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교황, 성 요한 세례당서 샤갈의 '하얀 십자가' 관람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5/09/30 [07:30]
교황 사로잡은 그림, 4개월간 이탈리아 피렌체 전시

교황, 성 요한 세례당서 샤갈의 '하얀 십자가' 관람

교황 사로잡은 그림, 4개월간 이탈리아 피렌체 전시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5/09/30 [07:30]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라고 밝힌, 마르크 샤갈(1887∼1985)의 '하얀 십자가'(White Crucifixion·1938)가 미국 시카고 미술관을 떠나 4개월간 이탈리아에 전시되며 전시회 기간인 11월 초에 잠시 성 요한 세례당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이 시기에 교황이 작품을 직접 관람할 가능성이 크다고 시카고 트리뷴은 전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의 애호 작품을 난생처음 실물로 접할 기회이며, 교황을 신뢰하고 좋아하는 많은 이들에게 이 작품에 대한 또 다른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큐레이터 스태프니 디알레산드로는 "'하얀 십자가'는 샤갈을 설명하는 매우 중요한 작품이기 때문에 대여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번 기회에 이 그림에 대한 교황의 개인적 경험과 감상을 더 자세히 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유명 미술관 '아트 인스티튜트 오브 시카고'(The Art Institute of Chicago)는 주요 소장품 중 하나인 샤갈의 '하얀 십자가'가 지난 24일부터 내년 1월 24일까지 이탈리아 피렌체의 스트로치 궁전에서 열리는 종교미술 특별전 '신성한 아름다움(Divine Beauty): 반 고흐부터 샤갈과 폰타나까지'에 전시된다.
 
'하얀 십자가'는 러시아 유대계 출신의 '파리파'(Ecole de Paris) 화가 샤갈이 1938년 그린 가로 155cm·세로 140cm 크기의 유화로 지난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주목을 받았다. 샤갈은 이 작품에서 유대인에 대한 학대와 박해를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수난과 연관시켜 표현했다.
 
교황은 2013년 가톨릭 매체 '내셔널 가톨릭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큰 울림을 준 화가로 카라바조(본명 미켈란젤로 메리시·1571∼1610)를, 좋아하는 그림으로 샤갈의 '하얀 십자가'를 꼽은 바 있다.
 
또 2013년 출간된 전기문 '교황 프란치스코 : 호르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과의 대화 : 말로 본 그의 삶'에는 교황이 샤갈의 '하얀 십자가'를 애호작으로 꼽으면서 "십자가 처형을 잔혹하지 않고 희망적으로 표현했다. 평정심을 가지고 고통을 묘사했다. 내게는 샤갈이 그린 그림 중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라고 말한 기록이 있다. 이 책에서 교황은 샤갈을 '유대인이면서도 예수의 존재를 믿은 사람'으로 설명했다.
 
미술관 측은 작품 손상과 도난을 막기 위한 특별한 계획과 준비를 세웠다. 미술관 관리팀은 이동 전 그림과 액자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 문서화한 후 사진을 첨부했고, 이동 경로에 동행해 단계마다 확인 작업을 반복하게 된다. 미술관 측은 "작품 보존 상태가 좋고, 그림에 얇은 유리가 덮여 있어 날씨 변화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포장된 작품의 무게는 약 170kg에 달한다"고 전했다.
 
한편, 피렌체 전시회에는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이탈리아 유명 작가와 빈센트 반 고흐, 장 프랑수아 밀레, 파블로 피카소, 에드바르 뭉크, 조지 루오, 앙리 마티스 등이 신과 종교를 주제로 그린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