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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 수니파·시아파 대리전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5/10/02 [12:02]
러, IS 아닌 서방 지원 온건파 반군 공습

‘美·러, 수니파·시아파 대리전

러, IS 아닌 서방 지원 온건파 반군 공습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5/10/02 [12:02]
“과거 중동 동·서 냉전구도가 재연” 우려
 
러시아가 1일 알카에다 시리아 온건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 이틀째 공습을 이어감으로써 온건 반군을 지원하는 미국과의 대리전 양상에 돌입했다. 과거 중동을 놓고 벌인 동·서 냉전구도가 재연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한 이슬람 시아파와 수니파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가 중동에서 군사개입을 단행한 건 1989년 옛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이후 26년 만이다. 지난달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참석 중 만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른 시일 내에 군사회담을 열기로 합의했지만,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반군 편에 선 미국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전투기 4대는 이날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인 알누라스 전선 등 반군 연합체가 장악한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를 폭격했다. 이들리브주는 지난 5월 반군이 정부군에게서 빼앗아 점령 중인 지역으로 지중해 해변의 친정부 세력 중심지인 항구도시 라타키아와 가깝다.
 
러 공습 지역은 IS 아닌 서방 지원 받는 온건파 반군들의 기지
 
앞서 전날 러시아는 의회의 시리아 파병 요청 승인 직후 시리아 온건파 반군 점령지인 북부 홈스 지역에 무차별 공습을 개시했다. 러시아는 극단주의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기지 등을 공습 목표로 삼았다고 주장했으나 미 당국자들은 공습 지역이 IS가 아닌 서방의 지원을 받는 온건파 반군들의 기지라고 반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직접 관리하는 반군 단체 기지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내 대립상의 배경에는 2011년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 직후 촉발된 시리아 내전이 자리한다. 현재 시리아는 사분오열된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해 6월까지 알아사드 정권의 정부군이 우세했으나 IS가 이라크에서 시리아로 눈을 돌리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IS는 국토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반면 정부군은 수도 다마스쿠스를 중심으로 국토의 3분의1가량만 지키고 있다. 나머지 지역은 북부 알레포를 기점으로 한 온건파 반군인 자유시리아군, IS와 비슷한 성향의 알카에다, 알 누스라 전선 등이 차지했다. 북부와 서부 일부 지역에선 수백년간 독립을 꿈꿔온 쿠르드족이 자치령을 형성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정치적·종교적 이해관계가 얽힌 ‘세계대전’으로 해석한다. 이슬람 시아파와 수니파, 옛 동·서 냉전구도가 팽팽히 맞선 때문이다.

수니파 온건파 반군 지지 서방, 사우디 VS 시아파 알아사드 정권 비호 러·중, 이란
 
우선 알아사드 정권은 러시아와 중국, 이란의 비호를 받는다. 1970년 무혈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은 꾸준한 친러·친중 정책으로 정권의 정치적 기반을 닦았다. 아들인 바샤르 알아사드는 이 같은 노선을 이어받았다. 여기에 같은 시아파 정권인 이란을 끌어들였다. 이란에 시리아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한 시리아 영토인 골란고원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맞서고 있다. 이란은 시리아에서 수니파의 세력 확산도 막고 있다. 같은 시아파인 레바논과 이라크의 헤즈볼라 여단, 아프가니스탄의 파테미욘 여단 등이 참전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반면 이스라엘은 수니파 시리아 반군이 승리해야 이란의 세력 확장을 막는다.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들도 알아사드 독재정권과 IS 타파를 이유로 온건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온건파 반군과 같은 수니파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터키 정부 등도 서방과 같은 배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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