워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안회는 공자의 심법心法을 이어 받은 가장 훌륭한 제자인데 그 조차도 난폭한 임금을 제대로 이끌어 주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함으로 은연중에 유가儒家의 교화방법의 한계를 지적하려는 것이다. 공자는 장자의 우화 속의 주인공이 되어 수기치인修己治人의 도를 버리라고 말하며 공자 자신의 도를 스스로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인의도덕의 설교를 난폭한 자 앞에다 늘어놓는다면 이는 남의 결점을 이용하여 자기의 잘난 지식을 우쭐대는 셈이 된다. 남을 가르치는 것은 공명심과 지식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옛 현인들이 어째서 재앙을 받았는가를 실례로 들었으며, 그들이 충성스러운 사람이긴 하였지만 제왕의 노여움을 받게 된 것은 그들이 명예와 지식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명예란 서로 헐뜯는 것으로 그동안 쌓아온 덕마저 녹아 없어지고, 앎이란 서로 다투기 위한 도구이니 사람의 행실을 바르게 할 수 있는 도구는 아니다. 명예도 욕심이고 지식도 욕심이다. 자기 마음에 공명심이 있고 자기만의 독특한 지식이 있다고 자만하는 동안은 다른 사람과의 갈등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진정한 감화는 감화를 시켜 주는 사람과 감화를 받는 사람의 대립이 완전히 해소된 자리에서 비로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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