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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마귀다!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5/07/27 [07:18]
장자 쉽게 읽기

나는 사마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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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열 기자 | 입력 : 2015/07/27 [07:18]

汝不知夫螳螂乎? 怒其臂以當車轍, 不知其不勝任也, 是其才之美者也. 戒之, ?之, 積伐而美者以犯之, 幾矣! 汝不知夫養虎者乎? 不敢以生物與之, 爲其殺之之怒也? 不敢以全物與之, 爲其決之之怒也. 時其飢飽, 達其怒心. 虎之與人異類, 而媚養己者, 順也? 故其殺者, 逆也. 夫愛馬者, 以筐盛矢, 以蜃盛溺. 適有蚊?僕緣, 而?之不時, 則缺銜首碎胸. 意有所至而愛有所亡. 可不?邪!
 
“당신은 저 사마귀를 아시지요? 그 사마귀는 제 팔뚝을 휘둘러 수레와 맞서려고 합니다[螳螂拒轍]. 제 힘으로 상대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몰라 그러는 게지요. 자기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자랑하려는 겁니다. 그러니 조심하고 신중해야 하는 겁니다. 당신 자신의 훌륭함을 자랑하여 상대방을 침범한다면 사마귀처럼 위험합니다.
 
무도한 태자를 도덕군자로 바꾸어 보겠다고 한다면 수레바퀴와 대적을 하겠다고 덤비는 사마귀와 같을 뿐입니다. 제 분수도 잊고 달려오는 수레를 막아서다니!
 
당신은 호랑이 사육자를 아시지요? 그는 호랑이에게 생물을 산채로 먹이로 주지 않지요. 호랑이가 그것을 죽이면서 사나운 성질이 살아날까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결코 먹이를 통째로 주지도 않지요. 그것을 갈기갈기 찢어 발기려는 호랑이의 사나움이 두렵기 때문이요. 그래서 호랑이가 시장한지 배부른지를 살펴서 그 노여움이 폭발하지 않도록 그 노기를 다스려야 합니다. 호랑이와 사람이 다르지만 자기를 길러 주는 사람을 잘 따르는 것은 호랑이의 성질을 맞춰주었기 때문입니다. 간혹 호랑이가 그 주인을 죽이는 경우는 그 주인이 먼저 호랑이의 자연스런 본성을 거슬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주인은 호랑이의 포악성을 자극하지 않고 호랑이의 노기를 통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 말을 사랑하는[愛馬]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그 말의 주인은 그가 기르는 말을 사랑하다 못해 값진 광주리에다 말똥을 받아내고 예쁜 조개 그릇으로 말 오줌을 받아낼 정도였습니다. 그 사람의 말을 사랑하는 방법은 유난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지요. 마침 말의 몸뚱이에 모기와 등에가 붙어 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손바닥으로 탁! 하고 쳤더니 말은 그만 놀라서 재갈을 물어뜯고 주인의 머리를 걷어차고 가슴을 치받아 부셔버립니다. 주인의 말 사랑이 아무리 지극해도 한 가지 목적(모기를 쫓는다는)에만 사로잡히면 결국 사랑하는 방법을 잃어버립니다. 이런 순간에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요?”
 
螳螂拒轍(당랑거철):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다. 제분수도 모르고 강적에게 대들다.
不知其不勝任也(부지기불승임야):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음을 알지 못함.
足其才之美者也(족기재지미자야): 자신의 재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기 때문임.
積伐而美者以犯之(적벌이미자이범지):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여 남을 업신여기는 것.
幾矣(기의): 위태로움. 幾(기)는 殆(태)와 통용함.
全物(전물): 통째로
時其飢飽(시기기포) 達其勞心(달기노심): 배고픔과 배부름에 맞추어 음식을 주어 성내는 마음이[다른 곳으로] 발산되게 함. 達(달)은 발산, 즉 성냄을 소멸시킨다는 뜻.
以筐盛矢(이광성시) 以蜃盛溺(이신성익): 광주리에 말똥을 담고 조개껍질에 말오줌을 담음.
適有蚊?僕緣(적유문망복연) 而?之不時(이부지불시): 마침 모기나 등에가 말 등에 붙어 있는 것을 보고 불시에 말 등을 때림.
缺銜毁首碎胸(결함훼수쇄흉): 재갈을 물어뜯고 주인의 머리를 들이받아 훼손하고 가슴을 걷어차 박살을 내다.
意有所至(의유소지) 而愛有所亡(이애유소망): 뜻이 한 가지 목적에 사로잡히면 사랑하는 방법을 잃어버림.
 
한 가지 목적에만 사로잡히면 사랑하는 방법을 잃어버리는 수가 있다. 말의 주인이 짐승들의 포악성을 잊고 있다가 졸지에 당한 봉변이다. 상대의 본성을 잘 알아서 그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인도하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다.
 
사마귀의 비유에서는 자신의 힘을 과신하여 무모하게 덤비면 곧 파멸을 초래할 뿐이다. 그러한 사마귀가 되지 않으려면 먼저 현명한 호랑이 사육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호랑이의 포악한 본성을 건드리지 않고 호랑이의 노심怒心에 대해서 통달하므로 순하게 길들일 수가 있었다. 호랑이에 비해 훨씬 순한 말의 경우는 어떠했는가? 현명하게 말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말등에 앉은 모기를 생각 없이 탁 칠 것이 아니고 말을 안심시키면서 모기를 쫓아야 했다는 것이다. 난폭한 사람을 상대할 때는 자신을 비우고 상대와 하나가 되는 것이다. 권력을 지닌 자의 의지를 거슬려서 자기 생각대로 인도하려 하면 위험한 결과를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난폭한 본성이 폭발할 여건을 만들어 주지 말아야 하니 서서히 사나움을 죽이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선도해야 하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때로는 수모를 참아야 하는 일도 감당하기 어렵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태도는 자신의 현명함이 감추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믐달처럼 드러내지 않는 가운데 오래 참고 견디다 보면 변화의 한 가닥이 보일 것이다[入於無疵]. 그 희망의 한 가닥을 잡고 또 다음 단계에서의 참고 기다림이 필요한 것이다. 자신의 모난 구석을 드러내어 조금이라도 그의 기분을 거슬러서는 안된다. 그의 본성을 잘 알아서 그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교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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