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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 美 경찰차 문구 논란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5/10/01 [12:16]
‘미국의 國是’ VS ‘종교 자유 보장한 수정헌법 1조 위헌’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 美 경찰차 문구 논란

‘미국의 國是’ VS ‘종교 자유 보장한 수정헌법 1조 위헌’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5/10/01 [12:16]

최근 미국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경찰이 순찰차 뒤에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In God We Trust)는 문구를 새기는 일이 늘면서 논쟁에 불이 붙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미국의 국시(國是) 격인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In God We Trust)라는 문구가 또 논란의 중심에 선 것.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는 국시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과 이를 순찰차에 붙인 경찰이 애국심과 경건함을 혼동하고 있다는 것이 논란의 요지다.
 
지난 8월 말 텍사스 주 해리스 카운티 경찰국의 보안관 대런 고포스가 주유소에서 차에 기름을 넣던 중 생면부지의 한 흑인에게서 무려 총 15발을 맞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뒤 텍사스 주를 필두로 아칸소, 플로리다, 켄터키, 버지니아 주 등에서 경찰차 뒤에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는 슬로건을 붙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텍사스 주 차일드레스 시의 애드리안 가르시아 경찰서장은 미국 폭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동료 경찰관의 사망 후 경찰의 단합을 위한 강령과 같은 뜻으로 이 문구를 경찰차 뒤에 붙였다"면서 "경찰의 생명을 겨냥한 사건이 빈발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국시만큼 우리를 잘 대변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경찰이 국민의 안전을 도모하고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존재하므로 공권력의 상징이라는 뜻에서 국시를 순찰차에 달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무신론자와 종교의 자유를 옹호하는 종교자유재단과 같은 단체는 개신교의 신(神)인 하나님을 그대로 사용한 이 문구를 경찰차에서 떼어야 한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대해 가르시아 서장이 무신론자와 종교자유재단의 요청을 거절하고 이들을 향해 '꺼지라'고 일갈하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한편 무신론자와 종교자유재단은 최근 퓨리서치 센터의 여론 조사를 보듯 미국민의 20%가 어떤 종교와도 무관하고, 3%는 무신론자라고 답했다면서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에서 우리가 과연 누구냐고 의문을 나타낸다. 그러면서 이 문구의 사용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미국 건국 후 1864년 동전에 처음으로 등장한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는 문구는 1956년 의회 통과 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미국의 공식 국시가 됐다. 무신론자와 종교 자유를 표방한 이들이 이 국시를 폐지해달라고 줄기차게 요청했으나, 미국 상원(2006년)과 하원(2011년)은 차례로 국시를 재확인했다.
 
미국의 근간인 개신교와 종교의 자유 논쟁을 전통적인 것으로 본다면 최근 경찰의 국시 사용은 여론의 비판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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